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화물캠페인] 차간거리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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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화물캠페인] 차간거리 유지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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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차에 접근할수록 사고위험 급속히 증가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도로에서 만나는 화물차가 위협적이라고 느끼는 때는 어느 경우일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왕복 1차선만으로 돼 있는 도로의 맞은편에서 집채만한 화물차가 달려올 때 위협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고, 또 다른 하나의 경우는 바로 화물차가 내차의 뒤쪽에서 차간거리를 좁히면서 다가올 때라고 지적한다.

이 두 가지 경우 가운데 전자는 그나마 교통사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로 한가운데 대부분 중앙선이 그어져 있어 각 운행경로가 다른 자동차들이 이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는 자동차를 정면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또 맞은편 차로에서 오는 화물차를 발견한 운전자들 대다수가 가능한 한 중앙선과 거리를 둬 화물차가 지나칠 때 만약의 접촉사고 상황을 미리 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에서 오는 화물차의 위협은 매우 곤혹스럽다고 한다. 내 차의 정상운행 여부와 상관없이 뒤에서 차간거리를 좁히며 다가오는 화물차는 속도를 높여 달아나거나 차로를 옮겨 비켜주는 것 외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에 그 두 가지 방법이 여의치 않은 경우는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 화물차가 속도를 높여 뒤에서 거리를 좁혀올 때 내차 앞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다면 나 역시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수 없으나 이 경우 화물차에 의한 추돌사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대부분의 화물차 추돌사고는 이같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화물자동차 후방 추돌사고는 심각한 사고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피해 역시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후방 추돌사고는, 도시지역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나 속도를 높이더라도 금세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다. 그러나 화물차 추돌사고가 고속도로 또는 인적이 드문 지방의 국도 등에서 발생한다면 그것은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속도를 높여 달리다 앞차 뒤를 들이받았을 때 결과가 어떨 것이란 점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먼저 속도를 높일 수 없는 곳에서의 화물차 후방 추돌사고를 살펴보자.

도시지역 주변이나 상습 체증에 시달리는 도로, 즉 전반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도로에서 발생하는 추돌사고는 한마디로 운전자의 무리한 운전습관에 기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화물운송사업의 영업특성에 연유한다. 도로에서 운행중인 자동차가 체증을 일으키면 화물차 운전자들은 일단 예정된 시간 내의 수송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조바심을 느끼게 된다. 특히 짧은 구간을 반복운행하는 화물차의 경우 운행시간 지체는 곧 운송횟수의 제한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운송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수익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화물차운전자들은 가능한 빨리 목적지에 화물을 옮겨주고 다시 운송에 나서야 하거나, 계약된 수송시간 내 운송을 완료해야 하는 강박감에 사로잡힐 수 있고, 이러한 강박관념은 운행 상 무리운전을 감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리운전을 하는 화물차운전자의 공통적인 운행습관을 자세히 관찰하면 크게 과속과 차간거리 무시 현상이 두드러진다.

과속의 위험성은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좋을만큼 충분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할 때 차간거리를 무시하고 앞차의 뒷면에 바짝 붙어 운행하는 습관 역시 매우 위험한 행위라 아니 할 수 없다.

만약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가 운행 중 전방의 상황을 감안해 급히 속도를 줄일 때 그 차 뒤를 따르는 자동차가 앞차의 브레이크를 발견하고 자신도 브레이크를 밟을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속도에 반비례해 속도가 높을 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말하자면 빨리 달리면 빨리 달릴수록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 가능한 빨리 운행하기 위해 무리를 감수하면서 앞차 뒤를 바짝 붙여 달리는 화물차에게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자신도 급브레이크를 밟을 정도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 결국 문제가 된다. 또 적재한 화물의 중량 등으로 브레이크를 밟아도 곧바로 정차하는 것이 아니라 정차까지 일정한 거리(공주거리)가 필요하다. 이 경우 추돌사고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보험에서는 추돌사고 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후방에서 추돌한 자동차에게 100% 과실의 책임을 묻는다. 이에 따라 후방추돌 사고가 잦은 화물차의 경우 다른 사고로 인한 보상보다 추돌사고로 인한 보상 건수가 다른 사업용 자동차에 비해 유난히 많음을 알 수 있다. 차간거리를 좁혀 추돌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직업운전자 특히 화물차운전자에게 자주 간과되기 쉬운 습관이다.

그러나 그러한 운행형태가 실제 도로에서 자동차 운행속도를 높여준다거나 목적지까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는 통계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상당수 운전자들은 그런 형태의 밀어붙이기식 운행을 자주 감행할 경우 다소 시간을 버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한편 운전자의 시간 상 강박감만이 뒷차 꽁무니를 쫓다 추돌사고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운전 중 피로나 졸음, 한눈을 파는 등의 행위도 화물차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일부 화물차가 여전히 적정 차간거리를 유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며, 그것이 위험한 운전형태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고 있다 해도 무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습관적으로 그와 같은 운전을 하는 화물차 운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운전기술이 뛰어나도 타인의 잘못된 운전이나 불가피한 외부상황에 의해 앞차가 별안간 정지해버릴 때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다가도 자칫 앞차의 꽁무니를 들이받기 쉬운데 적정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앞차 뒤를 바짝 붙어 운행할 경우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추돌사고를 일으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무조건 적정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길만이 그와 같은 사고를 사전 예방하는 길이다.

또 한가지, 일정 경로를 매일 오가며 짐을 실어나르는 화물차 운전자의 경우 운행경로가 익숙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지고, 반대로 불필요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자신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운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앞차와의 거리 등을 규정대로 유지하지 않고 운행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역시 매우 위험한 운행습관이므로 반드시 지양해야 할 것이다.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적정 차간거리는 대략 시속 100km일 때 100m를 기준으로 시속 90㎞는 90m, 80㎞는 80m를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아닌 비교적 속도를 낮춰 운행하는 도로에서는 승용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차간거리는 고속도로에서의 70% 수준, 즉 시속 80㎞면 차간거리를 56m, 60㎞면 42m 정도를 편의상 적정 차간거리로 본다.

그러나 중량 화물을 주로 싣고 다니는 화물차는 승용차보다 30% 가량 차간거리를 더 많이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브레이크를 밟은 이후의 공주거리가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화물차운전자가 자신의 운전기술을 과신하지 말고 적정 차간거리를 유지한다는 자기확신을 가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빨리 달린다는 것은 위험한 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은 물론 승객과 다른 차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추돌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앞차 밀착운전은 삼가고 대신 적정 차간거리를 확보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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