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특집] 교통산업 핫이슈<자동차1>
상태바
[2019 신년특집] 교통산업 핫이슈<자동차1>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0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 올해 전망 일제히 하락세 점쳐
▲ SM6 생산 현장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어려웠던 지난해는 사실 올해 상황의 전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업계에 상당히 퍼져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위기 직면’ 보다는 ‘고사 직전’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정부는 물론 업계와 노동계 모두 협력해 빠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은 ‘사양 산업’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국내 한 기업연구소 연구원 말이 아니라도, 사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뚜렷한 위기 징조를 보이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올해 경제 지표 전반이 그 어느 때보다 나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 경제는 뚜렷한 경기 하강 국면에 처해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지속과 선진국 중심 통화정책 긴축 등으로 세계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중국과 아세안 경제도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기는 건설업 불황과 유동성 제약으로 인한 소비가 절벽에 부딪힌 데다, 산업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경기 둔화 리스크 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는 9000만대 초반 수준에서 정체가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감소세로 전환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P2P 부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몇 년간 글로벌 자동차 수요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 지표에 대해서도 하락세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은 365만대로, 2018년(372만대 추정) 대비 2.0% 감소할 것이 예상됐다. 이는 2017년(412만대) 대비 50만대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중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148만대로 전년(150만대 추정) 대비 1.0%, 수출은 224만대로 전년(228만대 추정) 대비 2.5% 각각 감소한다. 2017년과 비교해도 내수(156만대)와 수출(253대) 모두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자동차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전년(405억 달러 추정) 대비 1.2% 감소한 400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내다 봤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224억 달러 추정) 대비 4.0% 줄어든 215억 달러로 전망했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이슈 등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되고, 시장 경쟁력 또한 하락하면서 주요 수출 지역인 미국에서 부진한 것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중국 로컬 부품업체 기술력 향상으로 중국내 생산 자동차에 대한 자국산 부품 채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으로의 부품 수출 또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은행 부설 IBK경제연구소는 수출 부진 원인을 해외현지 생산 비중 확대 등에서 찾았다. 반면 해외에서는 신차 출시 효과로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소폭 생산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연구소 측은 “미국의 경우 현지생산 확대로 일정수준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며 “중국에서는 과잉설비에 따른 공급과잉과 로컬 브랜드 기술력 향상으로 경쟁심화가 지속되면서 완성차 생산·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국내 중소 부품업체 경영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코란도 C 조립라인

업계는 빨간불 켜진 국내 자동차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올해 뼈를 깎는 자구책이 동원돼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생산 물량과 모델 라인업 조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이런 이유로 나왔다. 관련해 삼성증권에 따르면 생산이 과잉되면 재고와 고정비 증가 압박이 커진다. 내연기관차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는 만큼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생산능력과 물량을 축소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란 게 삼성증권 분석이다. 아울러 모델 라인업이 증가되면 감가상각비 등이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모델 라인업이 64개에 이르렀다. 2009년과 비교해 2배 많다. 반면 모델별 판매대수는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개발비와 감가상각비 증가가 불가피해졌다. 삼성증권 측은 “잘 팔리는 SU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증가는 필요하지만 세단은 오히려 축소해야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산업계 주요 이슈로는 ‘디지털 콕핏’, ‘전기차와 수소차’, ‘자동차 산업 공급망 변화’ 등이 부각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자동차용 전장 부품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 연구원 측은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영역을 디지털 전장제품으로 교체함으로써 ‘디지털 콕핏’ 운전 장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삼성과 하만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기기를 모바일에서 자동차로 확장시킨 디지털 콕핏을 처음 공개했다”며 “LG전자 또한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를 인수한 것은 물론,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 미국 ‘NXP’ 등과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자동차 이외 산업계 도전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대결 구도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됐다.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전기차가 압도적이지만, 충전시간이 길고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을 보완하기 힘들다. 반면 수소차는 충전시간과 주행거리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물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단점으로 지목된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 당장 올해 시장 분위기에 따라 향후 자동차 업계 방향성이 가닥 잡힐 수도 있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등으로 자동차 산업 공급망 변화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도 커졌다. 연구원 측은 “가솔린 자동차 부품은 3만개에 달하지만 전기차로 전환하면 37% 정도인 1만1000개가 사라진다”며 “더욱이 자율주행차 개발과 디지털 전장 제품 등장 등으로 전혀 다른 분야 이종기업이 합종연횡하며 기술과 산업 융복합 혁신경쟁이 빈번히 일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