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다시 ‘안갯속’
상태바
전국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다시 ‘안갯속’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0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항 4부두 부지 선정 두고 ‘업계 vs 관청’ 입장차 커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인천시의 개입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던 인천항 중고차 전문 수출단지 조성 계획에 또 다시 적신호가 들어왔다.

시가 내항 4부두에 단지를 조성하자는 의견을 내면서 긍정적 분위기가 일시적으로 감지됐지만 결국 사업부지 선정 문제가 갈등의 불씨가 되며 사업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인천항은 국내 중고차 수출물량의 90% 가량을 처리하는 명실상부 전국 최대 중고차 수출 항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도유원지 일대에 운영 중인 300여개 중고차 수출업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출단지를 인천항에 조성하는 사업을 놓고 갈등이 재점화됐다. 관계기관과 업계 사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송도유원지는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장기 미집행 시설로 내년에 일몰제가 적용, 더 이상 중고차단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대체할 중고차 수출단지 부지로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된 지역은 인천 남항 인근 부지(40만4000㎡)와 내항 4부두(13만7000㎡)다.

현재 항만업계는 다른 항만으로 중고차 수출업체가 이탈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내항 4부두에 중고차 전문 수출단지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산, 평택 등에서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계획이 힘을 얻고 있고, 다른 항만이 인천의 중고차 수출 물량을 끌어오고 싶어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중고차 물동량을 처리하는 인천항의 위상을 뺏기지 않으려는 판단에서다.

인천항만공사가 보유한 내항 4부두는 이미 중고차 및 신차 야적장으로 쓰고 있는 만큼 수출용 중고차를 바로 배에 선적할 수 있고 남항 인근보다 상대적으로 민원 유발이 덜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인천항만공사와 해양수산청은 내항 4부두의 부지 면적이 좁고 보안·보세구역이라 다양한 기능을 유치하는데 제약이 있다며 부지가 넓은 남항 일대에 검사·수리·경매·딜러교육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남항 인근 역무선 부두와 석탄부두는 앞으로 외부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부지로 논의돼 왔다.

그러나 석탄부두의 이전 시기가 확실하지 않고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에 대한 인근 주민 반발이 심해 지방자체단체와 주민의 이해를 구해야 하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내항 4부두 역시 장기적으로 항만 재개발을 추진하려는 정부 방침이나 주민 의사와 상충하는 상황이어서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해수청,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항운노동조합 등과 회의를 열었지만 사업 부지를 정하지 못했다. 다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고차산업의 다른 지역 유출을 막기 위해 수출단지가 조성될 때까지 중고차 수출물량을 기존 항만구역 부지에 최대한 수용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인천에는 현재 송도유원지 일대에 330개의 중고차 수출업체가 운영 중이며 연간 30만대가량의 중고차를 인천항을 통해 리비아·도미니카공화국·요르단·캄보디아·가나·예멘·칠레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의 중고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와 관련 업계가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자동차클러스터 조성 이전에 송도유원지 일대 중고차 업체들의 이전이 시급하게 필요할 경우 기존 항만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