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창간 인터뷰] “중고차 소비자에게 '속아서 샀다는 말'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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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창간 인터뷰] “중고차 소비자에게 '속아서 샀다는 말' 듣고 싶지 않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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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서울모터스 임종운 매니저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조금 덜 벌더라도 떳떳하고 싶다. 직업을 소개할 때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최소한 나에게 중고차를 산 소비자가 속아서 샀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전문직종으로 올바른 길을 걸으며 경력을 쌓고 싶다. 이것이 시장 질서를 세우는 첫걸음이라는데 확신을 갖고 있다.”

매매딜러 2년차. 서서울모터리움 13층 (주)웨스트서울모터스에서 자신만의 중고차 딜러 경력의 첫발을 내딛고 있는 임종운 매니저의 말에는 현재 업계가 직면한 과제와 현재, 미래의 희망이 공존했다. 특히 "어디서도 중고차 딜러라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은 여전히 중고차 거래를 업으로 하는 이들 모두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수십년간 중고차 시장 정상화를 외치며 종사하는 이들이 풀어야 할 과제이자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젊은 딜러가 자신의 현장에 자신이 없다는 말은 '레몬마켓'으로 대표되는 시장에서 '불신'의 꼬리표를 떼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표현이기도 해서다.

그는 최근 중고차 시장에 불고 있는 대기업의 시장 진입 시도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단과 소신을 내비쳤다.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느껴진다.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사실 요즘 같이 정보가 오픈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대기업 차량이라고 해서 그 차가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성능과 사고유무, 법적 보상보증서비스 등에 대해 대기업이 메리트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중고차단지 내에서도 이제 새로운 환경에 맞춘 성능과 보증서비스 상품과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지난 6월 시행된 중고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의무화에 대해선 '탁상행정'이라고 못 박았다. “어느 고객에게서도 ‘중고차 책임보험'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알고 오는 손님도 없고 관심도 없다. 누구를 위한 정책이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미 기존 중고차 성능보험으로 법적 보장하고 있는 것을 보험사를 끌고 와서 보험비를 주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중고차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일 뿐”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전문직업으로서 '중고차 딜러'에 대한 세간의 시선을 불식시키는 방법으로 '전문성 확보'와 '국가 공인 자격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금의 종사원증 발급 과정은 개별 딜러들의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 딜러들의 진입이 쉬운 반면 이직률이 높은 것도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 크다. 국가 지원을 통해서든 조금 더 체계화 된 전문교육이 바탕이 된다면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도 필터링이 될 것으로 본다”며 “최소한의 기준 정립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중고차 시장 정상화 점수를 '50점'으로 봤다. 많이 좋아졌지만 가야할 길이 그만큼 남았다는 뜻이다. "정말 시장이 투명하다면 필요한 말만 거래과정에서 하면 되는데 아직도 고객의 의심을 해소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피곤하고 고달프다." 정부와 업계가 중고차 시장 정책을 두고 귀담아야할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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