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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7 합의 ‘노딜’은 막아야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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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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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노딜’로 끝난 2차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나쁜 합의’보다 합의 자체를 하지 않는 노딜이 때론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뒤 이뤄진 3·7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 합의는 ‘하노이 노딜’의 교훈을 따르지 못했다. 3·7 합의 이후 택시와 카풀 업계 모두 사분오열하는 양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3·7 합의가 ‘나쁜 합의’라거나 합의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해 당사자가 100% 만족하는 합의는 없다. 오히려 3.7 합의는 갈등의 이해당사자가 조금씩 양보와 타협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앞으로 이와 유사한 갈등 사례 등에 본보기 사례가 될 수 있었다.

문제는 3·7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확실히 마련하지 못하고 논의를 서둘러 마무리 지어 버렸다는 점에 있다. 대타협기구는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당정과 업계가 참여하는 실무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한다'고 했으나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실무 기구 구성을 위한 논의는 합의 이후 한 차례도 진행되지 못했다.

지금 3·7 합의 사항 중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단연 택시월급제다. 이 문제로 그동안 ‘카풀 저지’라는 대의를 위해 드러나지 않았던 노사 간의 오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렇다고 3·7  합의가 전면 백지화됐다거나 파기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국택시연합회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합의 취지를 존중한다”며 “월급제 시행방안 마련과 관련해 충분한 사전 검토 및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월급제를 추진하는 정부로서도 월급제 시행에 앞서 어느 정도의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택시월급제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지만 지난달 27일 이를 놓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한 회의록을 읽어보면 정부의 택시월급제 시행 로드맵을 살펴볼 수 있는데, 정부는 현재 특·광역시 등 택시 정보 관리 시스템(TIMS)이 깔려 있는 지역은 내년부터 월급제를 시행하고, 대구광역시와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지역에 대해서는 앞으로 약 2년 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시스템 등을 확인해 구체적인 시행 사업 구역을 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광역시 중 대구시가 빠진 이유는 택시 1대당 월 수입금이 4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택시 1대당 월 수입금이 최소 352만이 넘어야 월급제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회의록을 보면 정부는 합의 사항 중 하나인 ‘플랫폼 택시’가 활성화되면 “택시의 가동률이 훨씬 높아지고 수입이 늘어나’ 월급제 시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굉장히 낙관적이고 핑크빛 (전망)인 것으로, 그런 정도의 취약한 근거를 갖고 법 제정을 한다는 게 옳은가 하는 회의를 느낀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월급제가 가능하다는 근거로 최근 여객운송가맹사업을 시작한 타고솔루션즈의 사례를 들며 “지금 이렇게 (월급제를) 하고 있는 회사가 50개, 4500대나 된다”고 말했지만 4500대는 타고솔루션즈가 여객운송가맹사업을 인가 요건을 갖추기 위해 모집한 회원 숫자이지 현재 월급제로 시행되는 택시 수가 아니므로 이는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먼저 통과한 후 실무기구를 통해 세부사항을 논의하겠다는 정부의 톱다운 접근 방식은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월급제 시행을 뒷받침할 실증 데이터 확보 및 유예기간 합의 등 3·7 합의 동력을 이어 나갈 세부 이행 합의가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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