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거부 없는 택시 문화 혁신, ‘온다택시’로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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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거부 없는 택시 문화 혁신, ‘온다택시’로 만들어간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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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택시업계와 티머니가 손잡고 출시한 택시호출앱, ‘온다택시’는 말 그대로 ‘(승객이) 부르면 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온다택시의 원래 이름은 ‘티머니택시(T-money Taxi)’였다가 출시 두 달여 전 온다택시로 바꼈다.

어찌 보면 조금 단순해 보이는, 온다택시라는 이름은 역설적으로 ‘불러도 오지 않는’ 택시 호출 서비스의 현실을 드러낸다. 반대로 말하자면, 택시 호출 서비스는 무엇보다 승객이 부르면 반드시 온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접수된 택시 승차거부 민원은 지난해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총 1918건에 달한다. 물론 앱으로 들어온 호출을 거절하는 건 승차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카카오택시 이후 승객의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우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디지털 승차거부’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국토부에 택시호출앱에 목적지 미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온다택시 스스로 승객의 목적지를 표출하지 않기로 한 것은 택시업계에 의미가 작지 않은 시도로 여겨진다. 이미 지난 3~4년간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우는 것에 익숙해진 택시기사의 습성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각 2000명씩 개인·법인택시 조합이 진행한 기사 모집이 모두 조기에 마감됐다. 온다택시 출시가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택시 호출앱이 등장했다는 의미를 넘어 택시업계 스스로 승차거부 없는 택시 문화 만들기에 적극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온다택시는 택시업계와 티머니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 나올 수 있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호출이 주요 택시 이용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플랫폼과의 상생이 기본 조건이 된 택시업계와 서비스 확대를 위해 더 많은 택시를 플랫폼에 올려야 하는 티머니의 이해가 서로 맞았다.

이 같은 점에서 티머니는 이미 총 7만 여대 달하는 서울 택시에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경쟁에서 월등히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플랫폼 업체에 사업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택시업계의 우려도 플랫폼을 공동 소유함으로써 해소했다.

특히 앱미터기 등장과 함께 택시 호출앱을 통한 요금 결제 방식이 늘어나면서 티머니로서는 온다택시에 더욱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티머니는 미터기와 요금 결제 및 택시 호출 기능을 한 데 모은 통합 앱미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법인택시조합 한장우 미래전략팀 과장을 만나 온다택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 과장은 온다택시 출시를 위해 티머니와 긴밀히 논의를 이어왔다.

 

Q : ‘온다택시’ 출시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A : 우리 조합은 타다 등 불법 유사 택시의 성행, 대기업의 독점·횡포 등에 대응하고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택시조합, 티머니와 함께 택시산업의 혁신과 건설적 발전 방향에 대해 오랜 기간 긴밀히 논의해 왔다. 그 결과, 3개 단체가 공동 소유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합의, 지난 10월 8일 온다택시 서비스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운수종사자 사전 서비스 교육, 온다택시 사전 비공개 테스트 진행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달 28일 온다택시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게 됐다.

Q : 조합은 과거 ‘지브로’ 등 티머니와 몇 차례 협업을 시도한 바 있다. 이번 온다택시가 이전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 이전에는 티머니 주도하에 조합이 협조하는 수준으로 진행이 되었다면, 이번 온다택시는 3개 단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운수종사자 모집 등 사업을 능동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개 단체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급변하는 택시 대․내외 환경에 대응하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시한 서울택시업계 공동 소유의 호출중개앱이다.

Q : 온다택시는 타고솔루션즈와 같이 택시가맹사업 형식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합 전체 택시가 아니라 사전 모집을 통해 2000대만 따로 선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 초기 이미지 확립 때문이다. 온다택시 서비스 수행을 희망하는 양질의 운수종사자를 선발하여 온다 택시를 운영함으로써, 승차거부와 불친절이 없는 착한택시로 시민들에게 인식되기 위하여 전체가 아닌 일부 운수종사자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전체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운영했을 경우 일부 운수종사자의 위법하고 불친절한 행위가 온다 택시 전체의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어, 초기에는 서비스를 수행하는 운수종사자 수에 제한을 뒀다. 참여 의사를 밝히는 회사가 많아 앞으로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Q : 온다택시 특징을 보면 무엇보다 목적지 미표출을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반대 여론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도입하게 됐나

A : 택시에 대한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승차거부다. 승차거부 근절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운수종사자가 목적지를 모르는 상태로 콜을 배정받는 것이다. 물론 목적지 미표출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과감히 목적지를 미표출하기로 결정했다. 예상 외로 많은 운수종사자들이 목적지 미표출에 대해 지지를 하며, 콜 문화가 변해야한다는데 동감을 했다. 택시호출 시장은 이미 카카오택시와, 티맵택시가 사실상 선점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온다택시만의 강점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목적지 미표출과 AI 자동배차다.

Q : 앞으로 온다택시와 관련해 계획이나 목표는

A : 무엇보다 출시 초기에 최소한의 고정 수요, 공급을 확보해 택시시장에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합은 티머니, 개인조합과 협력하여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 계도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온다 택시를 국내 최고의 택시 호출 중개 앱으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단기간에 가능하진 않겠지만 꾸준한 서비스 개선과 홍보, 양질의 운수종사자 관리 등이 이루어진다면 언젠가는 온다 택시가 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택시 호출 중개 앱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한다.

택시업계와 티머니는 ‘온다택시’ 출시를 기념하여 ‘온다택시 런칭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31일까지 온다택시 첫 탑승 승객은 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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