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통체계 우선순위 ‘차량→자전거·보행’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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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체계 우선순위 ‘차량→자전거·보행’으로 바꾼다”
  • 안승국 기자 sgahn@gyotongn.com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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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자전거 하이웨이(CRT)' 마스터플랜 발표
도로 공간 재편·특화지구 조성…따릉이 서비스도 ‘손질’
‘차 없는 거리’ 확대…'선(線)' 단위에서 '면(面)' 단위로

[교통신문 안승국 기자]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이루겠다. 이를 위해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 하이웨이(CRT)'를 구축하겠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시클로비아 현장을 찾아 '차량 우선'의 서울 교통체계를 '자전거·보행 우선'으로 완전히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자전거 하이웨이, CRT는 '간선 급행 자전거 체계' 정도로 해석되는데, 간선 급행 버스 체계를 뜻하는 BRT에서 나온 말이다.

박 시장은 "기존의 자전거 도로망이 차도 옆 일부 공간을 할애하는 불안한 더부살이 형태였다면 CRT는 차량, 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도로 시설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자전거 간선망은 한강 자전거 길을 중심으로 한 동서축에 의존했다"며 "앞으로 남북축을 더해 막힘이 없는 자전거 도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제시한 서울형 CRT는 지상 구조물이나 도로 상부 등을 활용한 캐노피형 또는 튜브형,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그린카펫형 등을 포함한다.

캐노피형은 중앙버스차로 공간 위편이나 측면에 만드는 구조물이다. 튜브형은 한강 다리 또는 ‘서울로 7017’ 등 기존 시설물의 하부나 측면에 자전거가 다니는 큰 튜브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린카펫형은 강남 등 비교적 공간이 충분한 곳에 자전거 도로와 함께 나무를 심어 자연 친화적인 형태로 만든다.

차로와 같은 높이에 있던 기존 가로변 자전거 도로는 현재 시가 진행 중인 도로공간 재편과 연계해 보도 높이로 올린다. 이에 따라 차도는 축소한다. 자전거 도로를 차로와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전한 이용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한강 일대 교량을 활용한 자전거 도로망,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한강 다리는 서울식물원과 하늘공원을 잇는 가양대교, 여의도공원과 용산가족공원을 잇는 원효대교, 압구정로데오거리와 서울숲을 잇는 영동대교 등의 관광자원을 자전거 도로와 연결해 나들이에 특화한 도로망을 구축한다. 시는 올 하반기 3억원을 들여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따릉이 서비스 개선에도 나선다. 시는 구릉지 주민을 위해 전기 따릉이 1000대를 시범 도입하고 따릉이 수요가 높은 지하철역 주변에 자전거 공간을 조성,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높일 방침이다. 따릉이 관리운영에는 민간이 참여하도록 해 관리 효율성과 고장 수리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더불어 '차 없는 거리'도 확대 운영한다. 그간 일개 도로 위주의 '선(線)' 단위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면(面)' 단위로 확대한다. 보행 수요가 많은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지역'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시는 코엑스 주변 등 강남 지역으로도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잠수교와 광진교 등 한강 다리는 정기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한다.

박 시장은 "보고타 시클로비아에서 확인한 것처럼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통은 전 세계의 큰 비전이고 방향"이라며 "사람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이렇게 확실한데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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