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육운의 날' 동탑훈장 수상한 고 영 철 제주화물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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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육운의 날' 동탑훈장 수상한 고 영 철 제주화물협회 이사장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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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원 화합이 공동이익 창출의 밑천”

삼다수 운송계약 개선해 운임 현실화 이뤄
조례 개정 추진…차고지 인접도로 폭 완화
숙원사업 협회사옥 건립 내년중 완공할 것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제주지역 육상운송업계 종사자 모두를 격려하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제주지역 육상운송사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는 것으로 이번 수상에 보답하려고 합니다.”

인터뷰 내내 부드럽고 절제된 언어로 말을 이어가던 그는 이 부분에서 눈에 띄게 또박또박, 그리고 명확하게 단언헸다. 육상운수업계 최대의 행사로 지난 14일 열린 제33회 ‘육운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 훈격의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고영철 제주화물협회 이사장을 만나 수상 소감과 함께 그간의 활동을 들어봤다.

- 정말 열심히 해오셨다는 이야기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잘 듣고 있다. 그중에서도 두드러지게 표시나는 업무 성과가 여러개 있다고 하는데 소개해 달라.

▲굉장히 잘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나에게 수상의 기회를 주셔서 큰 영예라 생각한다. 사실 지역사회인 제주 화물운송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몇몇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 제주의 화물차 차고지 허가 조건이 ‘8m 도로에 인접한 부지여야 한다’는 규제 때문에 화물운송사업자나 차주 모두 크게 애를 먹었다. 지가가 올라 차고지 부지 확보도 어렵지만 인접 도로 폭이 8m를 넘어야 했으니 화물차고지로 그런 부지를 구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주차난에 시달려야 했고, 불법 주정차 시비 등 애로가 많았다.

그런데 업계가 연구조사한 결론은 부지 인접 도로 폭이 6m면 충분히 화물차의 교행이 가능하고 다른 교통류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제주도, 의회 등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도지사도 만나 호소했다. 그런 노력 끝에 작년 4월 마침내 우리 제안대로 조례를 개정해 화물운송사업 차고지난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 삼다수 도내 운송료를 현실화한 일도 있다고.

▲그렇다. 제주개발공사가 발주하는 제주삼다수 도내 운송업무의 문제를 바로잡은 일이다.

제주삼다수는 제주에서 생산된 자원으로, 이를 육지로 내다 팔기 위해서는 도내 운송부터 해야 하는데, 이 운송업무가 그동안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발주돼 도내 운송업체들은 대기업으로부터 물량을 하청받는 형태로 운송에 참여했다. 그러니 제대로 운송수입을 올릴 수 없는 구조였다. 대기업들이 최저가 입찰을 통해 운송권을 확보하면, 이를 도내 업체들에게 다시 운송토록 하청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떼고 운송료를 넘겨주기 때문에 도내 업체들은 운송원가에도 못미치는 운송료를 받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운송에 참여해야 했다. 그런 구조는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우리 지역 물량을 나르는데 우리는 하도급업체로 전락해 저운임으로 신음해야 했으니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수년간의 문제 제기와 연구용역 등을 거쳐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 끝에 2017년 마침내 화주인 제주개발공사가 기존의 저가입찰에서 최고가 입찰로 운송계약 입찰 조건을 바꾸었고, 이로 인해 제주지역 화물운송업체에 돌아오는 운송료가 약 60% 인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업계가 크게 환영했던 것이다.

- 설명을 듣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에 한가지를 덧붙일 게 있다. 삼다수를 운송하는 우리 협회원 차량 외부에 삼다수 광고를 부착하는 것을 보고 ‘아 저것은 엄연히 외부광고를 하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제주개발공사에 정당하게 광고료를 집행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건의해 광고를 부착한 삼다수 운송차량 1대당 월 20만원씩 지원토록 했다. 차주들에게 자그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

- 제주협회에 유쾌한 일이 많았다고 정리하면 되겠다. 또 있다. 최근 사옥 마련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그건 오랜 숙원 사업이었지만, 자금이 문제였다. 협회원들이 수년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이리저리 예산을 마련, 현재의 사무실과 머지않은 곳에 최근 1320㎡(약 400평) 정도의 부지를 확보했다. 조만간 착공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협회 자력으로 사옥을 건립하게 돼 저 역시 설레고 뿌듯한 마음이다. 건물은 3층으로 계획하고 있고, 두 개 층을 협회와 공제지부가 사용하고 1개 층은 임대사업을 할 생각이다.

- 협회가 지역 업계의 중심에서 열심히 하시는 것과는 달리 요즘 제주도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화물운송업계에도 타격이 적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선 제주를 찾아오는 방문객 수가 최근 급속히 줄어들어 이 때문에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참 잘나가던 건축 경기도 주저앉아 경제사정이 말이 아니다. 마땅한 제조업이 없고 산업요건이 제한적인 제주도에 이런 상황이 닥치니 모두가 힘이 든다. 그런 상황이라 화물운송 역시 ‘물량은 없고 운임은 되레 내려가는’ 정말 큰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

그래서 저희가 대응방안으로 내세우는 것이 ‘화물운송 분야에도 제주지역만의 특성을 고려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기업이 도내 운송물량을 수주해가는 상황을 막아야 지역의 중소 물류업체, 화물운송업체가 생존할 수 있으므로 도내 화물운송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제주의 운송업체들은 대기업 하청구조를 벗어날 수 없어 제살을 깎아먹는 식의 출혈경쟁에 내몰려 함께 도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화물운송업계의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화물차의 교통사고부터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 문제는 사정이 어떤가?

▲정말 다행스런 것은 제주지역 화물자동차의 교통사고율이 전국 최저수준이라는 점이다. 그 덕에 공제 분담금도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다. 공제지부와 협회가 줄기차게 사고줄이기를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협회원들의 자발적인 사고예방 노력과 운전자인 차주의 안전운전이라고 생각해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우리 협회는 분기별로 교육을 겸한 실무자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직원 워크숍, 또 회원사 한마음대회를 개최하는 등 회원사 임직원과 협회·공제지부 직원이 화합과 친목으로 결속해 업계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것이 제주협회가 현안문제와 숙원사업 등에 근원적으로 잘 대처해 나가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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