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불매운동 바람에 국산차·중저가 수입차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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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불매운동 바람에 국산차·중저가 수입차 ‘반사이익’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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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SUV 토요타·혼다 수요, 현대 싼타페로 이동
렉서스·닛산, 대체 수입모델로 소비자들 눈 돌려
日 브랜드 구매 상담 41% 감소…“거부감 실감”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최근 불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부 국산 자동차 브랜드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일부 수입 브랜드의 상담 문의도 증가하면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자동차 구매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종합 플랫폼 겟차 기업부설연구소에 따르면, 6월과 7월에 같은 기간 접수된 각 브랜드 유효 구매 상담 건수를 비교한 결과, 일본 브랜드 전체에서 41% 수치가 줄어드는 동안 오히려 136% 대폭 증가한 브랜드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현대차의 견적 문의 증가가 눈에 띈다. 지난달 대비 44% 견적 건수가 늘었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끈 데엔 중형SUV 싼타페의 공이 가장 컸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일각의 분석처럼 출고 적체를 겪는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잠재 수요가 이동한 건 아니다. 팰리세이드 견적 건수의 경우, 6월과 7월 같은 기간에 거의 동일한 수치를 보였기 때문. 따라서 싼타페의 견적 증가는 기존 일제 SUV를 염두에 두던 수요가 옮겨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요타 RAV4, 혼다 CR-V 차종을 현대 싼타페가 대체한 셈이다.

기아차는 이달에 지난달보다 25% 늘어난 견적 건수를 보였다. K7이 주된 원인으로 준대형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렉서스 ES와 위상이 같다. 여기에 신형 모델 출시 이슈가 겹치면서 더 이상 일본차에 관심을 지속하기 어려운 고객이 보다 저렴한 국산 신형 모델로 눈길을 돌린 결과로 볼 수 있다.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중간 가격대 수입 브랜드인 랜드로버, 캐딜락, 포드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랜드로버와 포드가 각각 44%, 28% 늘어났다. 디스커버리 스포츠, 익스플로러의 견적 건수 증가가 주된 이유다. 두 모델은 렉서스 NX, RX 그리고 닛산 QX60의 대체 모델로 거론되는 차종. 관심을 끄는 모델은 캐딜락으로 지난달 대비 무려 136% 증가한 227건의 견적을 기록했다.

프로모션 내용에 큰 변동이 없는 중형 SUV XT5에 대한 견적 건수가 두 배 이상 수직 상승한 결과다. XT5는 렉서스 RX의 대체 차종으로 불리는 모델이다. 일본산 중형 프리미엄 SUV로 가려던 수요가 캐딜락으로 옮겨 간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 수입 브랜드, 미니와 푸조에서도 주목할 만한 수치가 나타났다. 두 브랜드의 대표 SUV라 할 수 있는 컨트리맨과 3008에 대한 상담 요청이 늘어나며 지난달 대비 견적 건수는 각각 30%, 45% 상승했다. 두 차종 모두 지난달에서 프로모션이 늘었으나 통상적으로 볼 때 이 정도의 수치 증가를 유발할 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이 경우 브랜드간 수요 이동을 주된 요인으로 해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니 컨트리맨은 렉서스 소형 SUV UX, 여기에 더해 푸조 3008은 닛산 컴팩트 SUV 엑스트레일에 대응하는 모델이다.

겟차 정유철 대표는 "국산차 그리고 중저가 수입차가 일본차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일본 브랜드를 대체하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유효 구매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는 점이 이번 일본차 불매운동의 화력을 실감케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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