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낡은 대형트럭 조기폐차 지원 확대가 공해 저감 근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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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낡은 대형트럭 조기폐차 지원 확대가 공해 저감 근본책”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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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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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정부가 노후 경유차(디젤차) 운행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화물차 업계 일각에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을 확대해 트럭 차주에게 전가되는 부담을 완화시켜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0년 이래 13만대 혜택 … 배출가스 저감 효과 입증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은 정부가 운행차량 배출가스 저감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본격 시행된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2018년)까지 조기폐차를 비롯해 각종 저감장치 부착이나 엔진개조 등에 4200억원이 투입됐고, 13만대 이상 노후 경유차가 혜택 받았다. 매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각 지자체별로 사업이 진행되는데, 조기폐차 지원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비용을 부담한다.

정부가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를 적극 지원하는 것은 운행 중인 경유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 등이 대기공해물질 주요 발생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2010년 이후 ‘탈 디젤’ 정책이 가속화됐고, 이에 더해 저공해차 보급이 확산됐다. 운행차량 배출가스 저감사업은 일단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환경부는 2016년 대비 2017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기·열 생산(860만 톤↑), 철강(610만 톤↑), 불소계 온실가스(310만 톤↑) 부문에선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송부문은 9880만 톤이던 것이 9830만 톤으로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유차 신규 등록 또한 2009년 44만대에서 2015년 96만대로 증가했지만, 2018년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79만대까지 떨어졌다.

◆대형트럭 차주, “시장 현실 반영 충분치 않아 역부족 제도”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실질적 도움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화물차 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상용차 시장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까지 있었다. 이런 불만은 특히 3.5톤 이상 대형트럭 차주들에게서 많이 나왔다.

가장 먼저 꼽힌 불만이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사업 시행 시점. 대형트럭 차주들은 지자체별로 특정 시기에만 일괄적으로 시행되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원 신청이 특정 시기에만 가능한데다 접수 받는 기간마저 짧아, 때를 놓칠 경우 혜택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연 초 환경부가 지자체별 사업 규모 등을 공고한다. 이를 근거로 지자체는 각자 사정에 따라 신청접수와 보조금 지원 일자를 잡는데, 매해 2~3월경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신청접수 기간이 짧게는 3일, 길어봐야 일주일에 그친다는 점이다. 일부 대형트럭 차주들은 승용차와 다른 상황을 감안해 트럭과 같은 상용차는 신청 시기를 특정하지 말고 연중상시 가능하게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산 대형트럭을 소유한 김주현(45·인천)씨는 “차량이 생계수단이라 새 차를 구입하려해도 고려할 사항이 많다. 구입한 지 오래돼 차를 바꿀 상황이었다. 보조금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일감이 밀렸고 놓칠 수가 없어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나중에 신청해야겠다고만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특정 시점에만 신청 가능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돼 허탈했다”고 했다.

또 다른 대형트럭 차주 박모(59·수원)씨는 “소유 차량이 연식은 오래됐지만 운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수도권부터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서서히 차를 바꿔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대한 몰 수 있을 때까지 차를 운행한 후에 바꾸고 싶은 게 대형트럭 차주 마음일 것이다. 원하는 시기에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트럭에 한정해서라도 언제든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조금 지원, 금액과 대상 등 규모 확대 요구도 높아

지원금도 도마에 올랐다. 신차 구입 가격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지원금 상한액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총중량 3.5톤 이상 대형트럭을 신차로 구입하면 배기량에 따라 44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한도 내에서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지원 대상과 규모는 차종과 연식에 따라 다르다. 보험개발원이 산정한 차량기준가액에 따라 결정된다. 조기폐차를 활성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정부는 올해 3.5톤 이상 대형트럭 보조금 지원 상한액을 기존 77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했다. 혜택이 늘면서 조계폐차 실적도 증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수도권 지역 대형트럭 조기폐차는 655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21대) 대비 31배 늘어난 것. 책정된 본예산이 빠르게 소진됨에 따라 2412억원에 이르는 추가경정예산도 편성됐다. 본예산(1207억) 보다 2배 많다. 내년(2020년)에는 본예산 규모가 더욱 확대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에 노후 경유차 30만대를 조기폐차하고, 이를 위해 국고 2896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본예산 책정 물량은 15만대였다. 국고 보조율도 3년간 한시적으로 50%에서 60%로 상향 조정된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일부 지방 지자체가 예산 증액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대형트럭 차주들은 보조금 지원액을 지금보다 좀 더 증액해 현실화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모(51·제천)씨는 “올해 보조금 3000만원을 받아 외산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를 구입했다. 적지 않은 혜택을 받은 셈이지만, 2억원 넘는 차량 가격을 고려하면 여전히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대형트럭 가격이 예전 보다 많이 올라 부담을 크게 느낀다. 자칫 떼쓴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절대액수를 고려하면 보조금 등을 제외해도 차주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했다.

지원 대상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승용차와 별도로 분리해 매년 대형트럭 전용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같은 맥락에서 제기됐다. 관련해 수도권의 경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이 제한받고 있어 낡은 대형트럭 소유 차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국산 BCT를 소유하고 있는 배경우(50·서울)씨는 “일 끝내고 서울로 진입할 때 도로 전광판에 노후 경유차 단속 관련 문구가 뜨면 늘 불안하고 부담이 커진다. 배출가스 5등급 판정을 받았는데, 이래저래 조기폐차 지원 제도를 알아보니 예산이 한정돼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는 신청해도 탈락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적은 예산을 갖고 승용차와 상용차 모두가 경쟁하는 구조는 잘못된 것 같다. 트럭이 대상인 제도가 별도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화물차 업계 한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연식 오래된 낡은 차나 배출가스를 가장 많이 내 뿜는 것으로 여겨지는 화물차에 보조금을 우선 책정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에서는 아예 예산의 20~30%를 화물차에 우선 배정하고 있지만, 대형트럭 등의 화물차 소유자가 보다 계획적이면서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별도 예산을 책정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지방 확대돼야” 지적도

수도권에 집중된 지원을 점차 여타 지방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올해 본예산 기준 운행차량 배출가스 저감사업 금액 가운데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배정 금액 비중은 74.6%에 이른다. 이는 수도권에서 배출가스 규제가 가장 먼저 강화된 점이 감안된 것. 화물차 업계는 내년부터라도 비수도권 지역 비중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의 경우 올해 초 보조금 지원 규모가 확정됐을 때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질책하는 지역 목소리가 나왔었다. 당초 시가 국비와 시비 32억원을 투입해 1500대를 조기폐차 하겠다고 했는데, “인구가 훨씬 적은 지역 보다 낮게 책정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당장 지방 거주 대형트럭 차주들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

안모(47·부산)씨는 “수도권에 이어 지방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한 운행제한이 시행되는 등 노후 경유차 규제가 강화되는 것으로 안다. 현재 지원 규모로는 지방에 살고 있는 대형트럭 차주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신차를 구입해야 할 수 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역차별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업계 “화물차 집중한 조기폐차 지원 효과적일 수도”

전문가들은 운행차량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화물차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련해 지난 4월 서울서 열린 ‘미세먼지 저감’ 주제 한 심포지엄에서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주범인 낡은 화물차 조기폐차나 배기가스저감장치(DPF) 보급 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표자 가운데 한 명인 박상준 한국교통연구원 기후변화·지속가능교통연구팀장은 화물차·승용차·레저차량(RV)별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10년 이상된 중대형 화물차에 대한 지원이 승용차 보다 비용과 편익 모두 우월했다고 밝혔다. 승용차의 경우 화물차에 집중하는 정책에 비해 비용은 배로 들지만 편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당시 박 팀장은 “노후화 측면에서 화물차가 승용차 등에 비해 더 심각하다. 올해 초 기준 등록 화물차 360만대 중 10년 이상된 것이 전체 41.1%인 147만9004대나 됐다. 10년 이상 노후 차량 비중이 승합차(35.8%)나 승용차(29.4%) 보다 심각하다. 배출량 많은 차종에 대해 미세먼지 대책을 집중해야한다”고 했다.

물론 한국교통연구원은 가장 타당한 대안으로 낡은 화물차 조기폐차 보다는 DPF 설치 확대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DPF 같은 각종 저감장치나 엔진개조에 들어가는 보조금을 늘리기 보단 차라리 신차 구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화물차 업계 한 관계자는 “경유차 운행 비중을 낮추려고 기존 차량에 저감장치를 달거나 엔진을 개조하는 것만으론 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더욱이 화물차 시장에서 경유차 비중이 낮아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대형트럭의 경우 경유차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차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못했다. 친환경 트럭의 힘과 성능에 대한 부정적 생각도 아직은 팽배해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트럭 차주에게 피해 가지 않도록 신차 구입을 유도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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