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서 ‘엘리엇’ 공세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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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서 ‘엘리엇’ 공세 막았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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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측, 제안 표결서 모두 패배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국계 펀드 ‘엘리엇’ 계열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이하 엘리엇)’과 벌인 표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외국 자본의 경영권 행사는 막으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확대됐다. 양사는 22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을 표결에 붙인 결과 모두 부결됐고, 각사 이사회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본격적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을 상대로 경영 전반에 이견을 보인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완패한 셈이다.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은 각각 3.0%와 2.6%다. 지난해 5월에는 현대차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어 임시 주총 취소를 이끌어냈지만,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제시한 제안 어떤 것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날 현대차 정기 주총에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 82.1%가 참석했다. 가장 먼저 다뤄진 현금배당 안건에서는 이사회 제안이 86%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을, 엘리엇은 주당 2만1967원을 각각 제안했다. 엘리엇 측 제안은 주주 13.6%만이 찬성했다.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엘리엇은 큰 표 차이로 졌다. 이사회가 추천한 3명이 모두 77∼90% 찬성률로 선임된 반면,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는 모두 탈락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가 1명이라도 통과됐다면 이사회를 통해 현대차 경영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계획이 좌절됐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엘리엇은 배당과 이사 확대 제안 모두 각각 11%와 21.1% 찬성을 받는데 그치며 통과시키지 못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 역시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2명 모두 떨어졌다.

양사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반대 없이 승인됐다. 현대차 사내이사는 정의선 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올라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엘리엇은 양사 주총에 앞서 주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지만 표를 결집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엘리엇 측은 21일 현대차그룹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그룹이 당면한 문제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경영구조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에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를 개선해 경영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바탕을 함께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한편 엘리엇이 주총 직후 추후 다시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관련해 엘리엇 측은 주총 당일 대변인 논평에서 “점점 늘어나는 독립된 투자자들과 변화를 지지하는 시장 의견을 고려하면 앞으로 현대차그룹 발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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