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도로횡단 원칙’ 만들어 보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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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도로횡단 원칙’ 만들어 보급해야"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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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 50% 육박
'보행 중' 사고가 절반 이상 차지…고령자 도로횡단 원칙 만들어 보급해야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우선 멈춘다, (주위를) 본다, 손을 든다, 확인한다, 건넌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교육하는 ‘어린이 도로횡단 5원칙’이다.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어린이 도로횡단 5원칙과 같은 고령자에게 적합한 도로횡단규칙을 만들어 보급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설재훈 전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통사고 제로화 실천방안 세미나’에서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방안으로 ‘고령자 도로횡단 5원칙’을 제안했다.

이날 발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10년 5505명에서 2018년 3781명으로 약 31% 감소했으나, 65세 이상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10년 1752명에서 2018년 1682명으로 약 4% 감소하는데 그쳤다.

전체 사망자 수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같은 기간 31.8%에서 44.5%로 증가했다.

설재훈 박사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3년이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이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이 고령자인만큼 교통안전 정책의 50%도 고령자 안전 대책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은 44.5%다.

2017년 기준 고령자 교통 사망사고 발생 환경을 살펴보면, ‘보행 중’ 사망이 906명으로 전체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수 1767명 가운데 절반 이상(51%)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자동차 승차중' 361명, '이륜차 승차중' 329명, '자전거 승차중' 163명이었다.

설 박사는 “앞으로 국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려면 고령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고 고령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행 중’, 특히 ‘횡단 중’ 고령자 사망자 수를 줄이는데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박사가 제안한 ‘고령자 도로횡단 원칙’은 간단하다.  신호등이 있는 장소의 경우 우선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 후 차량이 오는지 확인하고 건너는 것이다. 어린이 도로횡단 5원칙에서 ‘손을 든다’ 부분만 삭제한 것이다.

신호등이 없는 장소에서 횡단하는 경우 먼저 안전하게 건널 장소를 찾은 뒤 일단 멈추어 서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본 뒤 건너는 것이다. 이는 영국 교통부의 Green Cross Code와 일본의 고령자 횡단 규칙을 응용한 것이다.

설 박사는 이 같은 고령자 도로횡단 5원칙을 제정해 전국 고령자 복지관 및 경로당에 보급하고 경찰청 교통안전수칙에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주제 발표 이후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정책연구처장은 "고령자 보행사고의 약 2/3가 무당횡단에 따른 사고인 만큼 고령자 무단횡단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수 대한노인회 이사는 "현행 신호등 시간이 너무 짧아 고령자가 뛰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우리 사회가 고령 친화적인 도로와 안전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자가 횡단보도를 한 번에 건너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횡단보도 중간에 보행섬을 확충하고 사고 심도를 줄이기위 제한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두는 ‘존30’ 구역 확충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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