“한 번 충전으로 이틀 반 운행 거뜬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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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충전으로 이틀 반 운행 거뜬하더군요”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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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투입된 니로 EV에 업계 호평
지난 달 19일 대구 수성구 본사 차고지에서 만난 김인문 KS택시 대표가 택시로 투입된 니로 전기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짧게는 40~50분 길게는 1시간 반 충전하면 이틀 반 동안 영업할 수 있더군요.”

지난달 19일 대구 수성구 KS택시 본사 차고지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차근(55)씨는 기아자동차 니로 전기차(EV)가 차원 다른 성능을 갖춘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인남(67) KS택시 대표는 “본격적으로 전기택시 시대를 연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니로 전기차에 대한 법인택시 업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거리는 물론 거주성과 승차감이 다른 차종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란 평가다. 지난 8월 전국 최초로 대구 KS택시가 니로 전기차 2대를 도입했다. KS택시는 올해 안에 5대를 현장 투입할 계획이다.

니로 전기차는 대구에서 현재까지 KS택시를 포함해 모두 9대가 택시로 판매됐다. 이번 달(10월) 내로 대구에 30대가 공급된다. 대구 법인택시 업체가 올해 신청한 물량은 당초 47대였다. 최중국 기아차 대구택시지점장은 “초기 인기가 높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결국 올해는 30대만 배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관련해 니로 전기차는 7월 출시된 이후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은 “출시 이틀 만에 5000대가 계약됐는데, 이는 당초 예상치를 3800대나 초과한 수준”이라며 “한 달 만에 8500대가 계약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남짓 택시로 운행된 니로 전기차는 여러모로 장점 큰 모델로 꼽혔다. 무엇보다 충전 걱정 없이 운행 가능한 점이 택시업계에 크게 각인됐다. KS택시 측은 니로 전기차가 실제 450~480km 정도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차근씨는 “계기판 수치로 완전 충전하면 520km까지 가능하다고 표시될 때가 있다”며 “하루 200~220km 정도를 운행하는데 에어컨 등을 전부 가동해도 충전 없이 이틀 반 정도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 효과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는 한시적으로 전기차 충전을 무상 제공한다. 사실상 연료비가 들어가지 않는 셈이다. 김차근씨는 “공짜지만 요금이 얼마 정도인지 충전기 모니터에 표시되는데, 대개 7500~8500원 수준”이라며 “이틀하고 반나절 동안 이 정도 비용으로 운행할 수 있어 이득이 크다”고 말했다.

 

뒷좌석 공간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니로 전기차는 소형차 위주 전기차 시장에서 준중형급에 필적하는 실내 공간을 갖췄다. 당연히 뒷좌석 승객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스르륵 움직이는 게 지하철 출발할 때 분위기와 흡사하다’거나 ‘공중에 떠서 미끄러져 가는 기분’이라는 승객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김차근씨는 “택시 승차장에 서 있으면 일부러 LPG 택시를 놔두고 전기택시에 올라타는 승객이 있을 만큼 관심이 크다”며 “너무 만족스러웠다며 팁으로 1만원을 주는 승객도 있는데, 하루에 2~3차례 정도 겪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대구 택시업계도 니로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타 브랜드 모델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 향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 법인택시 업체 90곳 가운데 41곳이 전기차를 도입했다. 운행 대수는 120여대 정도다. 대구시는 2023년까지 법인택시 6500여대를 전부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분지 지형이라 공해 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대기 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전기차 도입에 공을 들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보급 활성화에 장애물은 높다. 대표적인 것이 차량 가격이다. 택시로 팔리는 니로 전기차 가격은 4800만원대. 정부(1200만원)와 대구시(600만원) 구매 보조금을 감안해도 차량 가격이 3000만원에 이른다. 기존 택시 보다 최대 2배 정도 비싸다. 차량 가격이 올라가면 택시기사가 회사에 내야하는 사납금이 올라갈 수 있다. 택시기사들이 꺼리면 업체도 구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택시업계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KS택시는 사납금을 올려 받지 않아 택시기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줄어드는 보조금도 관건이다. 내년도 정부 보조금은 900만원대로 낮아진다. 이에 맞춰 지자체 보조금 수준도 낮아질 공산이 크다. 업계는 올해 보다 보조금이 500~600만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택시업체가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이다. KS택시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전기차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인남 대표는 “업체 설립 이후 장애인택시와 요금할인, 인공위성 활용 택시 호출 사업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는데, 택시로 벌어들이는 수익 일부를 사회 환원한다는 취지”라며 “초기 단계인 전기택시 역시 공익적 측면에서 접근해 관련 업체는 물론 지자체 등이 어느 정도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라 생각하고 양보해줘야 도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업계 노력에 보조를 맞춰나가는 중이다. 니로 전기차의 경우 택시 전용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업계는 “택시에 불필요한 사양을 없애 가격을 1000만원 가량 낮추면 훨씬 더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 입을 모았다.

윤승규 기아차 법인판매본부장은 “전기택시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 들었지만 업계로부터 주행거리와 승차감 등을 인정받기 시작한 만큼 니로 전기차 장점을 적극 알리는 것은 물론, 전용 모델을 개발·공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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