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격전지 된 ‘車할부금융시장’, 수익다변화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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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격전지 된 ‘車할부금융시장’, 수익다변화에 ‘딱’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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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할부수수료율 확대·개편, 중·대형사 車할부금융 강화
리스업계 점유율 추격 ‘눈앞’, 연내 역전 가능성도 점쳐져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이 카드사들의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할부수수료율을 확대·개편하고 중·대형사는 자동차할부금융 강화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추세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에서 타격을 입은 카드사들이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며 자동차할부금융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 카드업계에선 당분간 카드사의 자동차할부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자 업계 일각에선 올해 말이면 리스업계와 점유율 역전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금융 신규상품·이벤트 쏟아지며 업계 ‘지각변동’

최근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바로 바로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자동차금융 관련 신규 상품과 이벤트를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 등 5곳. 세력 구도는 신한카드가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가 2위 자리를 다투며 뒤를 쫓는 양상이다.

먼저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신한카드 마이오토’의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시세조회 뒤 곧바로 판매도 가능한 기능을 추가했다. 중고차를 살 때 전문가를 동행시켜주는 '마이마부' 기능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카드는 2008년 자동차 구매시 신용카드를 통한 할부금융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2017년에는 중고차 매매플랫폼 ‘차투차’를 선보이며 KB캐피탈의 ‘차차차’와 경쟁 구도에 들어갔고, 지난해 10월에는 자동차 할부금융 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오토’를 선보이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16.5% 증가한 279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점유율은 7.65%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올 초 'KB국민 이지오토할부 다이렉트'를 출시했다. 연 4.90~15.50% 사이에서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여기에 은행, 캐피탈 등 계열사들과 함께 올 연말까지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 3.0'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2015년 자동차할부금융에 발을 들인 이후 2016년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70% 증가한 152억원의 수익을 거두면서 삼성카드를 추월하며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4.23%. KB카드는 업계 2위를 넘어 1위를 위협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2017년에 라오스 현지 자동차할부금융 회사를 설립하는데 공동 출자하는 등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조회한 중고차 가격으로 즉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판매대행 수수료도 없다. 2위 자리를 내줬지만 삼성카드의 자동차할부시장 수익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카드의 자동차할부시장 수익은 총 126억원, 점유율은 3.53%다.

삼성카드는 지난 1996년 업계 처음으로 자동차 제휴카드 ‘삼성자동차카드’를 출시했고, 2016년에도 역시 업체에서 최초로 디지털 전용 자동차 금융 서비스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를 내놓으며, 자동차할부 사업에 수익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우리카드는 중고차 할부금융 플랫폼 ‘우카카’ 출시를 준비하며 본격적인 할부금융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실적도 개선세다.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69억원의 수익을 자동차할부시장에서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자동차할부금융 한도를 조회하고 바로 신청할 수있는 '롯데카드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연 1.6~3.8%로 최대 60개월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올해 1분기 롯데카드의 자동차할부시장 수익은 3억원에 그쳤다. 양 사는 아직 1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익으로, 시장 내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의 지난 1분기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은 총 626억원이다.

업계에선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의 3강 구도가 형성돼 있어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등 후발업체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신업계는 카드사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출시하며 시장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이른바 ‘비카드 사업’인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방침에 금융상품 범위를 확장할 수밖에 없는 카드사 입장에서 줄어드는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자동차할부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점유율 경쟁 ‘치열’…중고차시장 뒤흔들 현대캐피탈 ‘관심’

현재 자동차할부시장은 대부분 할부금융사와 리스사, 카드사가 경쟁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동차할부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업계는 할부금융사들이다. 자동차할부시장에서 총 228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전체의 63.34%다. 현대캐피탈의 역할이 크다. 현대캐피탈은 1분기 1434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39.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리스업계는 682억원으로 점유율 18.99%를 기록했다. 카드사는 자동차할부시장에서 1분기 중 626억원의 수익을 내 17.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리스업계와의 차이는 1.58%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동안 리스업계는 자동차할부시장에서 20%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해왔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는 20%대를 밑돌면서 카드사들의 추격에 밀리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할부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 리스업계의 점유율은 25% 수준이었다. 때문에 올해 말이면 리스업계와 점유율 역전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사들이 자동차할부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모색하려는 것은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정책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 악화에 따른 수익다변화 차원의 전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수수료율 인하정책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들은 수익을 현재보다 확대하는 방향에서 자동차할부금융 등에서 할부수수료율을 새롭게 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플카'에 대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플카는 현대캐피탈이 작년 11월 출시한 '자동차 라이프 관리 앱'이다. 처음에는 자동차관리 앱의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중고차 플랫폼의 성격을 갖고 있다. 중고차 매물만 7만400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조만간 KB차차차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움직임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현대캐피탈의 뒤에 현대차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대캐피탈의 최대주주다. 현대차를 등에 업은 현대캐피탈이 자동차할부금융을 포함한 인증중고차 사업에 중고차 플랫폼 사업까지 섭렵해 거대 중고차 사업자가 될 경우 중고차업계 뿐만 아니라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전체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금도 중고차 금융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이에 필적할만한 경쟁자를 찾기는 어렵다”면서 “현재 중고차매매업이 대기업의 진입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낙관할 수 없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도 벗어나 있어 현대캐피탈의 입장에서 최적의 시기일 수도 있는 만큼 자동차할부금융이나 중고차 업계에 미치는 메가톤급 폭발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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