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제압 당한 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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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제압 당한 수도권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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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맞은편 조망도 불가능…온통 잿빛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수도권에서 사흘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오전 출근길,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모(42)씨는 마스크를 쓴 채 직장으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투덜거렸다. 그는 "평소 미세먼지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심한 날은 아내가 꼭 쓰라고 챙겨 줘서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사흘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기는 처음이다. 작년 1월과 3월에는 이틀 연속 시행된 적이 있다. 수도권을 포함해 부산, 대전, 세종, 충남 등 10개 시·도에 이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31)씨는 "주말 내내 집에 있느라고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 지금 편의점에서 사야 한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오늘 저녁 약속도 취소했다. 퇴근해서 빨리 샤워를 하고 싶다"고 푸념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이모(26)씨는 "요새 우리나라 겨울은 롱패딩 아니면 마스크가 하나는 꼭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추운 날엔 롱패딩 없으면 얼어 죽겠고, 날 풀리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날아오니 출근길이 매번 너무 힘들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김모(45)씨는 "주말 동안에 집에만 있었더니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며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사방이 희뿌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집으로 돌아가 마스크를 챙겨 출근했다"고 말했다.
비상저감조치로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수도권에서는 2부제 대상차량을 무심코 몰고 나왔다가 진입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일부 발견됐다.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는 청사 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유아 동승차량과 장애인 차량, 민원인, 외부에서 회의차 온 차량 등 예외 대상을 제외하고 차량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은 진입이 통제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25분 인천공항에는 저시정 1단계 경보가 발효됐으며 이어 오전 10시15분께 저시정 경보는 2단계로 상향됐다.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이날 오전 9시45분께 일본 간사이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착륙 예정이던 항공편 1대가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다. 인천공항에 내려진 저시정 경보는 12시10분께 해제됐다.

시민들은 미세먼지에 따른 불편이 일상화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안국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장모(56)씨는 ""이런 상황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계속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14일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공회전 차량에 대한 단속과 계도에 나섰다.
서울시 공회전 단속반 2명은 이날 오후 1시께 동화면세점 인근 주차장부터 세종문화회관 주차장을 거쳐 경복궁 주차장까지를 도보로 이동하며 집중 단속을 벌였다. 단속반원은 광화문 일대를 돌며 택시기사에게는 시동을 끈 채 승객을 기다려달라고 하는 등 약 10여대의 차량에 경고 조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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