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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강조했던 회장님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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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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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이야기다. 지난 2011년 9월 제주에서 열린 한 대학 총학생회 연수회 현장. 총학생회 임원과 대학 관계자 100여명이 모인 자리에 당시 BMW코리아 대표였던 김 회장이 섰다. 초청 강연을 맡은 김 회장은 ‘지도자 자질’을 강조하며 회사 경영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BMW코리아가 성장가도를 달릴 때 다른 수입차 업체가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그들은 BMW코리아에 괜찮은 인재가 많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사람들을 빼가려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사원들을 죄다 불러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능력이 있는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가는 게 뭐가 나쁘냐. 다른 곳에서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일하면 좋은 것 아니냐. 좋은 기회다. 갈 사람은 가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이번 위기를 기회삼아 인재가 다니고 싶어 하는 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짧은 시간 침묵이 이어졌다. 적막을 깨고 김 회장이 말을 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무도 답하지 못하자 김 회장은 “그 때 회사를 떠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진심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사람과 직원을 귀히 여길 때 회사나 조직은 발전합니다. 가장 큰 글로벌 리더 덕목은 사람을 귀히 여기는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단호하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강연 마지막에 나온 커다란 충고였다.

김 회장은 수입차 업계에선 전설 같은 존재로 존경받아왔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장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훗날 개방대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주경야독했다. 엘리트 교육 코스를 밟지 않고도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줘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됐다. 김 회장은 1995년 BMW코리아에 입사해 2000년부터 최근까지 대표이사를 맡아 브랜드 성장을 이끌었다. 대표 재직 기간 국내 시장 BMW 판매량은 1650대(2000년)에서 5만524대(2018년)로 30배 이상 늘었다. 2017년에는 5만9624대로 정점을 찍었다.

김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늘 ‘사람’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경영은 물론 고객 서비스에서도 ‘차’ 보단 ‘사람’을 앞세웠다. 한국에서 수입차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철학이 있어 가능했다는 게 많은 이들 평가다.

그런 김 회장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0일 BMW 차량 결함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김 회장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민관합동조사단 입을 빌어 BMW가 2015년부터 결함을 인지하고도 은폐·축소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화재 피해를 본 BMW 차주 등 소비자는 독일 본사와 한국지사, 김 회장 등 관계자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현재 김 회장이 결함은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소위 ‘윗선’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책임 소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포토라인에 선 김 회장은 “많은 이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결함은폐’와 ‘본인 책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침묵했다. 사람을 강조했던 김 회장이었기에, 사람을 기만했다는 의혹을 받는 지금 상황이 아이러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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