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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후 재활용할 것은 따로 있었다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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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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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이렇게 바람 잘 날 없는 업계가 또 있을까. 자동차관리업계의 한축인 해체재활용업계(폐차업계)가 또 다시 시장질서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앞두게 됐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고발 조치된 혐의는 '폐차가격 담합'. 일명 '짬짜미'이다.

수사 대상인 해체재활용업협회와 산하 경기지부. 협회는 전국의 모든 폐차사업자를 그 구성원으로 하는 이익단체로, 전국에 15개 지부와 총 455개의 사업자가 가입돼 있다. 협회는 2014년에도 관행적으로 해오던 '폐차인수증명서' 발급비용과 관련한 문제를 드러내며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른 적 있어 이번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협회의 혐의는 크게 회원들의 폐차매입 가격 경쟁을 제한하고 쉬는 날까지 간섭하는 담합을 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암묵적 강요와 조직적 제재도 이뤄졌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문제는 폐차를 원하는 차주와 폐차업자 간에 정해져야 할 폐차매입가격 가이드라인을 협회가 마음대로 정했다는 것이다. 시장 자율에 따라 결정돼야 할 가격 결정에 협회가 개입함으로써 회원사의 공정 거래 행위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보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회원의 가격 결정과 관련해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요청'이나 '권고'에 그치더라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로 담합 행위에 엄정한 기준을 갖고 있다.

더욱이 일부 지역조합의 일탈행위는 기가 찰 노릇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기지부는 폐차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구성사업자가 일정 기간 휴무할 것을 의결해 사업자들에게 통지했다. 폐차업체들이 쉬면서 매입이 중단되면 시장에 폐차가 남아돌게 돼 매입가격이 낮아지기 때문. 가격 조정을 위해 강제로 회원사들의 휴식권도 좌우했다는 셈이다.

특히 수도권 3개 지부는 폐차매입가격을 지키지 않는 구성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하는 한편, 이를 신고한 이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감시활동도 벌이며 전근대적인 조직 활동도 펼쳤다.

이 같은 모든 불공정 행위는 이익단체가 폐차매입가격을 낮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물론 이익단체는 구성원의 이익을 정치적으로 대변하고 그 이익의 총량을 늘리는데 존재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합리적 정책 요구와 정당한 거래 실태가 뒷받침이 돼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제껏 해체재활용업은 규제 완화나 제도 개정의 논리적 근거로 ‘영세하다’라는 정서적 호소를 깔고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 "어렵기 때문에 우리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식이다.

이번 검찰 수사로 혐의가 모두 사실로 드러나면 결국 영세했던 것은 업계의 실정이 아니라 그들의 의식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시장 경쟁체제에서 도덕성을 전제한 영업활동은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잃지 않아야 할 가치임에는 분명하다. 더욱이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업계의 주장이 어떤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업계가 주장한 수많은 정책 제언이 그야말로 '폐차'될 위기에 처했다. 과거 업계는 폐차는 소멸이 아니라 재화의 재생산이라는 뜻에서 '해체재활용'이 '폐차'라는 말을 대신하게 했다. 이제 '해체재활용'이라는 말은 지금 와서 누가 가장 곱씹어야 할까. 시장과 형성해야 할 보편적 신뢰 관계가 무너진 사적 이익 추구는 그저 ‘해체’ 대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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