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특집] '수소택시' 주행거리 길고 충전시간 짧지만…부족한 인프라로 장점 다 못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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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특집] '수소택시' 주행거리 길고 충전시간 짧지만…부족한 인프라로 장점 다 못 살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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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택시 달린 지 4년 지났지만 아직 ‘시범 운영’ 단계서 못 벗어나
‘전기차’ 장점 모두 갖추고 있지만 수소 충전소 인프라 절대 ‘부족’
정부 ‘수소 경제’ 의지 강해…지원 계획은 보급 호재로 작용할 듯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행을 시작한 수소 택시는 여전히 ‘시범 운행’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 수소 택시는 울산에서 10대 시범 운영으로 첫 발을 뗐다. 당시 울산시는 수소차 양산 공장이 있는데다 국내 최대의 부생수소 생산 지역이라는 점에서 국내 최초 수소택시 운행 도시로 낙점됐다. 환경부와 울산시는 대당 8500만원에 달하는 수소차를 각각 2750만원씩 총 55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소 택시 도입 의미에 대해 ‘국민들에게 수소차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민간 부문에 수소차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후 수소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대체로 이어지지 못했고, 지난해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 등장 이후 다시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명맥이 끊길 처지에 놓였던 수소 택시는 지난 9월 서울시에서 10대가 운행에 들어감으로써 명맥을 잇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소택시 실증 연구개발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실제 도로환경에서 16만km 이상 운행함으로써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의 성능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택시의 특징은 수소 차량의 장단점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제 보급 초기 단계에 들어선 전기택시의 장단점이 극대화 된 것과 같다.

먼저 수소택시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얻어 달리는 ‘전기차’인만큼, 일반 내연 기관 차량의 진동이나 소음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만큼 기존 택시 대비 차의 정숙성과 승차감이 좋기 때문에 운전을 하는 기사나 승객 모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충전시간은 5분여 정도로 전기차보다 훨씬 짧다. 완충 후 주행거리 또한 지난해 출시한 넥쏘 기준(609km)으로 전기차보다 2~3배 가량 길다.

문제는 역시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높은 차량 가격이다. 현재 서울의 경우 수소 충전소는 단 3곳뿐이다. 그 중 두 곳은 수소 택시 이용이 금지되어 있고 오직 여의도 국회에 있는 수소충전소를 이용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여의도 국회 충전소는 항상 충전하려는 수소 차량으로 붐빈다. 수소차 충전은 3~5분 정도면 모두 끝나지만, 충전 중 발생하는 일시 결빙 현상으로 녹기까지 다시 15~2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결국 총 충전 소요 시간은 20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충전 시간은 전기차 보다 적게 걸리지만 충전소 인프라가 턱없이 그 장점이 무색해진다.

수소 충전소 1기 건설 비용도 30억원 이상으로 매우 높은데다 일반 시민들의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으로 충전소 부지 선정도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수소차의 연비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수소 1kg 가격은 8000원대다. 넥쏘의 경우 수소 1kg 당 약 90km를 달릴 수 있다. 이를 1000원으로 환산하면 약 11km 정도를 운행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일반 디젤 차량과 대비해서는 연비가 조금 높은 편이지만 전기차와 비교해서는 연비가 많이 뒤떨어지는 편이다.

㈜삼환운수에서 수소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택시 경력 25년차 A씨는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3개월간 운행해본 결과 “(수소택시의) 아쉬운 점은 충전 문제 딱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택시 일을 하며 여러 차량을 운행해 봤지만 수소차(넥쏘)는 정말 잘 나왔다”며 “전기차와 같이 겨울철 주행거리가 떨어지는 문제도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역시 충전 문제를 꼽았다. 그는 “수소 충전을 위해 여의도 국회까지 가야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충전 중 호수가 터지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충전소 족 문제도 한 몫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말에는 국회 앞에서 집회가 많이 열리다 보니 충전이 더 오래걸린다”며 현실적인 문제도 덧붙였다.

정부는 미래 전략 산업의 하나로 ‘수소 경제’에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0월 발표한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의 국내 판매 비중을 33%로 늘리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특히, 수요 확대를 위해 버스, 택시 등 다수 차량을 보유한 사업자를 중심으로 수소차 수요을 발굴해 구매 권고 및 의무 구매 비율 설정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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