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세계적 자율주행 SW 기업과 합작회사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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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세계적 자율주행 SW 기업과 합작회사 설립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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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40억 달러 가치 법인 지분 50%씩
공동경영 체계 구축, 2020년 설립 예정
美 앱티브와 레벨 4~5 기술 공동 개발
단순 협업 아닌 공동개발 ‘정공법’ 선택
자동차와 IT 업계 지각변동과 반향 예고
車개발 역량과 자율주행 기술 결합 기대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 세계 톱티어(Top Tier)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社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JV)를 설립하고 글로벌 자율주행 분야에서 ‘톱 플레이어’ 위상을 노린다. 업계에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수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 JV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모델은 이례적이란 게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아울러 단순 협업 틀을 넘어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공동개발 방식을 택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이 주축인 자율주행 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과 반향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JV 설립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 가치 합작법인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 달러(한화 약 1조9100억원) 및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한화 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 달러(한화 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한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JV에 출자한다. 합작법인은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 공동경영 체계를 갖춘다.

JV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게 되고 추후 설립 인허가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최종 설립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 외에도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관련 특허 제공, 차량 개조, 인력 지원 등 전폭적인 협력과 지원을 통해 기술교류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공등으로 자율주행 기술 전문 JV를 설립하면 차량 설계·제조와 ADAS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SW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는 앱티브 기술 개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존 앱티브 자율주행 연구거점 외에도 추가로 국내에 자율주행 연구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이 국내에 확산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JV 설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4와 레벨5 수준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임으로써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개척자’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한 2018년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사 순위에서 20위를 기록했지만, 차량용 전장부품만 공급하는 업체 순위로는 세계 선두권 업체로 꼽힌다. 특히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문이 자율주행으로,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ottomatika)’와 ‘누토노미(nuTonomy)’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 올렸다. 앱티브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 중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스톤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들 거점에서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 임직원은 700여명에 달하며, 총 100여대 이상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

여타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 주로 무난한 교통 환경에서 기술을 구현하는 반면,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 및 열악한 기후와 지형 등 난이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간 중 다양한 업체가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비가 오는 날에도 유일하게 서비스를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 밖에 없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케빈 클락(Kevin Clark) 앱티브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ADAS를 비롯한 차량 커넥티비티 솔루션, 스마트카 아키텍처 분야 앱티브 시장 선도 역량을 보다 강화하게 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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