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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버스준공영제,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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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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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욱 박사의 대중교통 현장진단

[교통신문] 버스 준공영제는 2004년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광역시를 비롯하여 최근엔 제주도가 대대적인 버스 대중교통 개편을 단행하면서 도입됐다. 버스 준공영제는 업체의 비수익 노선 운행기피와 수익노선 중심의 버스운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운행의 수입금은 공동으로 관리하고 각 업체에게는 운행노선의 사정이나 운임수입에 관계없이 운행거리와 대수에 따라 일정한 운행비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최근 전국 차원의 버스파업을 계기로 여당대표의 준공영제 확산표명과 국토부의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 방침이 알려지면서 버스 준공영제가 다시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버스 준공영제의 시행 성과는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교통사고가 줄고 버스서비스에 대한 시민 만족도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 반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 할 만큼 재정부담의 지속적인 증가, 잊을 만 하면 튀어나오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문제와 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인한 비효율과 투명성의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준공영제는 왜 ‘돈 먹는 하마’가 되었는가? 최근 10년간의 준공영제 시행 도시의 재정지원 증가율은 준공영제를 시행하지 않는 지역보다 평균 4배 정도 가파르다. 도시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준공영제 시행으로 재정 부담이 매년 급증하는 주 이유는 무료환승, 높은 운전자 인건비 부담, 당국의 요금인상 억제에 있다.

서울시는 약 1조원의 버스재정 부담의 절반인 약 5000억원 정도가 대중교통 환승할인 보전금으로 나간다. 운전자 인건비는 버스운행 표준원가의 약 65%를 차지한다. 서울시 한 해 총 버스운행 비용 약 1조5000억원 중 1조원 정도가 운전자 인건비 몫이다. 최근 버스 노사협상 타결된 3.6%의 기본급 인상 등으로 인한 추가 재정부담만도 약 500억원 정도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다른 지역도 최근의 노사협상을 거쳐 3.5% 전후로 임금이 인상됐다. 이는 일반 공무원의 올 한해 임금 인상률인 1.8%의 두 배 수준이다. 준공영제 하에서는 모든 임금인상 압박을 개별 업체의 사정에 맡기지 않고 표준원가를 책정해 재정지원으로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계현장의 지속적인 임금인상 압박을 견뎌내기 어렵고 선거 등을 의식한 지자체장의 선심성 혜택에 대한 우려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요금인상 부담을 의식한 지자체의 요금인상 억제도 고스란히 시의 재정부담 몫이다. 서울시의 한해 버스업체에 대한 재정지원은 약 3000억원, 버스요금 100원만 인상하더라도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000억원의 재정부담이 절감될 수 있다. 서울시는 2004년 준공영제 시행 이후 지금까지 버스요금 인상은 세 차례에 불과했다. 심야버스 운행, 조조할인, 일부 지역에서의 노인 무료 버스요금제 시행에 따른 비용이 모두 재정지원 증가의 몫이다. 여기에 버스노선 운행의 비효율에 따른 비용증가도 만만치 않다. 일부 도시의 경우에서 보듯이 노선운행 효율화를 위한 용역은 용역대로 해놓고도 노선변경에 따른 불만을 우려한 불요불급한 노선운행의 남발도 준공영제가 아니라면 업체의 반발에 부딪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체계로 인한 투명성과 비효율성의 문제, 적정비용을 둘러싼 업체와의 지속적인 갈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준공영제는 요금수입에 관계없이 운행실적에 따라 적정수익이 포함된 일정한 비용을 보장받기 때문에 업체입장에서 보면 근본적인 비용절감의 유인이 없어 철저한 관리감독과 투명한 장치가 필요하다.

외관상으로는 각 지자체는 공통적으로 운송비용 정산지침에 의거하여 업체의 회계분석을 기초로 표준원가의 세부항목을 업체와 협의를 거쳐 매년 수정, 보완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영 서비스평가를 통해 적정수익의 일정부분을 차등화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도 실제 관리감독의 실상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허점이 많다.

비용회계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회계감사는 지역에 따라 1년 또는 3년 등 시행주기나 감사절차와 방식이 제각각이다. 회계 전문가들은 현행 회계감사만으로는 회계의 투명성 확보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실제 업체현장의 세부 비용 검증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회계분석 결과를 놓고 당국과 업체간의 매년 표준원가 책정을 둘러싼 줄다리기도 논란만 키우고 있다.

업체는 업체대로 당국의 세부 비용항목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불만이 많지만 순환보직의 아마추어 공무원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업현장의 프로들을 궁극적으로 이겨내기 어렵다. 표준원가 책정, 업체감사 등 업체 관리감독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결여돼 있다.

재정지원금은 정부보조금의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금지와 엄격한 처벌, 보조금 사용업체의 신용조회 등을 규정한 보조금법의 적용도 받지 않고 있다. 매출규모나 자산 등 일정 규모이상의 업체는 외감법(기업의 외부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매년 외부 회계전문기관의 회계감사와 함께 결산결과를 금감원의 공시 시스템에 공개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으나 버스업체는 대부분 영세하여 서울시 버스업체의 절반, 그 외 지역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부 지자체의 준공영제와 관련한 조례가 고작이며,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그때그때 당국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전반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불안정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준공영제의 전국 확산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준공영제의 운영에 대한 논란과 혼란을 해소할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우선 마련하는 것이다.

표준원가 책정을 비롯한 투명한 회계감사 절차와 기준 등 세부내용을 정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적정수준의 임금인상과 요금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장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시민들의 비난이나 불필요한 업체와 당국간의 밀착이나 갈등의 소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감시 기구를 제도화하고 버스운행과 관련된 서비스기준을 만들어 노선운행의 적정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토부가 최근 대도시권의 광역버스에 대한 준공영제 방침을 천명하면서 새로 출범한 대광위(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사업현장의 준공영제 관리감독 업무를 맡게 됐다. 대광위의 존재이유는 수도권 대중교통의 핵심인 버스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다. 이참에 준공영제 관리의 올바른 해법이 무엇인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시범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객원논설위원=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교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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