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흉기' 낙하물 교통사고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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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흉기' 낙하물 교통사고 빈발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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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함 상자화하고 적재 불량 차량 단속 강화해야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고속도로 위에 떨어진 낙하물을 피하려던 차량의 추돌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낙하물은 운전자 생명을 위협하는 '도로 위 흉기'로 불리면서 대형 인명피해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화물을 제대로 싣지 않은 적재 불량 화물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적재함을 상자화하는 등 운행 요건도 엄격히 해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오후 6시28분께 충남 논산시 채운면 천안논산고속도로 상행선 205㎞ 지점에서 금호고속 21인승 프리미엄 버스 1대가 도로 오른쪽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뚫고 5m 언덕 아래로 떨어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5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숨졌고, 1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버스는 앞서가던 25t 화물트럭에서 떨어진 낙하물을 피하려다 바로 앞 1t 화물트럭 조수석 부분을 추돌한 뒤 가드레일을 뚫고 5m 아래로 추락했다. 낙하물은 합성수지 원료 2포대로, 무게가 1.3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운전기사는 "도로 위에 떨어진 낙하물 때문에 앞선 트럭이 급제동했고, 추돌을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5t 화물차 운전사(53)를 상대로 낙하물이 떨어진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고속도로에 떨어진 낙하물은 매년 20여만건에 이르고, 낙하물 때문에 발생한 사고는 매년 수십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노면 낙하물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75만8216건에 이른다. 2015년 22만7341건, 2016년 27만6523건, 2017년 25만4352건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낙하물로 인한 사고는 321건이다.

2011년 33건, 2012년 44건, 2013년 64건, 2014년 43건, 2015년 48건, 2016년 46건, 지난해 43건이 발생했다. 화물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단하게 묶어 매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속해야 하는 경찰은 인력이 부족하고,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는 단속권이 없다 보니 적재 불량 차량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는 적재 불량 차량을 발견하면 담당 경찰에게 고발하는 정도다.

고발 건수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24만4252건에 이른다. 도로공사는 2015년 9만6491건, 2016년 7만2120건, 지난해 7만5641건을 고발했다.

도로공사는 차량 낙하물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차량의 적재함을 상자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화물차 적재함 상자화 등은 비용이 수반되다 보니 업계의 반발 목소리에 묻혀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화물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적재 불량·과적 단속을 하고 경찰청에 고발을 의뢰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에 적재함 상자화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범칙금 상향도 요구해 시행하려 했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화물차 운전자와 화주의 인식 개선이다. 화물을 실을 때 제대로 탑재하고, 철저히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자도 낙하물에 대비해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운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단속 등을 강화해 적재 불량 차량, 이로 인한 사고를 최대한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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