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앞세운 소형·대형차 판매, 두 자릿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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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앞세운 소형·대형차 판매, 두 자릿수 증가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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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승용차 실적 하락세에도 불구
전년比 각각 16.4%와 26.7% 늘어
남녀 불문, 시장서 신차 인기 높아
“2030 소비 늘면 시장 더 큰 성장”
지난 7월 출시된 기아차 하이클래스 소형 SUV 셀토스 [자료사진]
지난 7월 출시된 기아차 하이클래스 소형 SUV 셀토스 [자료사진]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올해 내수 자동차(승용차 기준) 시장에서 소형차와 대형차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UV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이 요인으로 꼽혔는데, 반면 SUV 실적이 저조한 나머지 차급 판매는 감소세를 보였다.

완성차 업체 각 자료와 자동차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승용차는 모두 125만5195대로 전년 동기(130만5054대) 대비 3.8% 줄었다. 차급별로 증감이 엇갈렸는데, 이중 소형과 대형만 1년 전과 대비해 증가했고, 나머지 차급은 판매가 줄었다. 소형차는 15만7309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13만5149대) 대비 16.4%, 대형차는 18만1488대 판매로 전년 동기(14만3204대) 대비 26.7% 각각 증가했다. 두 차급을 제외하고는 경형(9만6857대·9.0%↓), 준중형(25만3057대·15.2%↓), 중형(40만4265대·9.4%↓), 준대형(16만2201대·7.8%↓) 차급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소형과 대형 차급 판매가 늘어난 것은 해당 차급에서 신형 SUV가 잘 팔렸기 때문. 특히 국산차 성장이 눈에 띈다. 소형차에선 코나(3만5204대·현대), 티볼리(3만301대·쌍용), 트랙스(1만117대·한국GM), 스토닉(7377대·기아), QM3(4702대·르노삼성) 등 기존 모델에 더해 새롭게 베뉴(1만1789대·현대)와 셀토스(2만1064대·기아)가 더해지면서 볼륨이 더욱 확대됐다. 대형차에선 팰리세이드(4만2794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차답지 않은 판매고를 기보이고 있는데, 덕분에 세단 등을 포함한 전체 대형차 내수 실적은 전체 차급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소형과 대형 SUV는 최근 내수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도 잇달아 신차를 들여와 시장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반면, 소형과 대형 차급을 제외한 나머지 차급 SUV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과 대형 SUV로 고객이 이탈했기 때문. 현대차 산타페(7만2828대)와 투싼(2만9942대)은 각각 18.7%와 10.8% 판매가 줄었고, 기아차 쏘렌토(4만1647대)와 스포티지(2만3519대)는 각각 25.6%와 24.3% 감소했다. 네 차종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 주력 모델로, 각각 소형과 대형 차급 판매 추이에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올해 내수 시장은 SUV가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세단(해치백 등 포함) 시장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SUV 판매 성장이 경직된 시장을 어느 정도 풀어주고 있는 것.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세단은 52만8298대로 전년 동기(57만4968대) 대비 8.1% 감소했다. 해치백(10만5112대), 쿠페(3654대), 컨버터블(3023대), 왜건(1370대)을 포함한 전체 실적은 64만1457대로 전년 동기(70만8838대) 대비 9.5% 줄었다.

반면 레저차량(RV) 부문에서는 SUV(49만2925대), RV(8만5560대), 픽업트럭(3만5253대)을 합해 61만3738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59만6216대) 대비 2.9%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RV 올해 실적은 다소 줄었지만, SUV와 픽업트럭 판매가 늘면서 전체 실적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RV 성장세가 세단을 앞지르고 있지만, 신차등록을 기준으로 여성 고객 비율이 변하지 않은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영업용을 제외한 순수 개인 소유 차량만을 따졌을 때 10월까지 팔린 차량(102만4262대) 가운데 여성이 구입한 건은 29만5981대로 28.9%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팔린 차(108만341대) 가운데 여성 구입 건(31만1955대) 비율이 28.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RV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큼, 세단 판매가 감소하고 RV가 증가했다면 남성 구입 건수가 증가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여성 고객 비율이 차이가 없었다는 것은 최근 출시된 SUV 등이 여성 고객 취향에 들어맞았던 것이 큰 원인일 것 같다. 실제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가 소형 SUV를 내놓으면서 도회지 여성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성능 및 사양 등을 대거 적용했는데, 시장 트렌드에 제대로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물로 경기가 안 좋은 탓에 젊은 층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SUV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재 추세가 경기침체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더욱 큰 시장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실제 순수 개인 소유 차량을 기준으로 올해 10월까지 차를 구입한 사람 가운데, 20대(7만5966대)와 30대(20만4277대) 청년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와 12.9% 감소했다. 40대(26만7372대)와 50대(29만3928대) 중년층 구입 건수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청년층 감소폭 보다는 적다. 반면 60대(18만2719대) 이상은 오히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침체된 현재 경제 상황에선 이런 시장 추세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 인기 차급인 소형차 못지않게 중·대형차에 대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RV 판매 비중이 높았던 기아차의 경우 내년 신형 쏘렌토를 내놓고 하락된 실적 반등을 노린다. 쌍용차, 르노삼성차, 한국GM 또한 소형차 이외 차급 신차 출시로 실적 회복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위축된 2030세대 소비 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차량 가격 할인 같은 프로모션이 한계가 있는 만큼, 차를 구입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이들 세대에 각인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베뉴’를 내놓으면서 개인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1인 가구’에 초점 맞춘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정부와 지자체가 2030세대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들은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적극적인 소비패턴을 보이는 2030세대가 지갑을 열어야한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국가 차원 당근책이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고민해 묘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0월까지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상용차 포함) 가운데 경유(디젤)차는 54만7140대로 전년 동기(67만1711대) 대비 18.6% 감소했다. 사회적으로 디젤 배출가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휘발유(가솔린·69만2974대)와 LPG(10만5199대)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와 5.2% 증가했다. 친환경차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하이브리드는 8만2098대로 전년 동기(7만1423대) 대비 15.0%, 전기는 2만7874대로 전년 동기(2만5004대) 대비 11.5%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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