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택배요금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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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택배요금 오른다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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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빅3’ 요금 현실화 단행…기업택배 계약갱신 인상분 반영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을 시작으로 3월부터 요금 인상분이 적용될 전망이다.

택배업계의 숙원과제이기도 한 요금 현실화가 단행되면 서비스 출시 이후 27년만이다.

택배비 인상에 가장 먼저 불을 당긴 CJ대한통운은 화주기업들과 협의해 3월 요금부터 평균 5% 인상분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화주기업과의 계약갱신에 있어 추진된 사안이기에 B2B·B2C 기업택배에 한해 적용된다.

개인 대 개인 C2C 택배요금은 종전과 동일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 결제된 의뢰건에 대해 적용됐던 요금 할인은 잠정 중단된다.

인상폭은 평균 100원이며, 이형화물 등 일부 품목은 1000원 이상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의 연간 처리량 14억 박스에 건당 100원의 인상분을 적용, 해당 수입의 절반가량을 계약사인 대리점과 택배기사 등에 배분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7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회사에 따르면 요금 인상분이 일괄 적용되는 게 아니라, 신규계약 또는 계약갱신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새 운임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단가 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조치는 ‘2020 글로벌 TOP5’ 목표 달성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신규 가동된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비롯, 자동화 분류기기와 택배의 크기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장비 등 국내서 추진된 시설 인프라 개보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해외 네트워크 확충을 골자로 한 투자 자금에 요금 인상분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박근희 CJ그룹 부회장이 CJ대한통운 대표를 겸임하는 인사가 단행된 것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시 CJ대한통운은 글로벌 탑 티어(Top tier)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점이기에 경륜과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박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서 굵직한 시설투자가 예정된 게 없고 택배요금 인상으로 인한 자금조달의 숨통이 트인 만큼, 아시아 지역 거점 투자 및 인수합병 등은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회사는 범아시아지역에 걸친 자체 일괄 물류네트워크와 사업역량을 갖춤으로써 아시아 1위 물류기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Pan Asia 1등 전략과 2020년 글로벌 TOP5 물류기업으로 도약을 예고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의 변화 조짐이 택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가 상승 압박요인에도 업체간 치킨게임으로 단가 현실화를 추진하지 못했는데, 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이 요금 인상에 앞장서면서 대의적 명분과 실리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2·3위 롯데와 한진 역시 대열에 합류했다.

부피와 무게가 큰 이형화물에 대한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B2B·B2C 화주기업과의 계약갱신에 있어 단계적으로 일반택배에 대한 단가 조정도 검토선상에 올라 있다.

롯데택배는 지난해 11월 충북 진천에 메가허브터미널 투자계획을 수립했고, 한진 역시 최근 비전 발표를 통해 택배 부문 설비 투자와 서비스 개선안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무인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해 화물분류 및 송장·크기·무게 스캔, 처리정보 데이터화 작업 등이 예고돼 있으며, 이를 통해 요금인상의 속도 조절을 검토할 것이라는 게 업체들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인건비 인상 등 고정비는 늘고 있는 반면 비현실적인 요금이 지속돼 온 만큼 단계적 현실화가 검토·추진될 것”이라면서 “전체의 2/3을 점유하고 있는 빅3가 택배비를 인상하면 업계 전반에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며, 당장 인상하지 않더라도 무료배송 등 이벤트성 요금 할인을 줄이거나 할인 조건을 강화하는 형태로 간접적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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