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창간기획] 중소렌트사, 플랫폼과 손잡고 변화와 혁신의 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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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창간기획] 중소렌트사, 플랫폼과 손잡고 변화와 혁신의 길에 나선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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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렌터카 시장, 갈수록 대기업 과점화로 양극화 심화
롯데 등 대기업과 캐피털 업체 전체 점유율 60% 상회
'운휴차량 최소화하고 가동률 높이는 것이 렌터카 사업' 핵심
중소렌트사 상생 플롯팸 ‘딜카’ 참여 이후 단기렌트 매출 80% 신장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국내 렌터카 시장은 ‘소수 대기업에 의한 과점화와 이로 인한 대다수 중소업체의 경영난 악화’로 요약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2015년 45만9000대, 2016년 63만8000대, 2017년 73만2000대, 2018년 85만3000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도 87만9504대로 지난해 동기(75만4347대) 대비 16.6% 늘었다.)

이 같은 렌터카의 등록대수 증가는 연평균 약 15% 수준으로 최근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평균 증가율 3~4%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체 신차 등록대수 158만대 중 렌터카 비중이 1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2015년(8.9%)과 비교해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국내 렌터카 시장의 성장은 롯데와 SK 등 일부 대기업이 주도하는 반쪽 성장이다. 올 1분기 자동차 등록대수 기준으로 보면 롯데렌터카(시장점유율 24% , 등록대수 21만 1187대)와 SK네트웍스(12.7%, 11만1310대), AJ렌터카(9.1%, 8만 174대) 등 이른바 ‘빅3’로 분류되는 상위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가까이 이른다. 여기에 캐피탈 업체까지 포함하면 대기업 점유율은 60%를 훌쩍 넘는다.

한국렌터카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업체 수는 약 1080여 개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대기업으로 분류하는 기준(1000대 이상 보유)으로 보면 전체 약 98% 업체가 중소렌터카업체다.

▲ 지난해 동반위 ‘단기대여’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했지만...

이처럼 갈수록 국내 렌터카 시장이 대기업의 시장 과점화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자, 지난해 12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제53차 회의에서 자동차 단기 대여 서비스업 품목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또 앞으로 3년간(2019~2021년) 기존 렌터카 대기업은 지점수를 유지하고 신규 대기업은 진입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로 인해 단기 대여 시장에 진출한 롯데와 SK 등 대기업 렌터카 업체는 사업 확장이 막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동반위의 권고가 별다른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동반위는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대·중소기업간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대기업에 위원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해야 한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관리·감독하거나 통제하기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동반위의 규제 대상이 '단기 대여 서비스업'에 한정된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터카와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에서 단기 대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SK는 동반위 권고가 나온 이후 모두 ‘동반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목소리를 낸 이유다. 이런 점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상생을 위한 동반위의 권고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렌터카 사업의 수익 구조는 차량을 대여해주고 받는 수익인 ‘렌탈 수입’과 중고 차량을 매각해 발생하는 ‘중고차 매각 수입’ 두 가지로 나뉜다. 이 중 렌탈 수입은 개인과 법인 등 장기간 차량을 대여하는 장기렌트와 장기렌트보다 기간이 짧은, 월 단위로 계약하는 월장기(중기렌트), 그리고 단기렌트, 보험대차 등으로 분류된다.

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렌터카 업체의 매출 비중은 단기렌털(13%), 중기렌털(24%), 장기렌털(63%)로 나타난다. 이 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장기렌탈 시장은 이미 대부분 대기업 렌터카 업체가 지배하고 있다. 그나마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유지해 왔던 중소업체의 중·단기렌트 매출도 모바일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카셰어링 등장 이후 급감했다.

즉, 중소업체는 각각 장·단기렌털 시장을 잠식한 대기업과 쏘카나 그린카 같은 카셰어링 업체 사이에서 이중고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소렌트사는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돌파구로 삼았다.

▲ 렌터가 사업 핵심은 결국 ‘회전율’…‘딜카’ 참여 이후 매출 80% 올라

경기도 김포시에서 총 400대 규모의 렌터카 업체을 운영하고 있는 장신원 대표는 3년 전부터 ‘딜카’와 제휴를 통해 60대를 딜카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는 렌터카 사업의 핵심을 “렌터카 차량이 감가상각되는 것보다 더 많은 매출액을 올려서 수익을 남기는 것”이라고 한 말했다. 감가상각이란, 기업의 경제자산인 건물, 기계, 설비 등 고정자산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자본가치가 점점 소모되므로 그 소모되는 가치를 말한다.

렌터카의 경우 가령, 20억을 들여 2000만원대 차량 100대를 매입했다고 하면 3~4년이 지나면 그 차량의 자산 가치는 10억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이로 보면, 업체 입장에선 어떻게든 감가상각으로 줄어드는 자산 가치 이상 수익을 올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사람들은 렌터카 차량이 100대 있다고 하면 업체 규모가 꽤 큰 줄 알지만 중소렌터카 업체의 자본금 규모는 대부분 5천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이는 (차량 값으로 인해 잡히는) 자산도 많지만 실제는 그만큼 부채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점점 악화되는 경영난으로 차량 할부금을 갚지 못해 도산하는 업체가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장 대표 말에 의하면 렌터카 사업은 패스트푸드업과 같이 결국 회전률이 관건이다. 업계 표현을 빌리자면, 운휴 차량의 비율을 최소화하고 가동율을 극대화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딜카와 제휴로 수익이 얼마나 늘었을까. 장 대표는 단기 렌탈 부분에서 80% 이상 매출 신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에는 네이버나 다음 등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포털 광고에 클릭 1건당 3000원씩 하는 높은 마케팅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며 "이런 점 때문에 부정 클릭을 적발하는 업체가 따로 있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딜카가 중소렌터카 상생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같이 상생하며 함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교통산업 분야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플랫폼이 렌터카 경영의 모든 것을 책임져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플랫폼 참여로) 가동율이 올라가는 만큼 추가 인력이 필요하거나 차량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하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딜카는 지난 2년간 대대적 시스템 투자를 통해 서울과 제주 등 전국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또한 딜리버리형·픽업형·구독형·사고대차 등 중소렌트사를 위한 상품 line-up을 완성했으며 딜카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모든 렌트사까지 차량키를 디지털화 하는 KAKI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야놀자’와 KT 등 시장 주도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2021년까지 카셰어링과 단기렌트 시장의 1위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라고 포부다.

▲ ‘중소렌트사 상생 플랫폼’ 지향하는 딜카…쏘카나 그린카와 달리 차량 직접 제공 안 해

“딜카 플랫폼이 세상에 줄 수 있는 사회적 밸류(value·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지난 2017년 9월 출시돼 ‘국내 최초 배달형 카셰어링 서비스’로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딜카(딜리버리카)는 현재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쏘카나 그린카와는 달리 대여 차량을 직접 제공하지 않고 플랫폼을 통해 렌터카 업체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중개역할만 맡는다. 이처럼 딜카가 쏘카나 그린카와 달리 어찌 보면 다소 제한적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고수하는 이유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매년 렌터카 시장의 외형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중소사업자의 몫은 줄어들고 있다. 중소렌터카 업체는 브랜드 인지도 및 이용 접근성 측면 등에서 여러모로 대기업에 비해 시장 경쟁력이 뒤쳐질 수 밖에 없고 또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소렌터카업체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해 대면 계약 등의 비효율적인 기존 대여 운영 절차를 보완하고,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싶어도 최소 수 십억원에 달하는 플랫폼 구축 비용을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딜카가 파고든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플랫폼 업체는 플랫폼 시스템 구축과 중소업체가 취약한 브랜딩 및 마케팅을 지원하고, 렌터카 회사는 차량 제공 및 청결 등의 관리를 맡는 역할 분담을 나눠 각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맡아 불필요한 비용은 절약하고,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차고지 확보에서부터 차량 보관 및 수리까지 렌터카 사업의 제반 업무를 모두 떠맡아야 하는 쏘카나 그린카와 달리 딜카는 핵심 업무인 제휴 업체 관리 및 플랫폼 운영과 고도화 작업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고, 중소렌터카 회사들은 플랫폼을 통해 가동율을 끌어 올릴 수 있어 서로 win-win하는 지속 가능한 렌터카 생태계가 구축되게 된다.

물론 딜카 플랫폼이 처음부터 중소렌트사의 신뢰를 얻은 건 아니다. 사업 초기, 렌터카 사업에 진출해서 금산분리 위반 논란에 있던 대기업 캐피탈 업체가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단기렌트 시장에 우회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영훈 딜카 대표는 이 같은 중소업체의 불신을 해소하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딜카는 이제 중소업체와 상생하는 사업 모델을 인정 받아 지난해 동반위에서도 대기업 규제에서 예외 모델(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IT기반 플랫폼과 기존 중소렌터카 사업자의 차량을 활용하는 경우)로 인정받았고, 지난 7월에는 직접적으로 렌트 사업을 하지 않음에도 서울시 나눔카 공식 사업자로 선정됐다.

또 최근에는 서울대여사업조합 표준플랫폼 선정을 시작으로 경기 및 부산광역시 자동차대여조합과도 표준플랫폼 선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모빌리티 CaaS(Car as a Service) 플랫폼으로 성장 목표

기업 내부적으로 보면 딜카의 이 같은 사업 행보와 역할은 최근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트렌드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흐름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 앱티브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모빌리티 시장 진출 행보를 활발히 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현대차의 행보를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최근의 트렌드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바뀌면서 자칫하면 향후 모빌리티 업체에 자동차만 공급하는 제조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변화 시도로 보고 있다.

이영훈 대표는 “앞으로 모든 교통 서비스 산업은 운송수단이 단순한 이동의 목적을 넘어 서비스화 되는 것을 의미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와 서비스로서의 자동차를 의미하는 CaaS(Car as a Service) 이 두 가지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래 교통 서비스 산업 재편 과정에서 딜카 플랫폼이 CaaS 부분을 맡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다가오는 커텍티드카와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사로 변화를 시도하는 그룹사(현대자동차)의 전략적 변화의 한 축을 맡아 역할을 할 것”이라며 딜카 플랫폼의 미래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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