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人사이드] “고객 어려움 외면한 업체 태도가 화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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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人사이드] “고객 어려움 외면한 업체 태도가 화를 키웠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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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부 만트럭차주피해자모임 대표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2억 넘게 주고 구입한 트럭이 순식간에 애물단지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만난 김영부(49)씨는 15년 경력 버스·트럭 운전자다.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독일 만(MAN)이 제작·판매한 덤프트럭을 구입했다. 브랜드 명성과 뛰어나다고 알려진 성능을 믿고 대당 2억4000만원씩 들여 두 대를 소유했다. 그런데 차량에 대한 신뢰가 얼마가지 못해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지난해 5월 엔진 과열 문제로 추정되는 ‘녹’ 발생 현상이 발견돼 수리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소유 차량 2대 모두 운행이 차례로 정지됐다. 상용차 운전자에겐 치명타였다. 김씨는 “보통 하루 30~35만원 수익을 남기는데, 어떤 때는 3일 수리를 받아 일주일에 100만원 손해를 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차량을 판매한 한국법인과 갈등하기 시작한 건 같은 현상으로 어려움 겪는 차주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다.

“우연히 인터넷 동호회에서 동일 현상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꽤나 되는 것을 알게 됐다. 순간 심각한 결함이라고 판단했다.”

즉각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단체행동에 나섰다. 집회를 열어 엔진 하자를 외부에 알렸고, 한국법인 측엔 성의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 물론 해결은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법인 입장은 여러모로 차주들과 달랐다. 김씨는 결함이 해결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고객을 무시하는 것 같은 한국법인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결함에 대해 물어도 명확하게 답을 주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는 조사 중이라며 대화에 응해주지도 않았다. 오히려 허위사실 유포에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하는 식으로 겁을 주더라. 이렇게 고객을 대하는 것이 업체가 할 짓인지 의문 들었다.”

물론 피해 차주 주장이 사실로 입증되기는 쉽지 않다. 아직까진 관련된 모든 것을 소비자가 밝혀야한다. 드러난 문제 때문에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의 심각한 사고 사례도 없다. 김씨는 “차주가 거대한 업체와 싸우는 건 계란으로 바위 때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차주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소송뿐이었다. 지난해 김씨는 같은 현상을 겪는 동료들과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1차와 2차를 합해 9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고, 추가로 30여명이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차주들은 크게 일곱 가지 현상을 문제 삼는다. 김씨는 “이중 두 가지는 이미 리콜 됐고, 네 가지는 업체가 리콜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두 가지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씨는 차주 입장에서 차량에 하자가 생겼을 때 의구심 갖는 것은 수억 차량 주인으로서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체가 이를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차주가 오해·왜곡한다며 무시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못 박는다. 그런데 일선에서 차량 고장으로 고통 겪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왜 그러는지 차주들은 정확히 알기 힘들다. 외로운 싸움이다. 이런 때 정보를 주면 도움 될 텐데 안타깝다. 차를 판매한 업체라면 먼저 나서서 차주와 대화하고 문제 해결을 도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도 만 측은 원인 찾기 보다는 숨기고 차주에게 떠넘기고 감정을 자극할 뿐이다. 고객 대응에 문제가 있다. 이럴 거면 한국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 힘들지만 피해 차주를 비롯해 만 트럭 전체 차주가 적절히 보상 받을 때까지 싸워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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