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협력업체 경영악화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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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협력업체 경영악화 ‘가중’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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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30업체 모니터링 결과 공개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신호공장 전경 [자료사진]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과 이에 따른 부분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산시설이 위치한 부산 지역 전체 경제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해 부산상공회의소(이하 부산상의)가 부산 지역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3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모니터링 결과가 지난 2일 공개됐다.

부산상의에 따르면 향후 르노삼성차가 조업 중단 또는 신차 배정 중단에 따른 생산 감축에 치닫게 될 경우 지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역 경제 전체 생산과 수출 감소는 물론 르노삼성차에 납품을 하고 있는 다수 지역 협력업체 경영 악화로 양질의 일자리까지 사라질 우려가 매우 높아졌다. 파업사태로 지역 협력업체 역시 물량 감소, 공장가동률 급감 등으로 피해 발생하면서 향후 인력을 비롯한 구조조정 실시가 우려된다는 것이 부산상의 주장이다.

르노삼성차는 2017년 매출 기준 전국 100대 기업에 포함된 유일한 지역 기업(전국 63위)으로, 회사 매출이 지역 경제 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8% 이상으로 기여도가 매우 높다. 또한 부산 지역 총 수출액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2018년 기준 대미수출 49%가 르노삼성차에서 발생했을 만큼 수출 기여도가 매우 높다. 아울러 르노삼성차가 직접고용하고 있는 인원(4254명)은 물론 전체 협력업체 고용 수준까지 고려하면 최소 9000명 이상 고용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부산상의 설명이다.

부산상의 모니터링 결과 업체가 겪는 곤란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파업 사태로 매출 감소와 생산 활동 위축 또는 근무시간 단축 등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업체가 늘었고,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공장 정리까지 고려하는 경우도 상당한 상황이다. 구인난이 가중됐고, 향후 예측 불가로 선제적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한 업체도 나왔다. 물량 감소에 따른 생산 위축으로 근로시간이 줄면서 직원 급여가 줄어든 업체도 상당하다. 이들 업체들은 르노삼성차 사태 장기화로 내수시장 마저 부진한 상황에서 로그 후속 물량을 받지 못할 경우 피해가 확대될 것을 우려했다.

한편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르노삼성차 내수 판매와 수출이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취‧등록세 완화 등 정부 내수 진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판매실적은 2017년 대비 17.8% 감소했고, 수출 또한 이란 수출 제한 등의 영향으로 22.2%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월 8일 기한으로 사측이 제시한 최종 노사협상이 불발됐다. 현대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비롯해 특별격려금(300만원)과 근무강도 완화 등을 주장하며 부분파업에 나서고 있다. 수년간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신차투입 지연, 투자비 감소, 품질하락, 기술개발(R&D) 기능 없는 단순 조립공장화 전락 문제에 대한 대응 없이 프랑스 르노에 고배당만 했다는 점도 문제시하고 있다. 노조는 신차 개발계획을 포함한 미래비전 발전방안 확약을 요구한 상태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기본급 인상을 거부하는 대신 격려금 등 보상 명목으로 1700만원을 지급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 측이 사측 제안은 이미 지급하기로 되어있는 생산성 격려금 및 이익배분금이기 때문에 논의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하면서 최종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3월 말까지 프랑스 르노의 2019년 사업계획서가 완성되는 상황에서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못하게 됨에 따라 9월 이후 신규 물량 배정이 어렵게 됐다. 사실상 닛산 ‘로그’ 후속물량 배정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연간 10만7000대에 이르는 물량이 증발 위기에 빠졌다. 대체 배정이 예상됐던 ‘XM3’ 신차 물량도 스페인 공장으로 전환될 가능성 제기돼 내수 차량 생산 공장 전락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예정된 닛산 로그 물량도 당초 10만대에서 6만대 수준으로 감축통보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18일부터 시작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같은 해 10월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했는데, 현재까지 210시간 파업이 진행되면서 누적 손실금액만 2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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