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3차 집회
상태바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3차 집회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8.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일 국회 앞에서 주최측 추산 10만명 참가
택시업계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카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집회 후 마포대교를 일부 막고 거리행진하는 모습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결국 3차 집회까지 왔다.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카풀 반대 투쟁을 벌였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대한 항의로 택시기사 최우기씨가 분신 사망한 지 열흘 만이다. 그동안 택시단체는 국회 앞에 최씨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천막 농성을 이어왔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10만명(경찰 추산 6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운수업계 단일 집회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집회 분위기는 무거웠다. 연단 앞에는 최씨의 대형 영정 사진이 놓였고, 고인을 위한 묵념으로 집회가 시작됐다. 이날 집회장에는 최씨의 죽음으로 감정이 격해진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경찰 9000여 명이 배치됐다.

이날 비대위는 그동안 1·2차 택시 결의대회에도 불구하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 정부와 국회를 강하게 규탄했다. 정부와 국회가 택시업계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면서 결국 최씨가 분신 사망하게 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 고인의 뜻에 따라 택시를 위기로 내모는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집회는 반정부·여당 투쟁 성격이 짙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집회장을 찾은 여당 의원에게는 거센 항의와 야유가 나왔다. 반면 야당 의원에게는 힘을 실어주는 환호와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카풀 TF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자 거센 야유 소리가 나왔다. 사회자가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 집회 참가자들의 분노는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았다.

반면 야당 의원에게는 힘을 실어줬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 카풀 서비스에 대해 비판했던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가장 큰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김 의원은 “카카오가 지금 불법 카풀을 하고 있는데 구속 수사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며 “검경은 오늘이라도 당장 조사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택시단체 대표자들도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 회장은 먼저 최씨 분신 사망에 대해 “정말 너무 부끄럽고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당정이 중재안으로 사납급 폐지 및 월급제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카풀을 허용하면 택시는 사라지는 것인데 월급제가 무슨 소용이냐”며 “말장난과 우롱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법인과 개인, 노사가 하나 되어 끝까지 간다는 각오를 하면 기필코 저지할 수 있다”며 택시업계의 단결을 호소했다.

구수영 민택노련 위원장은 “결국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오늘 모인 것보다 더 많은 운수노동자가 모여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정부가 택시의 저임금·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부터 하지 않고 공유경제라는 미명 하에 서민인 택시노동자를 약탈하고 있다”며 택시 생존권 투쟁에 연대의 뜻을 표명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 앞에서의 행사에 이어 마포방향으로 거리 행진에 나섰다. 거리행진는 마포대교 5개 차로를 막고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집회 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안전사고 없이 모두 마무리 됐다.

앞서 택시 4개 단체는 이번 카풀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제안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논의 끝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총파업은 최씨 추모 성격의 집회임을 강조하며 계획대로 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