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특집] 해 넘긴 '택시-타다 갈등'…'자동차 구독', 새로운 대여 방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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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특집] 해 넘긴 '택시-타다 갈등'…'자동차 구독', 새로운 대여 방식 떠오른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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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금지법’ 만들어졌지만 본회의 통과 불투명
“타다, 사실상 ‘완전 퇴출’은 물 건너가…제도권 들어올 것” 예상
택시회사 9곳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 업계 미치는 영향도 관심
티머니, KST 모빌리티, 우버 등 브랜드 택시 경쟁 본궤도 오른다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택시업계가 지난 1년 가까이 끌고 온 타다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지난 3월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 등을 거쳐 논란이 됐던 카풀(carpool)을 ‘출퇴근 시간대 2시간 이내’로 묶는 성과를 얻었지만 이보다 더 위법성이 분명해 보였던 타다는 거센 반발에 막혀 이렇다 할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이 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됐던 ‘타다 금지법’은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타다 금지법 성격을 놓고, ‘타다를 금지하기 위한 법이다’, ‘타다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기 위한 법이다’ 등 찬반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처럼 의도치 않게 타다 금지법이 ‘트러블 메이커’가 된 이유는 ‘타다와 택시 모두를 위한 법’이라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홍근 의원과 국토교통부의 설명과 달리 타다의 영업 근거가 사실상 사라지는 내용이 담기면서 타다 측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애초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됐던 내용은 지난 7월 국토부가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토대로 실무논의기구에서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합의한 수준 정도였다.

그러나 개정안은 타다 영업의 근거가 되는 여객법 시행령의 단서 조항을 법률로 상향, ‘관광 목적인 경우’에만 렌터카-기사 호출이 가능토록 했다. 시행령 등의 하위법령에서 다룰 것으로 예상됐던 구체적인 내용이 법률로 못 박힌 것이다.

이에 따라 타다 등 모빌리티 측 반발을 키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최근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타다 금지법이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제 앞으로 세부 사항을 놓고 진행될 실무논의 과정이 중요해졌다. 향후 논의에서 다뤄질 주요 사항은 크게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가 운영 가능한 차량 총량과 기여금, 두 가지다.

애초 정부는 한 해 약 900대 정도 택시가 감차되는 것을 고려해 이 정도의 물량을 모빌리티 업체에 배분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빌리티 측의 추가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기여금도 애초 정부 계획보다 후퇴할 여지가 커졌다.

애초 정부는 한 대 당 약 40만원 정도 기여금을 부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정부는 모빌리티 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플랫폼 택시 제도화를 위해 일정 규모 이하의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기여금을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기로 했다.

그러자 전국택시연합회 등 택시노사 4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국토부는 선심성 정책 중단하고 법 취지를 준수하라며 택시 총량 범위내에서 플랫폼운송사업 정책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기여금과 운송 총량을 놓고 택시와 플랫폼 업계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한 기여금 부담은 적게 하고 운송 총량은 늘리고 싶은 플랫폼 업계와 반대로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원하는 택시업계의 힘싸움이다.

남은 변수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타다금지법은 국회 국토교통위 상임위를 통과한 이후 계류 중이다. 다음 절차인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화를 추진 중인 정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미 택시회사를 9곳이나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에 미칠 영향도 올해 주요 관건 중 하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회사를 직접 인수함으로써 플랫폼 운송사업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 정부와 택시, 플랫폼 업계가 논의할 기여금이나 운행 총량 문제와는 상관없이 바로 택시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다만 그만큼 몸집이 비대해졌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투입해 여러 택시회사를 사들인 결정이 사업 수익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택시회사를 운영하면 적지 않은 난관에 부닥칠 것 이라는 말이 나온다. 또 운송사업과 중개업을 병행하게 될 경우 향후 호출 배분의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경험을 쌓으면 선진화된 운영 노하우 등이 택시업계 전체에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관측된다.

특히 새해는 카카오를 비롯해 브랜드 택시 경제 체제가 갖춰지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회사를 대거 인수한 가운데 타다 대항마인 대형택시 ‘카카오 벤티’를 선보인데 이어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해 서비스 중인 ‘카카오 블루’가 수도권 지역을 넘어 대구 등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티머니(온다택시)와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가 브랜드 택시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우버(Uber)도 서비스 확장을 위해 택시업계와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전례없는 택시 서비스 경쟁 환경이 조성된 것에 대해 낙후된 택시산업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가 하면, 결과적으로 서비스 개선 명목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택시 이용만 복잡해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 밖에도 새해부터 시행되는 전액관리제를 둘러싼 혼선과 개인택시업계에서는 65세 이상 자격유지검사와 규제가 완화되는 개인택시 면허 양도·양수 제도를 놓고 크고 작은 논란이 예상된다.

 

<렌터카>

업계 2·3위 사업 통합…자동차 구독, 새로운 렌트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 사업 통합…’SK렌터카‘로 통합 브랜드 사용

자동차 골라 탈 수 있는 ‘구독 상품’…장기렌트 꺼리는 젊은층 공략

대기업와 중·소형사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숙제

공동 브랜드 개발 및 플랫폼 통한 서비스 확대 시도 늘어날 듯

공유 경제 확산 등으로 국내 렌터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로 대기업과 캐피털사 위주 성장으로, 중소 렌트사의 성장세는 저조한 편이다. 대형사와 중소렌트사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등록대수 1천대 이상 대형사의 2018년 성장률은 16.5%였던 반면, 중·소형사의 성장률은 4.0%로 대형사에 1/4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형사는 카셰어링 시장 확대와 표준약관 개정 영향 등으로 단기대여와 보험대차 매출이 각각 40~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렌터카 업계 이목을 끄는 이슈는 롯데렌터카와 함께 ‘빅3’로 분류되는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가 렌터카 사업을 통합함에 따라 새롭게 재편되는 경쟁 구도다.

지난해 1월 AJ렌터카 지분 42%를 인수한 바 있는 SK네트웍스는 지난 9월 경쟁력 강화 및 운영효율화를 위해 AJ렌터카와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했고, 기존 장기렌터카계약 관련 사업을 제외한 사업 전체를 AJ렌터카에 양도하기로 했다.

회사명도 올해 1월부터 ‘SK렌터카’ 단일 브랜드로 사용한다. SK네트웍스는 지난 5일 ‘SK렌터카’의 초대 대표로 현몽주 기업문화본부장을 지명, 새 출발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

올해 렌터카 서비스 부분에 있어서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듯이 월정액을 납부하면 브랜드에 관계 없이 다양한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에서 이 같은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렌터카 업체보다 자동차 제조사를 통해 먼저 소개·도입됐다.

현대자동차가 2018년 말 제네시스 모델을 바꿔 탈 수 있는 ‘제네시스 스펙트럼’을 도입하고 또 '현대 셀렉션'이라는 구독서비스를 통해 쏘나타 등 원하는 현대차를 바꿔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도 지난 5월부터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출시, 월정액 요금을 지불하면 k9 등 매달 한 번씩 기아차량을 교체해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한국에 모빌리티 전문 법인을 설립하고 장기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렌터카 업체 중에서는 롯데렌터카가 가장 먼저 구독형 자동차 렌트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5월 롯데렌터카는 3개월 간 총 3대의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는 구독형 프로그램 ‘오토체인지’를 선뵀다.

중소 렌트사 상생 플랫폼을 지향하는 딜카도 자체 중고 구독형 서비스인 ‘딜카 Club’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등 신차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딜카는 플랫폼 가맹 회원사를 활용해 렌트카 구독 서비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 같은 구독형 렌트 서비스는 한 번 계약하면 약정된 기간 동안 차량 교체가 불가능하고, 중도해지수수료 부담이 높아 장기렌트를 꺼렸던 개인 고객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전통 교통산업 구조가 점점 와해되고 ‘신교통 모빌리티 시대’가 떠오르면서 이에 맞춰 렌터카 산업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도 관측된다.

전국렌터카공제조합이 한국데이터베이스학회에 용역한 결과 나온 ‘렌터카 미래산업 연구’ 보고서는 “최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택시업계와 플랫폼 운송사업자간 충돌은 신교통 모빌리티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갈등으로, 렌터카 산업도 해당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관련 부처와 연계해 제도적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렌터카 시장이 대형화·플랫폼화 위주 성장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중·소업체의 대처 방안으로 개별 렌터사를 통합하는 플랫폼(단일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고서는 “전통적인 대면 대여 방식의 소형 렌트사는 지속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카셰어링이 이용 편의성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것처럼 모바일 편의성 중심의 렌터카 플랫폼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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