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 미터기 요금 조정 ‘혼란’…‘앱 미터기’ 도입 탄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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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미터기 요금 조정 ‘혼란’…‘앱 미터기’ 도입 탄력 받나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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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까지 서울 외곽 지역 4곳에서 미터기 조정 작업 실시
택시 기사들이 탈착한 미터기를 접수하기 위해 접수처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혼잡이 빚어졌다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줄 좀 똑바로 서고 질서 좀 지켜요” “이럴 때 공무원들은 어디로 간 거야”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난지천공원 주차장, 이 날 주차장 일대는 미터기 요금 조정(정치검사)을 받기 위해 모여든 택시 차량으로 온종일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오른 택시요금을 미터기에 적용하는 작업이 이곳 난지천공원 주차장을 비롯해 서울 성동구 살곶이공원, 과천 서울대공원, 남양주 별내동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18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요금 인상 때마다 미터기 조정을 받기 위해 택시가 몰리면서 발생하는 교통혼잡 문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가 지정한 서울 외곽 지역 중 차량 수백 대가 주차할 수 있는 장소에서 미터기 조정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시는 ‘미터기 대란’을 피하기 위해 날짜와 장소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시간대까지 지정해 택시 기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지켜본 미터기 조정 과정은 ‘무질서’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현장 질서를 지키는 관리 요원들이 태부족했다.

이날 미터기 조정 작업은 공원 주차장에 차량이 들어오면 주차장 곳곳에 빨간 조끼를 입은 미터기 업체 직원들이 가서 미터기를 탈착한 후 택시기사가 탈착한 미터기를 작업처에 접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미터기 요금 조정을 받기 위해 난지천공원 주차한 택시 모습

문제는 탈착한 미터기를 들고 작업처에 접수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했다. 접수처에 택시기사들이 한꺼 번에 몰리면서 혼잡한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 그럼에도 현장에는 이들을 통제할 관리 요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혼잡 상황은 접수를 받는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전부 자리를 비우면서 더욱 극심해졌다. 접수가 막히자 질서가 흐트러지면서 기사들 사이에서 언쟁이 오가기 시작했다. 순서 배정 문제를 놓고 일부 기사들 간 몸싸움이 발생할 뻔 한 아찔한 상황도 여러 차례 연출됐다.

기다리던 한 택시기사는 “교대로 접수를 받을 수 있는데 직원들이 식사하는 동안 미터기를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라고 하니 화가 난다”며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기사들이 기다리는 동안 식사를 하지 못하는 문제도 지적됐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인원도 늘어났지만 공원 주차장 주변에는 이들이 갈 수 있는 식당이나 간이 매점도 없었다. 주차장 바닥 곳곳에 배달음식 전단이 뿌려졌지만 식사를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 외에도 A4 용지에 대충 쓴 글씨로 미터기 제조사별 업그레이드 비용을 안내하고 있는 점, 비용 지불은 카드결제로만 가능한 점 등 작업장 곳곳에서 준비가 허술한 점이 택시기사들에 의해 지적됐다.

미터기 제조사별 업그레이드 비용 안내문

한편 서울시는 기계식 미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앱미터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미터기는 기계식미터기와 달리 인터넷과 연결돼 있어 별다른 요금 조정 작업이나 교체 없이 요금 인상 시기에 맞춰 원격으로 요금 조정이 가능하다.  또한 향후 탄력요금제 도입 등 규제 완화로 요금 체계가 다양해질 경우 실시간 조정이 가능한 앱미터기에 무게가 쏠릴 것으로 예측된다.

시 관계자는 앱 미터기 기술을 일정 기간 규제를 미뤄주는 제도인 규제 샌드박스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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