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택시운전자의 죽음과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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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택시운전자의 죽음과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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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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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택시운전자에게 폭언과 함께 요금을 준다며 동전을 던진 승객을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민원에 대해 국민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는 뉴스가 주목을 끈다.

특히 운전자 나이가 70대인데 비해 승객은 아들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시비 당시의 인격적 모독 등으로 충격을 받은 것을 보이는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으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는 점 등으로 승객의 행위가 운전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다.

사망한 운전자의 며느리라고 밝힌 청원자는 가해 승객이 최소한의 사과라도 했다면 자신이 청원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교통사고를 야기해 사람이 다쳐도 보험으로 해결하면 그만’이라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실제 교통사고로 웬만큼 다쳐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가해자가 병실을 찾아오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구태여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지 않아도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 직원이 자신을 대신해 피해자를 찾아가 일을 처리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것이 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예기치 못한 감정 다툼을 배제하는 역할도 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내 가족이 다른 자동차에 희생돼 사망했을 때 가해자가 최소한의 사과조차 하지 않고 보험으로 처리하면 그만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순순히 납득하거나 이해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사고 보상 문제의 편의를 내세운 황금만능주의가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의 전형이다. 비록 고의는 아닐지라도 교통사고로 누군가가 사망해도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논리의 구조가 성립된다는 얘기다.

이와 같은 현상은 더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돈 많은 사람은 교통사고에 무심할 수 있다’는 말이 현실에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것은 아니라는데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 택시 운전자 사망사건에서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그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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