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車공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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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車공장 건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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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카시市 델타마스 공단에 21년 완공
15.5억 달러 투자 … 15만대로 출발
신규 개발 소형 SUV·MPV 등 생산돼
제품 개발 및 생산·판매 차별화 전략
아세안 시장 공략 전략적 교두보 구축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지역 처음으로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자동차 신흥 성장시장인 인도네시아 공략은 물론 아세안 시장 진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6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과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Luhut Binsar Pandjaitan)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아이르랑가 하르탄토(Airlangga Hartarto) 경제조정부 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투자조정청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 자동차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는 혜택을 갖는다. 현대차 투자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 완전 무공해인 수소전기차와 전기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다. 인도네시아 정부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 후 3년여 걸친 면밀한 시장 조사 등을 거쳐 공장 설립을 최종 확정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브카시(Bekasi)시(市) ‘델타마스(Delta Mas) 공단’ 내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한다. 총 투자비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 달러며, 약 77만6000㎡ 부지 위에 건립된다. 올해 12월 착공해 2021년말 15만대 규모로 가동 예정이며, 향후 최대 생산 능력 25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 모델로 신규 개발하는 소형 스포츠다목적차량(SUV)과 소형 다목적차량(MPV) 등 B세그먼트 모델과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가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 속에서 아세안 신 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세안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 비관세 장벽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해 인도네시아를 공략하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완성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성차를 필리핀·태국·베트남 등 아세안 역내로 수출할 예정이며, 호주와 중동 등지로 수출도 검토 중이다. 또한 완성차와는 별도로 연 5만9000대 규모 반제품조립(CKD) 방식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에만 약 115만대 규모 시장이 형성됐었다. 또한 연 5% 수준으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내고 있고, 2억7000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와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 자동차 시장 역시 지난 2017년 316만대 수준에서 2026년 44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지역에서 조기에 안정적인 제품 개발과 생산·판매 체제 구축을 위해 혁신적인 차별화를 전개한다. 제품 개발은 철저한 아세안 전략 모델 개발을 위해 사전에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 등 본사와 인도네시아 현지 간 상품개발부터 양산까지 긴밀한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현지에 최적화된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를 위해 국내 부품사와 현지 부품사 간에 기술 제휴를 추진하는 등 현지 부품사 기술 역량도 강화한다. 생산·판매 체계도 고객 중심으로 혁신적 방식을 도입한다. 소비자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 생산 방식(BTO)’이 새롭게 적용된다. 주문 생산 방식은 소비자가 제품 사양을 주문할 때 선택할 수 있고, 생산자는 재고 관리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판매 방식 변화도 모색한다. 소비자 상품 구매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현대차는 소비자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옴니채널, Omni Channel)를 현지 최초로 도입하고, 선도적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차원 고객 중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옴니채널은 ‘모든 것,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옴니(Omni)’와 유통 경로를 뜻하는 채널(Channel)을 합성한 단어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구매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전국적 딜러망도 조기에 구축한다. 2021년말 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고객 접근성과 지역별 수요 등을 고려해 100여개 딜러망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점차 확대한다. 특히 IT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음성 명령, 차량 제어, 차량 내 쇼핑 등 첨단 커넥티드 서비스 중심 상품 차별화 요소를 적극 발굴해 현지 맞춤형 사양 개발에도 주력한다.

현대차는 2018년 12월 아세안과 태평양 지역에서 최적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을 담당할 아태권역본부도 신설했다. 인도네시아 공장과 현대차 베트남 생산 합작법인(HTMV)과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7년 베트남 탄콩(Thanh Cong)그룹과 함께 연 6만대 수준 CKD(반제품 조립)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20년 하반기 10만대까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아세안 지역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 내 입지 강화도 도모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인 ‘그랩(Grab)’에 투자해 실증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싱가포르 지역 그랩에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공급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그랩과 전기차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미래 인재 육성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현지 사회공헌 활동도 펼친다. 소셜벤처(Social Venture) 육성과 우수 유학생 초청 및 정비기술 학교 설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 정책 핵심 국가로, 양국 간 신뢰 관계 구축 및 교류 확대 분위기도 현대차 투자 결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본 G20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10월에는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공동 선언했다.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따라 높은 수준 시장 개방에 합의함으로써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 제품(냉연·도금·열연 등), 자동차부품(변속기·선루프) 등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자동차 및 연관 산업 수출 확대에 따른 국내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아세안 현지에서 우호적인 경영 환경 조성 등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 울산공장을 직접 찾아 이번 투자협약식에 함께 했다. 투자협약식 이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수소전기차 공기정화, 넥쏘 절개차, 코나 일렉트릭 절개차 및 무선충전시스템, 웨어러블 로봇 전동 킥보드 등 현대차의 기술력을 둘러봤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감사 의미를 담아 명예사원증도 증정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투자협약식에 앞서 두 차례 직접 만남을 가졌었다. 지난 2018년 조코 위도도 대통령 방한 시 경제인 면담에서, 올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만나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인도네시아에서 만났을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는 가장 진취적인 회사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왔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적극 투자에 나서 꼭 성공하길 바란다. 필요한 지원을 다하고 직접 챙기겠다. 한국 방문 때도 현대차를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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