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설] 교통산업 새 패러다임 짜자
상태바
[창간사설] 교통산업 새 패러다임 짜자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9.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교통신문 창간 53주년에 부쳐 -

[교통신문] 시계추의 단진자운동이 무한반복되면 역사가 만들어진다. 교통신문이 고고의 함성을 울리며 태어난 지도 오늘로 53년,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다. 전문언론의 시간에는 영일이 없다. 교통신문이 처음 만들어지던 날도, 그 이후 어느 날에도, 또 오늘도 무거운 주제와 두터운 현실의 벽을 넘나들며 땀을 흘려야 하는 것이 전문언론의 숙명 같은 것이다. 그것은 차라리 언론의 본질과도 같다. 그리하여 교통이라는 제한된 범위에서 전문언론이 감당해야 하는 시대는 늘 버거웠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쉰세번째 생일에 독자의 성원을 생각한다. 늘 같이 하면서 벗이 되어주고, 위안이 되어 주고, 힘이 되어 준 독자 덕분에 한 해, 또 한 해의 발자국을 만들어 올 수 있었음을 특별히 감사히 여겨 고개 숙여 절한다.

독자의 성원으로 53년 맞아

둘러보는 2019년 가을의 사회상은 ‘짙은 흐림’의 연속이다. 교통신문의 주변, 교통산업과 교통기술 분야의 진단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산업 현장의 소리는 신음에 가깝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무 강제화의 후유증이 산업 본질의 문제를 함몰시킨 것이다.

‘잘 나가는 현금장사’라던 버스·택시운송사업은 진작 사양화해 ‘투자 대비 이윤’의 그래프가 사라진지 오래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화물운송사업의 현실도 너무 불안하다. 노동조합이 압도하는 자동차산업은 어느덧 우리 경제의 또다른 위험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산업 운영 주체들이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며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 큰 불안감은 외적 요소다. 주요 교역국가들이 극단적으로 자국 이익에 우선해 누구와, 언제, 어떤 방식의 무역 분쟁이 촉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쳐 우리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하며, 쾌적하고 저렴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 교통업무의 목표라면 산업 일선은 그 요소들을 만들고 엮어 작동하는 주체다. 그런데 ‘자본(비용)이 혈액’인 산업에 있어 경제사회의 불확실성은 자본의 흐름을 경직화시켜 산업의 작동을 둔화시키거나 오작동 또는 더러 작동을 멈추게까지 한다. 여기에 더해 곳곳에 숨겨진 규제는 마치 고속도로에 설치한 신호등과 같이 산업 작동의 연속성을 끊고 아예 차단하게 하기도 한다. 다수 교통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현재 우리 교통산업의 현실이 바로 그와 같은 양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문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경제운영의 패러다임 자체를 재정립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인위적·작위적 고용·임금체계 조정이 아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룰을 뼈대로 창의적으로 경쟁을 만들어 가는 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교통산업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경주할 때 산업 활성화는 물론 정책 만족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교통신문은 그와 같은 시각을 존중하며 국가사회가 지향하는 궁극적 교통복지 실현과 고도화된 교통서비스 창출을 위해서는 경제 운영 전반에의 새로운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동의한다.

‘작은 지팡이’ 역할 할 것

그러면서 더욱 첨단화된 교통기술의 원만한 산업화 이행과 교통산업의 내실화, 종사자들의 보편적 삶의 질 향상과 같은 이 시대의 과제가 무리없이 이뤄지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작은 지팡이’ 역할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면 교통신문 역시 뼈를 깎는 자기 성찰과 역할 재정립을 감당하고자 한다. 보이고 들리는 것만을 보도하는 구태의연한 태도는 이미 독자의 관심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왜 그런지, 어떻게 그런 것인지를 독자보다 먼저, 독자보다 더 많이, 더 깊게 알고 이해한 것을 기사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떤 목적인지 확인해 기사에 담아낼 때 비로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 역시 교통신문은 기본적인 보도 태도로 삼을 것이다.

하나의 사건이 한 줄의 기사로 독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걸리던 시간이 53년전 만 하루에서 지금은 불과 몇 초 사이로 단축됐다.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가져다준 선물이지만 전문언론에게는 가혹한 조건일 수 있다. 속도가 생명인 시대, 더 높고 귀한 가치는 그렇다면 무엇일까.

교통신문은 창간 53주년을 맞아 그것을 찾기 위한 노력, 이미 우리 속에 와 무겁게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를, 그러나 쉽게 그 존재를 알지 못하는 그 가치를 위해 더 땀 흘리며 뛰어야 한다는 점을 오늘 새삼 다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