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자원 공유 연계 다변화 가속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생활물류서비스 발전법’ 제도 신설이 본격화되면서 택배·배달대행 서비스와 편의점·주유소 등의 생활편의 시설을 연계하고 유휴자원을 활용해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리한 접근성을 지닌 시설물에 모빌리티 편의성을 접목시키고 모바일 앱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잠재적 수요를 소비로 이끌면서 단순 오프라인 마켓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중개 플랫폼과 물류 기능을 결합한 상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생활물류 서비스를 선도할 전초적 기지로 주목받고 있고, 정부도 성장 가능성과 법적 관리 필요성을 인정하고 제도장치 마련에 착수했다.
일부 대기업과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의 협업으로 시작된 파트너십은, 핀테크․금융․공공서비스로 확장되고 있고, 서울 도심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돼 온 시범사업은 전국 편의점․주유소에서 나아가 지역 공공기관과의 협력 과제로 검토․추진되고 있다.
▲‘생활물류’ 군불 지핀 정부
소형화물운송 대표 상품으로 불리는 택배․퀵서비스의 법제화 방안이 무산과 반복을 거듭한 지 10년. 올해 정부는 물류사와 스타트업, 대단위 인프라를 보유한 대형 유통사와 정보통신사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포괄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주요사업으로 선정했다.
5G 상용화에 맞춰 스마트시티 재건사업을 가속화 한다는 미션에 물류․유통업이 포함된데 이어, 관련 서비스가 대국민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점을 감안해 상당수 체감하도록 가시적 성과물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이다.
올 1분기 정부주도하에 논의창구가 개설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여기서는 택배 등 소비자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이유로 현장 배송원의 처우문제를 지목, 사용자와 계약된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의 노동 하중과 수익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데서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들어 법안 필요성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부는 택배 물량 및 이용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장치 부재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결과물은 ‘기간산업’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 ‘생활물류’라는 서비스업 관점에서 도출된 것으로 소비자와 종사자 등 시장참여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메이킹은 국회에 입법발의 된 후에도 진행 중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2019 물류 아이디어 및 새싹기업 공모전’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부터는
생활편의를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나 제안 기술을 통해 물류현장을 개선토록 하는 아이디어를 공모 범위에 포함시켰다.
오는 26일까지 접수된 내역 중 선발된 수상자에게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물류산업진흥재단에서 창업교육, 전시회 참가,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기술 상용화에 따른 대형 물류․유통사와의 매칭 서비스가 지원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물류 도화선 될지 모르는 ‘생활물류’
생활물류에 대한 정부정책과 방향성이 설정되면서 시장에서는 다소 공격적인 전략적 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개인간 거래 C2C 개인택배에 이어, 해외로 수발주하는 국제특송의 접근성 강화 취지로 편의점과 주유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고, 정부가 생활물류 범주에 집하·보관·배달대행을 포함시키면서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파트너십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특송사인 DHL코리아는 지자체와 여성안심택배함 이용에 대한 업무제휴를 맺고 지난달 기준 전국 359개소에 설치된 안심택배 보관함에 상품을 인도하는 배송 옵션을 시행 중이다.
DHL을 통해 해외에서 물건을 수취하는 화주 개인은, 배송 전 문제로 제공되는 모바일 링크에 접속해 ‘무인보관함에서 수령하기’ 항목을 선택 후 수령을 원하는 지역의 무인택배함을 선택하면 된다.
담당 배송원이 시설물에 배송을 완료하면 암호를 포함한 안내문자가 발송되는데, 수취인은 48시간 이내 무료로 물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에 이어 보관대행 서비스는 주유소와 편의점에서 동일 수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주유소에 설치돼 있는 택배함 큐부와의 제휴를 통해 지난달부터 서울지역 19개 주유소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국제특송 온디맨드 딜리버리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물품 배송 프로세스는 GS25편의점을 통한 220개국 국제특송 절차와 동일한데, 구체적으로 GS25편의점에서 국제택배를 예약 접수하면, CJ대한통운이 해당 수하물을 수거해 DHL 서비스 포인트로 이송하고 이를 인계한 DHL코리아가 해외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경쟁사인 FedEx와 UPS의 행보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은 FedEx코리아는 패키지 드롭 오프(FedEx package drop-off)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용자는 FedEx 웹 사이트에서 배송 정보 입력 및 결제한 이후 인근 세븐일레븐 점포에 물품을 맡기면 되며, 롯데글로벌로지스틱스가 접수창구인 세븐일레븐에서 인천국제화물터미널까지의 운송하면 화물을 인계받은 FedEx가 국제특송 네트워크를 통해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게 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편, 물류 공동화를 골자로 한 생활물류 이용 접근성은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차세대 운송수단인 드론 기반의 온디맨드 당일배송 서비스가 상용화를 앞둔데 따른 것이다.
국제특송사 UPS는 최근 드론 스타트업 매터넷(Matternet)과 협력해 자율주행 드론을 이용한 의료용 샘플 배송 서비스를 미국에서 개시한데 이어 이를 전담하게 될 UPS 플라이트 포워드(UPS Flight Forward) 자회사를 설립하고 미국연방항공청에 UPS 네트워크 내 드론 운영을 위한 Part 135 인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드론 배송을 통해 교통체증에 따른 배송지연 방지, 인명 구조 가능성 향상, 비용 절감 등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의약품을 비롯한 생활물류의 배송 효율성 향상 과제수행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빠르면 연내 인증 취득 후 미국 내에서 본격적으로 상업용 드론 운영을 개시한 후 드론 배송이 허용된 나라를 대상으로 도입을 검토 중이며, 생활물류 개인택배 강화 등 국내시장 상황이나 이용자 수요를 반영하도록 모든 기회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생활물류 1번지 편의점 ‘몸살’
지역단위 생활거점 시설과 공공재를 연동해 지역주민의 편익을 강화하는 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민간 택배사들에 이어 배달대행과 중개 플랫폼 업체들은 편의점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핵심과제로 정하고 전국망 개통에 착수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글로벌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와 제휴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편의점 GS25는 테스트를 통해 운영 카테고리, 이용 시스템 등을 보완해 연말까지 서비스 대상 지역을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유망 기반 물류 플랫폼 ‘생각대로’ 역시 방문형 택배상품 홈택배 서비스를 개시한다.
회사는 최근 택배 중개채널 ‘로지아이’ 운영사인 ㈜파슬미디어와의 협약을 통해 편의점 CU를 기종점으로 한 권역별 라스트마일 픽업 배송대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 CU는 요기요, 메쉬코리아의 부릉과 함께 수도권 내 30여개 직영점에서 배달대행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전국 1000여개 가맹점으로 확대 가동 중이다.
이러한 행보는 편의점이 자율 규약 등으로 외형 확장에 제동이 걸린데 따른 것으로, 공유경제 기반의 서비스를 추가해 부가가치를 유도한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 생활물류, 물류복지, 미래형 첨단물류 실현을 주제로 한 제3차 물류시설개발 종합계획(안)‘이 수립 확정된데 이어, 지난해부터 7개 세부 전략이 확대 진행 중인 것도 추진력을 더했다.
구체적으로 도서 산간지역을 공동배송 거점 시설과 재래 주거단지 택배시설의 확충사업이 본격화 됐고, 낙후된 물류시설의 관리 체계를 손질하고 물류창고 등급제 등을 통한 민간투자 기반의 개보수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생활물류 관련법 제정을 시작으로 화물조업주차 공간 및 공영차고지, 무인택배함 등 도시 생활물류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일환인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사업을 속개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생활물류와 연계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편의점도 포함돼 있으며, 무인택배함 등을 활용한 물류 공동화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선상에 올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