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人사이드]“정부 택시-모빌리티 상생안 '환영'…이행 속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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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人사이드]“정부 택시-모빌리티 상생안 '환영'…이행 속도 관건"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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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택시’ KST 모빌리티 이행열 대표]
"모빌리티 사업 기반 갖출 수 있게 돼 다행...추진 일정 모두 하반기로 정해진 건 아쉽다"
"운송가맹사업은 음식점 프랜차이즈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기술지원 등으로 여건 개선"
"택시 안에 직접 들어가서 혁신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국형 MaaS 생태계 갖출 것"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이사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프랑스어로 ‘작고 동그란 모양의 머랭 쿠키’를 뜻하는 ‘마카롱(Macaron)’과 이동 수단인 ‘택시(Taxi)’의 조합은 낯설고 이질적이다. 마카롱택시(Macaron-Taxi)는 그 조어가 주는 독특한 어감만큼이나 택시업계에 전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콜서비스(하나모범콜)를 모태로 지난 2018년 1월 설립된 마카롱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는 올해 1월 직영으로 운영할 법인택시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2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6월에는 ‘웨이고 블루’ 타고솔루션즈에 이어 두 번째로 광역운송가맹사업 면허를 받았다. 7월에는 국내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50억 원을 투자받았다. '택시를 근간으로 하는' 마카롱택시의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국토부 ‘택시 제도 개편방안’이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 18일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이사를 만났다. 이 대표로부터 이번 정부의 택시-모빌리티 상생안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업계 현안 및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17일 나온 정부의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사실 그동안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 이슈 때문에 모빌리티 산업 전체가 묶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필요한 규제 완화도 늦어지고 새로운 서비스 출시도 지연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이제라도 방향을 잡은 점은 다행이라 생각하고 발표한 내용대로 속히 이행하길 바란다. 이제 택시도 차별화된 서비스와 브랜드로 경쟁을 하는 시대가 왔다. 택시를 가지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사업 환경이 조성된 것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 다소 아쉬운 점은 없나.

추진 일정이 모두 연말로 미뤄진 점이 가장 아쉽다. 연말이면 공무원 조직 개편이 있다.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자칫하면 일정이 또 연기될 수 있다. 특히 시행규칙 개정 같은 경우 국회 동의나 국무회의 심의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곧바로 추진하면 1~2개월 내로 마무리 할 수 있다. 특별한 논란이 없는 규제 완화는 정부가 신속히 결론을 내줘야 다른 추진 사업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운송가맹사업의 경우 가맹사업 면허 대수 기준을 낮추는 것과 차량 도색을 자유롭게 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도심 외곽 지역에 있는 차고지에서 택시를 교대하도록 하는 것도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 차고지 교대 규정 때문에 왕복 2시간을 빈 택시로 다녀야 한다는 건 불합리하다. 충전소 등 지역 곳곳에 거점을 만들어 택시 기사가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교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 모빌리티 업계에선 이번 상생안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모빌리티 역할의 본질은 어떻게 하면 기존 택시 서비스보다 좀 더 편리하고 쾌적하게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모빌리티 업체가 '혁신'이냐, 아니냐에만 논의의 촛점이 맞춰진 요즘 상황은 다소 아쉽다.  그동안 우리가 이용해 온 택시서비스에서 개선해야 할 지점(불친절, 승객에게 말 걸기 등)을 깨닫게 한 점은 분명하지만, 마치 이를 허용해야만 모빌리티 혁신이고 그렇지 않으면 혁신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것은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 상생안 발표 이후 운송가맹사업이 유리해졌다는 반응이 있다.

여객운송가맹사업은 현행 법제도 안에서 택시 규제를 풀기 가장 좋은 제도다. 본래 여객운송가맹사업의 입법 취지 자체가 택시를 브랜드화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운송가맹사업을 할 동기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이동 서비스가 속속 등장해 택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그저 기존에 해왔던 대로 하면 경쟁에 뒤처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치킨집을 예로 들면, 치킨집을 운영하고 싶은데 별다른 기술이나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으면 대형 프랜차이즈업체에 들어가 그것을 배워서 하는 것처럼 택시운송가맹사업도 브랜드 가맹택시가 돼서 좀 더 나은 서비스와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지원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정부 발표로 운송가맹사업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KST모빌리티 본사 정문 모습

- 마카롱택시는 ‘사납금 없는’ 택시로 시작했다. 2021년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택시월급제가 시행되는데.

그동안 월급제를 반대했던 이유가 사납금이라는 기본 목표치가 없는데 일을 열심히 하겠느냐는 불신이 가장 컸다. 실제로 월급제로 하는 직영 마카롱 쇼퍼(마카롱택시 전문 교육을 수료한 드라이버 지칭)를 봐도 많이 버는 사람은 정말 많이 벌고 조금 버는 사람은 조금 번다. 그 격차가 꽤 크게 나타난다. 결국 보험업처럼 기본급+성과급제 요소가 어느 정도는 가미될 수밖에 없는 부분인 셈인데, 참고로 현재 택시 실차율은 60% 정도다. 이제 회사나 플랫폼 업체로서는 어떻게 하면 택시 실차율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는 방법 또한 IT 기술을 활용해서다. 마카롱택시를 예를 들면 한 쇼퍼당 하루에 평균적으로 6~7콜 정도를 예약으로 받는다. 그러면 예약 콜로만 기존 사납금 액수 정도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그 외 나머지 시간을 성실히 하면 괜찮은 수익을 보장받는다. 시범 운영을 시작한 2월부터 급여와 택시가동률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분석하고 있다.

 

- 마카롱택시의 부가서비스 개발은 어떻게 이뤄지나.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마카롱 고객 중에는 20~30대 여성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유아용 카시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앞으로 마카롱택시는 다양한 서비스를 붙일 계획이다. 이동 중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가고 싶어 하는 고객에게 쇼퍼가 미리 사서 준비하는 서비스부터 영화 멀티플렉스 업체와 제휴를 통해 심야 영화와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티켓팅을 한 번에 하는 서비스까지 찾으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정말 많다. 기존 택시 서비스가 객관식이라면 운송가맹사업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관식인 셈이다. 이번에 정부 상생안에 요금 규제 완화와 관련해 시간제 대여를 비롯해 출퇴근 등 동일 시간대를 반복해서 이용하는 구독형, 월정액제 등 다양한 요금 부과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나왔는데 이러한 것들이 활성화되면 운송가맹사업 서비스가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 마카롱택시 목표는.

이번에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발전이 택시를 중심으로 가는지 큰 흐름을 파악하고, 마카롱택시가 정부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지, 택시업계의 반발은 없는 서비스인 것인지 등을 꼼꼼히 점검한 것이다. 우리는 택시 바깥에서가 아니라 택시 안에 직접 들어가서 택시 서비스 혁신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이미지만 사라진다면 그리고 불필요한 규제만 없어지면 택시만큼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다. 일단 올해 목표는 연말까지 직영 택시 200대, 가맹 택시는 5000대로 늘리는 것이다. 그래서 직영 택시 200대에는 앞서 설명했듯이 마카롱쇼퍼가 고도의 인적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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