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추세…저심도 사고도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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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추세…저심도 사고도 관심 가져야”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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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보험사·공제 사고 통합한 ‘2018 교통사고 통계분석’ 발표
경찰청 공식 통계 대비 전체교통사고 건수 5.7배, 부상자수는 6배 많아
고령자·음주 사망자수는 줄었지만 사고건수는 늘거나 별 차이 없어
5년간 부상자수 20만명 대 변동 없어…저심도 사고도 관심 가져야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최근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현황을 집대성한 ‘2018년 교통사고 통계분석’을 발표했다. 이 자료는 경찰에서 직접 조사·처리한 공식 자료뿐 아니라 각 손해보험사와 운수공제조합의 사고 통계도 모두 통합한 것이어서 매년 7~8월 또는 늦으면 9~10월쯤 되어서야 나온다. 전체 260페이지에 이르는 이 통계 자료를 중심으로 지난해 국내 교통안전 현황과 특성에 대해 알아본다.

▲ ‘교통안전 종합대책’ 시행 원년…사망자수 3천명 대 진입

지난해는 정부가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3대 분야 사망자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한 한 해였다.

교통안전 부문에서는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천명대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교통안전 종합대책(2018~2022)’을 발표·시행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로 총 4185명이 사망한 2017년을 기준으로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천명 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매년 최소 7%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해야 했다.

다행히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76년 이후 처음으로 3천명 대에 진입했다.

국가 공식 통계인 경찰의 교통사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총 21만714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3781명이 죽고, 32만3037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대비 사망자수는 9.7%(404명) 감소했고 사고건수와 부상자수는 각각 0.4%(813건), 0.1%(208명) 증가한 수치다.

시기별로 보면, 월별로는 10월(9.1%), 요일별로는 금요일(15.9%), 시간대별로는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13.5%)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차대차사고(74.6%)가 가장 많았고 차대사람사고(20.8%), 차량단독사고(4.6%)가 그 뒤를 이었다.

사망자수도 차대차사고(39.8%)가 가장 많았고 차량단독사고(22.0%)가 가장 적었다. 하지만 치사율로 보면 차량단독사고가 사고 100건당 8.4명으로 같은 기준 3.2명이 죽은 차대사람사고와 0.9명 차대차사고보다 월등히 높았다.

인적 특성별로 보면 교통사고 가행자 연령대는 50대(24.7%)가 가장 많았고 40대(19.4%)와 30대(15.5%)가 그 뒤를 이었다.

가해자 성별로 보면, 남성 79%, 여성 21%로 나타났다.

사망자 연령대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44.5%로 전체 연령대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 종류별로 보면 관리 주체가 지방자치단체 도로인 특별광역시도와 시도, 지방도가 각각 40.1%, 34.0%, 7.3%로 전체 사고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 공제·보험사 접수 사고 합하면 공식 통계보다 6배 많아

경찰 통계뿐 아니라 각 보험사와 공제조합이 집계한 자료까지 통합한 ‘전체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좀 더 우리나라 교통안전의 ‘민낯’을 파악할 수 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제외한 사고건수와 부상자수 등에서 경찰 사고 통계와 큰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122만8129건으로 경찰 교통사고와 비교해 5.7배나 많다. 부상자 수도 193만5008명으로 6배나 많다. 이는 지난해 전체교통사고 통계와 비교했을 때 사고건수와 부상자수 각각 7.4%, 7.3% 증가한 것이다. 경찰사고 통계에서 각각 0.4%, 0.1% 증가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전체교통사고에서 경찰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인 신고율도 교통사고 사고건수는 17.7%, 부상자는 16.7%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국내 전체 교통사고 10건 중 2건도 채 경찰에 신고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는 가벼운 사고는 가입한 보험사나 공제조합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가해자 연령대도 경찰 통계에서는 50대가 가장 많았던 것과는 달리 전체 통계에서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가해자 성별도 경찰 통계에서는 여성 비율이 21.0%인 바면 전체 통계에서는 26.5%로 다소 차이가 났다.

▲ 음주·고령자사고 사망자는 줄었지만 사고건수는 큰 차이 없어

한편 사고 부문별로 보면 음주운전사고 사망자수는 윤창호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1.2% 감소했다. 하지만 사고건수는 전년대비 0.7% 줄어드는데 그쳤다.

음주운전 사고의 인적특성을 살펴보면 30대(23.9%)가 가장 많았으며 사망자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연령대는 20대(24.9%)였다. 성별로는 남성운전자가 89.4%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알코올농도별로는 0.10~0.14%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고령자사고는 65세 이상 고령 사상자가 발생한 ‘고령자사고’와 교통사고 가해자 연령이 만 65세 이상인 ‘고령운전자사고’를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먼저 ‘고령자사고’는 최근 10년간 사고건수와 부상자수가 연평균 각각 4.5%, 4.8%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도 전년대비 2.9%, 3.1% 증가했지만 사망자수는 4.8% 감소했다. 고령사상자 연령대를 5년 단위로 세분화하면 사망자의 경우 75~79세가 27.2%로 가장 많았고, 부상자는 65~69세가 38.9%로 가장 많았다.

‘고령운전자사고’도 연평균 사고건수와 사망자수가 각각 10.7%, 4.7%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도 저년대비 사고건수가 12.3% 증가했다. 사고를 일으킨 고령자 연령을 5년 단위로 세분화해 보면 65~69세가 가장 많았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고 비율은 낮아졌으나 치사율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례해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령운전자 치사율은 사고 100건 당 2.8명으로 평균 치사율 (1.7명)보다 높았다.

▲ 사업용 차량사고 법인택시·렌터카·화물차·개인택시 순

사업용차량사고의 경우 지난해는 전년대비 사고건수는 0.8% 증가했지만 사망자수는 8.9%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

사업용자동차 차종별로는 승용차(66.9%)가 사고가 가장 많았고 승합차(18.7%), 화물차(11.9%), 건설기계(3.3%)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치사율은 특수차(4.8명/100건), 화물차(3.9명), 건설기계(3.8명) 순으로 높았다.삼성교

차량용도별로는 법인택시(32.2%), 렌터카(19.0%), 화물차(13.9%), 개인택시(13.2%), 시내버스(10.9%) 순으로 사고가 많았다. 사망자수는 화물차(33.6%), 법인택시(14.2%), 렌터카(14.0%), 개인택시(10.8%) 순으로 많았다.

특히 사업용자동차 전체 사고 중 32.2% 비중을 차지한 법인택시의 경우 지난해 1만4551건 사고가 발생해 106명이 사망하고 부상자수는 2만2004명이 다쳤다.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국내 교통안전지표는 선진국과 비교해 열악한 수준이다.

외국의 지표가 모두 집계되지 않아 2016년 기준으로 차량 1만대 당 사망자수로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1.7명으로 35개국 중 32위에 해당하며,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도 8.4명으로 32위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국내 기준으로 하면 차량 1만대당 사망자수는 1.4명이며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도 7.3명으로 2016년과 비교해 다소 감소했다.

▲ 부상자수 20만 명 대 깨지지 않아…저심도 사고도 신경써야

올해도 교통사고 감소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347명으로 전년 동기(1501명) 대비 10.3% 감소했다.

이 같은 교통사고 감소 흐름을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교통사고 사망자 2천명대 진입을 위한 2019년 정책 제언’으로 ▲사람중심 차량속도관리 강화 ▲법규위반 운전자 제재수단 다양화 ▲보행안전 시각지대 최소화 이 세가지를 제시했다. 이 중 사람중심 차량속도관리 강화의 경우 최근 3년간 정부가 추진해온 '안전속도 5030 '등의 자동차 속도관리 정책을 조속히 법제화 할 것 말하는 것이다.

또한 조 연구원은 최근 개인형 이동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제도적 기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부상자수는 20만 대에서 줄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그동안 과속, 음주 등 고심도 사고에 치중하여 교통안전 정책을 펼친 것에서 사고심도가 낮은 교통사고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14년 4762명에서 2018년 3781명으로 20.6% 감소하였으나 사고건수는 동기간 22만 3552건에서 2.9% 감소한데 그쳤다며 정지선 지키기 및 방향지시등 켜기 등 양보운전 등 생활 속 교통질서를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자동차등록대수는 2320만대이며 운전면허보유자는 3216만1081명으로 전체 인구의 6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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