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창간기획] 확대되는 ‘밴’ 시장 … “범용성 뛰어나 수요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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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창간기획] 확대되는 ‘밴’ 시장 … “범용성 뛰어나 수요 늘 것”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1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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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카니발 [자료사진]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국내에서 다목적 밴(VAN)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특수목적에 한정돼 있던 수요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노선버스나 카쉐어링, 소위 대안택시 같은 용도로 활용처가 넓어지면서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앞 다퉈 신차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판매되는 밴은 정확하게 규정짓기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차 크기나 용도에 따라 밴이나 소형버스 등으로 제각각 분류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정확하면서 통일된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대개 기아자동차 ‘카니발’이나 현대자동차 ‘스타렉스’와 비슷한 용도 또는 크기 차는 ‘밴’으로 부르고, 현대차 ‘쏠라티’와 같은 세미보닛 형태 차는 소형버스로 일컫는 경향이 있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3만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국산이 12만7000대 이상이고, 외산이 3000~4000대 수준이다. 국산차인 카니발과 스타렉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세미보닛 형태 밴으로 국산차 쏠라티를 비롯해 외산차인 벤츠 ‘스프린터’, 르노 ‘마스터’와 이베코 ‘데일리’ 등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 이밖에 일본 브랜드가 내놓은 일부 밴 모델이 있는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제한적인 수요에 대응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자료사진]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자료사진]

◆카니발과 스타렉스가 대부분 시장 장악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밴 모델은 기아차 카니발이다. 지난해에만 7만6362대가 팔려 5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외산차 못지않은 고급 사양을 갖췄고, 여기에 밴 특유 활용성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선거 기간 후보들이 가장 애용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원래 렌터카나 대형택시로 많이 쓰였는데 최근에는 ‘타다’와 같은 대안택시 용도로도 각광받고 있어 수요 확대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프리미언 패밀리 밴 이미지가 강화된 2020년형 모델이 출시됐다. 기존 ‘서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에 ‘세차장 진입 가이드’와 2열에서 시청 가능한 모니터인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던 7인승 모델에 하위 트림이 추가됐고 9인승 모델은 트림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기에 11인승 가솔린 모델이 추가돼 고객 선택 폭이 넓어졌다. 고급화 버전인 하이리무진에는 VIP 전용 목 베개와 허리쿠션, 1열 LED 도어스팟램프 등 신규 사양이 적용됐다.

스타렉스는 전통적으로 인기를 끄는 모델이다. 지난해 5만180대가 팔리면서 카니발과 함께 시장에서 양강을 형성 중이다. 카니발에 비해 화물차 인상이 강한 것은 약점이지만, 각종 용도 변신이 비교적 자유로운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고 가격도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해 꾸준히 사랑받는다. 최근에는 일상생활 용도로도 활용 가능한 캠핑카와 승용차로 분류시킨 고급 리무진 모델이 잇달아 출시됐고, 구급차와 하이루프휠체어 등 특장차 5종도 나왔다. 더불어 어린이통학차 디젤 모델이 출시돼 앞서 선보인 LPG 모델과 함께 판매 중이다. 8월 출시된 2020년형 모델은 고객 선호 사양을 확대 적용하고 편의성을 높여 상품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9인승 모델에는 스타렉스 최초로 블루링크를 지원하는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또한 차량 실내 관리에 용이한 재질인 리놀륨 플로어 카펫을 일부 트림에 적용했고, 1·2·3열 팔걸이(암레스트)에 각도조절 기능을 더해 시트 기울일 때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내비게이션 후방모니터 등으로 구성된 ‘내비게이션 패키지’ 대신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후방모니터 등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라이트 패키지’를 운영해 후방모니터가 필요한 고객 가격 부담을 낮췄다.

현대자동차 쏠라티 [자료사진]
현대자동차 쏠라티 [자료사진]

◆세미보닛 형태 밴 시장도 활성화 중

카니발과 스타렉스가 각자 포지션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된 세미보닛 형태 밴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미보닛 형태 밴 시장은 상용차 기반 큰 차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수요 따라 다양한 용도 변신이 가능해 범용성이 뛰어나다. 특히 최근에는 의전이나 비즈니스에 적합한 프리미엄 리무진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다.

극소수 외산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이 대중에게 관심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 현대차가 ‘쏠라티’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쏠라티는 가격은 물론 AS네트워크 접근이 쉬운 국산차 장점을 앞세워 일부 승합택시와 노선버스 업계에 진출했고, 캠핑카·앰뷸런스·어린이버스·장애인차·냉장밴·윈도우밴 등 각기 용도에 맞게 특수 장치를 장착한 컨버전 모델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795대가 국내 판매됐고, 올해도 8월까지 554대가 팔리는 등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고급 리무진 모델까지 나왔다. 리무진은 지난 2017년 서울국제모터쇼에서 첫 선 보인 프리미엄 비즈니스 밴. 실내를 최고급 소재로 다듬고 첨단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해 격조 높은 승차감과 안락감을 탑승객에게 선사한다.

르노삼성자동차 마스터 [자료사진]
르노삼성자동차 마스터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국내 상륙한 르노 ‘마스터’는 국산차인 쏠라티는 물론 스타렉스까지 위협하는 다크호스다. 화물 밴에 이어 올해 6월에는 미니버스 모델이 나왔다. 13인승과 15인승 모델이 출시됐는데, 전 좌석에 접이식이 아닌 넓고 편안한 고정식 좌석과 3점식 안전벨트가 기본 제공된다. 15인승 모델에는 전동식 스텝(발판)을 기본 장착해 승하차 편의성도 극대화됐다. 탑승객을 위한 배려는 높은 차체 전고에서도 느낄 수 있다. 13인승과 15인승 모두 전고가 높아 실내에서 머리를 숙일 필요 없다.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10~12월 세 달 동안 265대가 팔렸고, 올해는 9월까지 1949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국산차 업체인 르노삼성차가 수입·판매 중인 외산차라 공급에 제약이 많지만, 그래도 초기 실적이 나쁘지 않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국내 수요에 대응해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공급이 어렵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르노삼성차는 마스터가 학원버스, 비즈니스 출장, 렌터카, 레저, 호텔 및 여행 VIP용 차량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외산 밴은 제한적인 특수 수요에 대응

벤츠 ‘스프린터’는 세미보닛 형태 밴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에서 최고급 프리미엄 밴이나 구급차 등으로 도로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프리미언 밴 분야에선 벤츠 공식 바디빌더(특장) 업체인 와이즈오토가 두각을 보인다. 대표모델인 ‘유로스타’로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판매를 이끌어냈다. 유로스타는 ‘스탠다드’, ‘럭셔리’, ‘VIP’ 총 3가지 모델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김상중, 지진희, 이정재, 윤은혜 등 연예인 밴과 기업체 임원의 움직이는 라운지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와이즈오토 관계자는 “벤츠 스프린터는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명성에 걸 맞는 안전성과 성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테리어와 옵션으로 의전차량으로 한 동안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 바디빌더 브랜드에서 잇따라 프리미엄 인테리어를 갖춘 컨버전 모델을 내놓으면서 의전용 차량, 특히 이동 시간이 긴 스타들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스프린터 판매량은 매달 10~2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임러트럭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보다 눈에 띌 만큼 실적이 증가했다. 제품 품질은 물론 전 세계 프리미엄 밴 시장을 선도하는 명성에 걸맞게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요인”이라고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상용빌더 와이즈오토가 스프린터를 기반으로 만든 유로스타 [자료사진]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상용빌더 와이즈오토가 스프린터를 기반으로 만든 유로스타 [자료사진]

이밖에 이탈리아 브랜드 ‘이베코’도 지난해 하반기 ‘데일리’를 선보였다. ‘밴’과 ‘섀시 캡’ 두 모델이 국내 들어왔는데, 다양한 용도에 맞춰 총중량 3.5톤부터 최대 7.2톤, 적재용적 9㎥에서 최대 18㎥에 이르기까지 업계에서 가장 폭넓은 라인업을 자랑한다. 밴, 세미 윈도우 밴, 섀시 캡, 섀시 카울(섀시 반제품), 크루 캡(더블 캡) 등의 형태를 갖춰 8000여종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활용될 수 있다.

◆가격이 시장 성공 여부 판가름해

활용도 뛰어난 밴 모델의 시장 성공여부는 ‘가격’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 상용차 용도에 가깝기 때문에 성능도 중요하지만, 가격의 높고 낮음이 실적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가격 측면에선 국산차가 유리했지만, 최근에는 외산차도 가격을 낮추면서 ‘국산차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걷혔다는 분석이다. 카니발은 최저 3160만원에서 최고 404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 모델 선택이 가능하다. 국산 모델 치고는 싸지 않은 가격이 다소 걸림돌이란 지적. 이에 비해 스타렉스는 가격만큼은 국내 판매되고 있는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최하 2209만원부터 최고 3090만원까지 있는데, 대부분 2000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점은 대체 불가능한 장점으로 꼽힌다. 마스터는 외산차답지 않은 합리적 가격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버스 모델의 경우 13인승과 15인승 가격이 각각 3630만원과 4600만원으로 구입 장벽이 높지 않다. 반면 스프린터는 바디빌더 업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데, 6000만원대 보급형부터 1억5000만원 이상 럭셔리 모델까지 다양하다. 타깃 수요가 분명한 모델이라 가격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많아 향후 3~4년 성장 지속 예상

밴 시장은 향후 3~4년간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대체는 물론 신규 수요가 충분해서다. 탑승객 안전이 강조되면서 각종 안전장치 등을 추가해 관련 법규에 맞춘 승객용 밴 판매가 늘어나는데다, 화물 시장에서도 소화물이나 특수화물 등 분야에서 활용성 탁월한 밴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안택시로 관심을 받는 점도 이런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대형승합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 벤티’에 투입되는 차도 카니발과 스타렉스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지난 8월 말부터 인천·경기·서울 지역 택시회사를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현재 약 700~800대 정도 차량이 확보됐다.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향후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타다’의 경우 내년까지 차량을 1만대까지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타다=카니발’로 인식될 만큼 밴 수요가 높다. 기존 중형택시가 주지 못한 색다른 승차 경험으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택시업계 밴 수요는 확대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밴 모델은 범용성이 좋아 중소형 상용차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만큼 최근 밴에 대한 시장 관심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업체 또한 발 빠르게 상황에 대응해 새로운 차종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차종 경쟁이 상용차와 특장차 시장 전체에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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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2019-10-26 19:56:58
도요타가 영국 블랙캡을 벤치마킹해서 재팬택시를 만들었듯이,, 현대는 그냥 재팬택시를 벤치마킹해서 똑같이,, 또는 좀 더 개선해서 만드는게 좋다. 재팬택시 타보면 정말 손님입장에서 편하다. 일반 세단택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현대가 택시전용모델 만든다면 그냥 그대로 재팬택시 벤치마킹해서 만들어라,, 이상하게 만들어 시간낭비, 돈낭비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