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운행 차량 여전히 현역 활동
과적·과속 없고 꾸준한 유지·관리가 비결
성능 좋고 경제적인 차량 성능도 한몫해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지난 4일 아침 부여군 염창리. 논길을 따라 한창 운전해 들어간 끝에 작은 공장이 한 채 서 있었다. 중형트럭이 일렬로 세워져 있는 뜰이 눈길을 끌었다. 공장을 운영하는 박용일(61) 신일광전기 대표가 종이컵에 든 커피를 한 잔 건네주며 인사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일에 나선다. 하루 열군데 돌며 작업하는 경우도 있어서 시간 배분을 잘해야 한다. 오늘은 그래도 일할 곳이 세 곳 뿐이라 다행이다.”
첫 번째 작업 현장까지는 공장에서 차로 20여분을 달려야 했다. 가는 도중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직원이 사온 빵을 나눠먹느라 길가에 잠시 섰다. 박 대표가 운전하는 차는 현대차 중형트럭 ‘마이티’다. 적재 공간에 2.5톤 소형 굴삭기가 얹혀 있었다. 박 대표는 “이 차 구입할 때 정말 마음이 급했다. 앞서 쓰던 차량이 고장 나면서 한 동안 작업을 못할 뻔 했는데, 잘 알고 지내는 현대차 영업직원 덕을 봐서 일주일 만에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신일광전기에는 트럭 6대가 있다. 이중 5대가 현대차다.
◆“마이티에 대적할 만 한 차는 없다”
현장까지 달리는 내내 ‘마이티’ 자랑이 끊이질 않았다. 박 대표는 “확실히 예전과는 성능 차이가 많이 난다. 마이티를 오랫동안 보유해왔는데, 점점 개선되는 것을 피부로 절감한다. 힘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브레이크가 좋아졌다. 무거운 짐을 싣고 달리다 차에 제동을 걸면 앞으로 밀리는 현상이 생기는데, 요새 나온 차는 확실하게 멈춰 세워준다. 운전하기가 한결 편하다. 지금 모는 차가 최신 모델 바로 직전 것인데도 이 정도니, 신형 모델 성능이 얼마나 더 좋을지 궁금할 지경”이라고 했다.
실제 동승해 본 마이티 주행성능은 좋았다. 비포장도로에서도 심하게 요동치지 않았고, 묵직하게 달리는 것 같았다.
박 대표는 현대차 트럭 최대 강점이 AS에 있다고 손꼽았다. 고장 났을 때 서비스센터 찾아가기 편하고, 수리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곧장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부품 많고, 수리비용도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보유한 차 대부분 잔 고장 없었다며 고마워했다. 박 대표는 “오일 같은 소모품만 잘 갈아주고 주기적으로 점검해주면 큰 고장 없이 쓸 수 있었다. 차도 잘 가꾸면 오래 쓸 수 있는데, 현대차는 AS 인프라가 잘 갖춰져 안심하고 운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화 나누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부여군 수고리에 위치한 한 가정집 앞마당이 첫 현장. 마당 한쪽에 세워져 있는 가로등을 10여m 떨어진 곳으로 이설해야했다. 뒤쪽 집이 군청에 요청해 가로등을 설치했는데, 앞집에서 불편하다고 민원을 제기해 위치를 옮기게 됐다. 가로등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작업은 제법 많다고 한다.
◆10년 넘어도 꾸준히 관리하니 아직도 현역
뒤 따라온 마이티 차체 고소작업차량에서 직원들이 내려 작업 준비를 했다. 차는 오래돼 겉이 낡아보였다. 박 대표는 “2007년 뽑은 차다. 그런데 아직도 문제없이 잘 달린다. 5월에 받은 자동차 검사도 무사히 통과했다. 문제 생기면 바로 조치하고 관리하니까 오래 버텨주는 것 같다”고 했다.
준비가 끝나자 고소작업차 리프트가 가로등 끝을 향해 올라갔다. 리프트 끝에 올라탄 직원과 아래서 대기하던 직원이 땅에 박혀있던 가로등을 뽑아내자, 박 대표가 자신이 몰고 온 차에 실려 있던 굴삭기에 올라탔다. 굴삭기가 움직이자, 순간 마이티 차량이 출렁거렸다. 굴삭기가 뒤쪽 경사로를 타고 내려올 때는 차량 앞쪽이 살짝 들렸다. 위험해 보이는 작업인데, 박 대표는 여유만만 굴삭기를 몰았다. 굴삭기는 뽑힌 가로등을 안전하게 옆으로 옮겨 새로운 장소에 다시 심었다. 1시간 조금 넘어 작업이 마무리됐다. 박 대표는 작업 강도가 가장 낮은 비교적 쉬운 일이었다며 웃었다.
두 번째 작업을 위해 차로 40분 정도 달려야 하는 은산리로 향했다. 시간은 이미 정오를 향했다. 큰 도로로 나가기 위해 구불구불 논길을 한창 달려야 했다. 승용차로도 오가기 힘들 정도 좁은 길을 박 대표는 거침없이 내달렸다. ‘ㄱ’자로 꺾이는 굽은 길을 급히 돌자 앉아있던 몸이 기우뚱했다. 박 대표가 웃으면서 “시골길 운전할 때는 요령이 있어야 한다. 안 그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했다. 마이티보다 큰 차는 도저히 이런 논길을 달릴 수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작은 차를 선택할 수도 없다. 뒤에 굴삭기를 실으려면 말이다. 박 대표가 마이티를 고집하는 이유다.
박 대표는 “너무 커도 안 되고 그렇다고 작아도 안 되고, 그래서 딱 요만한 사이즈 차량이 좋은 것 같다. 시골길은 대부분 차 한 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좁다. 아무리 성능 좋다고 해도 큰 차는 이런 시골에선 쓰기가 어렵다. 마이티는 그런 의미에서 사이즈도 좋고 힘도 기대치에 충족하는 고마운 차”라고 했다.
◆정도껏 운행하니 연료비 걱정 해본 적 없어
박 대표는 하루 적게는 70~80km, 많게는 200km 정도를 운행한다고 했다. 어림잡아 하루 평균 100km 달린다. 정확히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평균적으로 한 번에 기름을 10만원 정도 넣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 3~4일 달릴 수 있다.
딱히 연비를 고민한 적은 없다는 데, 이 정도면 효율적인 것 같단다. 박 대표는 “연비 따지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업용 차량은 효율 등을 많이 따질 수밖에 없다. 과적 안하고, 과속 잘 안하면 된다. 딱 현대차가 제시한 기준에 맞춘다. 그래서 그런지 연료비 걱정해 본적 없다”고 했다.
경제적인 운전 노하우를 물었다. 돌아온 답은 “별거 없다”였다. 과속 안하고 규정대로 속도 내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짐도 좀 덜 싣는단다. 박 대표는 “화물차는 브레이크 한번 밟으면 다시 탄력 받아 속도 붙기가 어렵다. 그것 빼고는 과속 안한다고 힘든 건 없다. 트럭은 정속주행이 원칙이다. 짐 적당히 싣고 속도 감안해서 운전하는 게 정답이다. 정속주행이 비용절감에 도움 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티는 정말 경제적인 차량”이라고 했다.
은산리 현장에 도착했다. 이곳도 주민 민원 때문에 가로등을 옮겨야 했다. 그런데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이 이견을 보여 시간이 지체됐다. 박 대표는 “가끔 있는 일”이라며 웃었다. 그리곤 차에 올라 에어컨을 틀고 기다렸다. 이런 일에 익숙한 듯 보였다. 기다리는 동안 또 다른 주민이 다가와 자신 집 근처 가로등도 옮겨주면 안되냐고 물었다. “군청에 알리라”고 안내해도 막무가내였다. 결국 강제로 끌려 현장을 봐주고 와야 했다.
◆과업 잇는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차
박 대표 밑에서 일하는 직원 하루 일당은 평균 잡아 50만원이다. 한 달에 700~800만원 번다고 한다. 그만큼 전기설비 일이 어렵단다. 그래서 하려는 사람이 없다. 박 대표는 “현장에 젊은 사람이 없다. 3D 업종이라 인식되니 그렇다. 그래서 현장에 나이든 사람뿐이다. 전봇대 올라타는 일은 원래 60세까지만 가능했는데, 65세로 늘어났다”고 했다.
일을 접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둘째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나섰다. 이미 국가자격증 시험에 1차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래저래 지병을 안고 사는 박 대표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자신이 몰던 차와 굴삭기를 조만간 아들에게 넘겨 줄 걸 생각하면 일에서 손 떼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단다.
이날 일은 다른 현장 한 곳을 거쳐 향후 공사가 시작되는 ‘스마트 농장’ 현장 부지 답사까지 이어진 후에야 끝이 났다. 시간은 이미 저녁을 향하고 있었다. 고단한 일임엔 틀림없었다. 일이 끝나자 박 대표가 차체에 쓰다듬듯이 손을 가져다댔다. ‘오늘도 수고했다’ 말하는 것 같았다. 박 대표에게 마이티는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다. 큰 고장 없이 긴 시간을 고된 작업 현장에서 함께 해주기 때문이다. 칭찬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박 대표는 “차 사는데 몇 천 만원 넘게 들어가는데 잘 몰아야한다. 소중한 존재인 데 함부로 다룰 수 있겠나? 원래부터 외제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외산차 탈 마음 없다. 국산차도 많이 좋은데 그럴 필요 더욱 없다. 마이티가 오랫동안 꾸준히 성능 개선된 모습으로 판매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 아들도 마이티 몰며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