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물차 안전의 현실과 정부정책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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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화물차 안전의 현실과 정부정책의 괴리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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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대형 화물차에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의무 설치토록 하고, 기기장착 비용을 정부가 환급해주는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타 몇 사례 추진됐던 사업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거니와 문제근원을 꿰뚫는 방법론도 그다지 강조돼 있지 않다.

‘교통안전’이라는 대의적 명분 아래 사업이 확정됐고, 기기장착에 따른 보조금 지원과 관리감독 방법도 동일한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ADAS를 통해 전방 추돌, 차선 이탈, 안전거리 및 속도 등의 정보를 전달받은 운전자가 상황을 인지하고 위험 요소를 제거·조치토록 하기에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의 ‘신념’이 화물차 운전자의 ‘과로·과속·과적’ 대책에 답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2013년도에 진행됐던 사업용 화물차의 디지털운행기록계(DTG) 장착지원 사업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ADAS 사업 역시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다.

종사자의 안전운전의무이행 책임을 강화하고 화물차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개선한다는 사업 취지는 올바르고 마땅하나, 국고가 투입된 지원사업의 실효적 효과는 미비한 수준에 그쳤다.

DTG 장착지원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화물차로 인한 안전사고는 계속되고 있고, 사고원인 역시 ‘물량확보’와 ‘수익보전’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운전자의 과실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의 통계(2012~2017년)자료를 보면, 4건 중 1건의 교통사고가 기기장착 지원 대상인 사업용자동차로 인해 발생했으며, 1만대당 사망자도 5.6명으로 비(非)사업용의 4.7배로 집계됐다.

장착 전·후 가시적 성과가 미미하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정부가 화물차 운전자에게 유용하다고 믿고 있는 ‘안전장치’와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와 확신은, 앞서 뭇매를 맞았던 정책의 전철을 답습한데 따른 오판의 결과로 기록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는 하청에 재하청을 받고 있는 화물차 운전자의 실수입이 악화되고 있고, 원청의 무리한 요구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 ‘과로·과속·과적’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솔루션이 정책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사업용 화물차의 교통사고와 안전불감증은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이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전운임제(前 표준운임제)’의 적용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구체적 시나리오를 연내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무엇보다 ‘과로·과속·과적’이 수익보전을 이유로 행해지고 있고, 기기장착 의무 대상인 화물차 운전자들이 근본 해결책으로 안전운임제 도입을 주창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적정 휴게시간(4시간 연속 운전시 30분)을 의무화하고, 화물차(3.5t 초과)에 설치된 속도제한장치 불법해체 행위를 단속·점검하는 안전대책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화물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기기장착 사업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총중량 20t 초과 화물·특수차 및 길이 9m 이상의 승합자동차에 적용된 차종범위를 향후 4축 이상 화물차와 특수용도형 화물차, 구난형 특수차, 특수작업형 특수차 등 제외대상 축소에 따른 법 개정을 통해 확대한다는 게 국토부 계획이다.

투자 대비 그 이상의 효과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기대와는 다른 결과물과 현실에 동떨어진 방향이 유지된다면, 국민들은 그 사업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화물차 운전자가 목숨을 담보로 졸음운전을 하고, 과적·과속을 감행해야 하는 이유와 본질을 직시하고, 그에 부합한 내용물을 그릇에 담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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