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이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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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이 끝이 아니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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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20일 택시업계가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다.

지난 10일 택시기사 최모씨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대한 항의 표시로 분신 사망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분신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뒤 카카오는 정식 서비스 출시를 연기했지만 택시업계는 ‘연기가 아니라 철회해야 한다’며 이번 집회에서 가능한 차량과 인원을 총동원해 ‘끝장’을 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최씨 분신 사망 이후 업계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추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카카오 카풀이 아니더라도 택시를 위협하는 다양한 승차공유 서비스가 여객운송 시장에 이미 많이 들어와 있고 갈수록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쏘카 자회사인 VCNC가 운영하는 ‘타다’가 대표적이다. 타다는 렌터카와 대리기사를 같이 호출해 이동하는 서비스로, 지난 7월 말 국토부로부터 위법 판단을 받은 ‘차차’와 기본적으로 같은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렌트하는 사람에게는 예외적으로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여객운수법 시행령 단서 조항을 이용해 유상 운송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타다 출시 당시 택시단체는 ‘드라이버가 배회 영업을 통해 제3자와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다시 맺는 것은 여객운수법 위반’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었지만, 이후 카카오 카풀 문제에 치중하게 되면서 타다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최근 이런 타다는 이용 승객이 16만명을 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주요 시내에서 '타다' 로고가 붙은 흰색 카니발 차량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갈등 국면에서 숨은 승자는 ‘타다’라는 말도 나온다. 두 업계가 이미지 실추를 불사하며 치킨 게임을 벌이는 동안 타다는 조용히 입지를 확대해가며 '어부지리' 반사이익을 누렸다.

이 밖에도 택시업계의 반발로 ‘대표이사 사임’과 ‘70% 이상 구조조정‘ 등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던 ’풀러스‘도 최근 배차 시스템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카풀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은 ‘착한 카풀’임을 강조하는 일정 기반형 카풀 업체도 최근 시장에 등장했다.

카카오가 카풀을 서두른 배경에는 이같이 다양한 승차 공유서비스가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서비스 출시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은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택시업계와 카풀 등 모빌리티 업계의 상생이라는 큰 틀의 방향은 수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중재안으로 나온 택시 지원방안(사납금 폐지 및 월급제 등)모두 명시하진 않았지만 카풀 허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이 같은 중재안에 대해 ‘카풀 허용을 전제로 한 데다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방안 등이 빠져 현실성이 없다'며 냉랭한 반응이지만, 그렇다고 고민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 카풀을 저지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이와 유사한 승차 공유서비스에 대해서도 전선을 계속해서 확장할 순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 카풀 반대를 넘어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택시산업 안전망 확보와 자체 경쟁력을 키울 혁신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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