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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도입, 택시업계 자구책 먼저 시도한 뒤 해도 늦지 않다"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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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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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업계, ‘택시 기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국회 토론회서 발표
- “과잉공급으로 넘쳐나는 택시에 카풀 서비스 장점 접목 시킬 수 있다"
- 택시카풀’ 언급, 기사와 승객이 모두 동의하는 ‘자발적 동승’ 개념 강조
- “개인택시 부제 해지하고 인력난 해소하면 공급 최대 30%이상 늘 것”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다. 택시업계는 지난해 총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카풀 반대 집회를 개최, 정부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실력행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채 앞으로 투쟁 동력 확보 및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서 택시업계는 택시를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 활성화 대책과 국민 이동편의성 확보 방안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애초 이날 토론회는 민주평화당 싱크탱크인 민주평화연구원이 카풀 문제의 이해당사자인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그리고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들어보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으나 카풀업계가 불참해 결국 ‘반쪽짜리’ 토론회로 진행됐다.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대해 갖는 근본적인 의문은 이렇다. ‘과연 카풀이 공유경제인가, 혹은 정부가 주장하는 혁신성장인가’ 또는 ‘택시기사가 카풀에 반대해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만큼 사회적 갈등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지금 카풀 도입이 시급한가’이다.

즉, 현재 택시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를 고치려는 노력이나 시도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지금도 낙후된 택시산업을 고사시킬 수 있는, 카풀이라는 새 운송수단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문제 제기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이양덕 전국택시연합회 상무는 “쉽게 말해 공유경제는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아야 하는 것인데 카풀은 플랫폼 운영 업체가 성과나 가치를 독식하는 구조로 막대한 자본과 빅데이터를 축적한 IT 기업이 운영하는 또 다른 운송 사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카풀이 혁신성장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 우버나 다른 플랫폼 업체가 이전부터 사용하는 기술로 택시가 아닌 자가용 운전자에게 승객을 중개해주는 것밖에 다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카풀업계가 말하는 공급자가 늘면 파이가 커져서 수익도 늘어날 것이라는 이른바 ‘큰 파이 이론’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경쟁만 치열해져 결국 모두 도태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카풀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택시업계가 받는 타격은 어느 정도일까.

김성한 전택노련 사무처장은 “서울에서 카풀기사 10만 명이 하루 만원씩 2회 영업하면 월 600억 매출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연간 금액으로 따지면 7200억 정도 되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7200억은 지난 2016년 서울 택시운송업 전체매출액 (2조8884억)의 약 25.6%에 해당하는 수치라며 카풀이 택시 수요를 잠식해 운송수입금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김 사무처장은 주장했다.

이광형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도 “작년 12월 카카오T 드라이버 가입자 수 기준(7만명)으로 이들이 하루 만원씩 2회, 월간 20일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카카오 측이 수수료로 가져가는 금액만 월 56억”이라며, “그동안 택시운수종사자들이 일일 13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어렵게 일궈온 택시시장을 몇몇 거대 자본이 공유경제 프레임을 씌어 시장을 약탈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가 공통적으로 비판하는 지점에는 그간 정부의 불분명하고 모순되는 택시 정책도 있다. 카풀 등 자가용유상영업 허용은 그동안 택시가 과잉공급됐다며 감차정책을 펼쳐온 정부 정책과는 맞지 않는, 공급확대정책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제3차 택시총량계획에서 전국에 과잉 공급된 택시는 5만 1264대로 서울의 경우만 1만1831대 감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광형 이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감차가 처음 시행된 2016년 당시 1대당 감차보상금으로 개인택시가 8100만원, 법인택시가 5300만원으로 책정, 총 74대(개인 50대, 법인 24대)를 감차하기 위해 소요된 비용만 약 56억원에 달했다. 이 이사는 “이처럼 앞으로도 정부가 목표로 한 감차를 진행하려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한데도 택시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카풀 도입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택시업계가 말하는 공급 확대 및 서비스 개선 방안은 무엇일까.

이양덕 상무는 ‘택시에 카풀의 장점을 얹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카풀의 추가 공급 기능과 비교적 저렴한 요금 등의 장점을 보험이나 운전자 검증 등 안정성이 확보돼 있고 플랫폼 노동자 신분이 아닌 완전 고용인 택시에 이식 또는 접목시키자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피크시간대에 ‘택시카풀’ 도입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단, 이는 드라이버와 승객이 모두 동의할 시 가능한 것으로 승객 의사와 상관없이 태우는 기존 카풀과는 다른 ‘자발적 동승’ 개념이라고 이양덕 상무는 강조했다.

이광형 이사는 개선방안으로 개인택시부제 폐지의 필요성에 대해 거론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3부제를 실시하는 서울의 경우 매일 약 1만 6395대가 운행 규제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운전자는 부제로 부족한 수입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 16시간 이상 운행을 하는 등 과로로 사고도 증가한다. 이 이사는 “부제는 자치단체 재량으로 폐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대도시의 경우 최대 30% 이상 공급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서울시는 개인택시 부제해제를 애초 계획보다 4일 앞당겨 시행했다. 부제해제를 시행한 첫날을 분석한 결과 추가로 2339대가 나와 총 2만1389건을 운행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이 이사는 “부제가 해제되면 기사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활용해 운행할 수 있어 사고 예방 효과도 있는 만큼 전면 폐지 또는 축소 시행되어야한다”고 밝혔다.

김성한 사무처장은 심야 택시공급확대를 위해 ‘공공형심야전용택시’ 도입과 함께 심야에만 합승이나 셔틀택시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또한 앱택시 호출 목적지를 삭제해 이용승객에게 택시선택권을 돌려주자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당정이 택시업계 발전 방안으로 내놓은 사납금 폐지 및 완전월급제 안에 대해서는 “카풀 문제와 상관없이 진즉에 처리해야 했던 것”이라며 “카풀 허용을 빌미로 하는 추진은 결국 택시업계의 굴종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준상 국토부 신교통개발과 과장은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두 당사자 간 만남이 계속 불발돼 안타깝다”며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과장은 2030년이면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다는 언론의 전망을 언급하며, “이때에도 택시가 경쟁력을 갖출 계기를 이번 기회에 마련하길 바란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안한 내용이 사회적 기구를 통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현재 택시업계는 카풀 문제 논의를 위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마련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참여를 수용했으나 현재 시범 운영중인 카카오 카풀 서비스 중단이 먼저 중단돼야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토론회 다음날인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기사 임모씨가 분신을 시도, 사망하는 일이 한 달만에 또 발생하면서 문제 해결의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앞으로 택시업계가 자구책으로 내놓은 서비스 혁신안들이 얼마나 관철될지 여부와 함께 이미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카풀 등 유상운송서비스들을 어떻게 또는 얼마나 묶어 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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