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플’, ‘쌩플’을 아시나요…“싼 중고차는 의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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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플’, ‘쌩플’을 아시나요…“싼 중고차는 의심부터”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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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매물 사기 ‘기승’…소비자 인식 개선 먼저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인터넷 광고를 보고 중고차를 사기 위해 매매단지를 찾은 소비자들은 계약서를 쓴 뒤 '차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거나 '추가로 납부할 돈이 있다'는 말을 뒤늦게 듣고서 계약을 포기하고 더 비싼 차량을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수법을 이른바 '뜯고 플레이'(뜯플), '쌩 플레이'(쌩플)라고 부른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에 미끼 매물을 올려놓고 구매자를 유인한 뒤 다른 중고차를 사실상 강매하는 사기극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최대 중고차 시장이 밀집한 인천과 경기도 부천 일대에서 최근까지도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허위매물로 인한 사기 피해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빈번해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9월에는 인터넷에 올린 허위 광고를 보고 찾아온 구매자들에게 중고차를 비싼 가격에 강제로 팔아 총 4억원으로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2009년식 BMW X6 차량을 600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 글을 보고 대전에서 부천을 찾았다가 2015년식 BMW X4 중고차를 7330만원에 샀다. 이 차량의 시세는 3100만원이었다. 4000만원가량 바가지를 쓴 것이다. 앞서 6월에는 인천에서 같은 수법으로 시가 42억원어치의 중고차를 팔아 11억원을 챙긴 3개 무등록 중고차 판매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전국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eh 예외가 아니다. 한 피해자는 인천 엠파크에서 사기를 당했다. 인터넷에서 830만원에 올라온 본 2014년식 벤츠 E 클래스를 사러 갔다가 ‘근저당’ ‘압류’ 등 갖은 이유로 결국 11만1000km를 탄 2013년식 포드 토러스 승용차를 2200만원에 샀다. 평균 시세 1500만원대 차량이었다. 성능점검기록부도 문제였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던 차량은 포드 AS센터의 정밀 검사 결과 워터 펌프 누유 등으로 정비료 430만원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매매와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총 1754건. 2013년 384건, 2014년 459건, 2015년 367건, 2016년 300건, 지난해 244건 등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구제 신청 건수에는 허위매물로 인해 사기 피해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와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 대부분은 차량 성능이나 상태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미끼 매물로 유인한 뒤 다른 차량을 비싸게 판매한 행위는 피해구제 신청 대상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금으로선 이 같은 사기행위에 별다른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도 골머리를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차량은 모두 허위매물이라고 봐야 한다"며 "국토부의 ‘자동차365’ 사이트에서 딜러의 정식 등록 여부와 평균 시세 등을 먼저 확인한 뒤 중고차를 사러 나가는 등 소비자 적극적으로 정보 확인을 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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