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택시합승' 조건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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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택시합승' 조건부 허용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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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신기술서비스委 심의 결과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
서울 12개 구에서 심야 6시간 동안만
신기술서비스심의위원회가 서비스를 허용한 코나투스의 반반택시 앱.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이달 안에 택시 합승이 37년만에 서울 특정지역에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조건부로 허용된다.

승차난이 극심한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 출발하는 서울지역 택시를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서비스로 이용하는 고객만 해당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1일 '제4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에 총 8건을 상정해 규제샌드박스 지정 여부를 심의, 총 4건에 임시허가·실증특례 지정을 하고, 3건에는 규제 개선 정책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임시허가는 정부가 제품과 서비스 출시를 일시 허용하는 것으로, 올해 1월 규제샌드박스 제도 시행으로 도입됐다. 실증특례는 제품·서비스를 검증하는 동안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이번에 출시될 택시 합승 서비스는 모바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기존 택시 합승의 문제점을 극복한 새로운 형태로 운영된다.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이동 구간이 70% 이상 겹치면 반경 1㎞ 이내에 있는 또 다른 앱 사용자를 택시와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승객은 택시 1대에 2명으로 제한된다. 같은 성별끼리만 택시를 타도록 중개하고, 택시를 타기 전 앱에서 좌석 자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동승자끼리 운임을 절반씩 나눠 내면 된다.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심야 시간대인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서울시내 25개 구 중 12개 구에서만 서비스가 허용된다. 해당 자치구는 강남·서초, 종로·중구, 마포·용산, 영등포·구로, 성동·광진, 동작·관악 등이다.

서비스를 내놓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는 "이번 서비스는 합승 과정에서 택시 기사가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승객이 원하지 않으면 함께 탈 일이 없고, 부당 요금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의위원회는 사업 개시 전 승객의 안전성 담보를 위한 체계 구축, 불법행위 방지·관리 방안 마련 등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최근 '타다' 등 차별화한 유사 택시 서비스를 내세운 승차 공유업체들이 등장한데다, 이번에 조건부 택시 합승이 허용되면서 택시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982년부터 택시 기사의 호객 행위 불만과 합승 비용 시비 문제 탓에 택시 합승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에도 택시 합승 자체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 승객이 자발적으로 앱에서 동승을 신청한 경우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이지, 택시 기사가 원하는 승객을 마음대로 골라 태울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과기부 관계자는 "택시 기사가 멋대로 승객을 합승시켜 요금을 각각 받는 '불법적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며, "심야 시간대 승차난 해소와 이용자의 택시비 절감, 택시 기사의 수입 증대에 기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날 티머니와 리라소프트가 임시허가를 신청한 '택시 앱 미터기'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 신기술과 새로운 택시서비스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최소한의 기술적 사항만 규정한 '앱미터기 검정기준'을 올해 3분기 내 조속히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한편 택시연합회는 이번 위원회 심의 결과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양덕 택시연합회 상무는 “택시 합승이라고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승객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동승’이라는 표현이 맞다”며, “과거 부정적으로 비춰지던 문제를 첨단기술이 충분히 제어할 수 있게 돼 바람직한 모델로 정착돼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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