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에 신차 내놓은 현대차 지난해 유일한 내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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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에 신차 내놓은 현대차 지난해 유일한 내수 성장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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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개 업체 2019년 글로벌 실적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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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에 앞서 마지막 생산 공정을 거치고 있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자료사진=현대자동차그룹]
출고에 앞서 마지막 생산 공정을 거치고 있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자료사진=현대자동차그룹]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지난해(2018년) 국산차 업체 모든 판매 지표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내수 실적만 홀로 파란불이었다.

국내 주요 5개 완성차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와 해외에서 판매된 국산차는 792만812대로 전년도인 2018년(823만3842대) 대비 3.8% 감소했다. 국내외에서 고전했는데, 특히 해외 시장 부진이 더 큰 영향을 줬다. 내수 시장에선 153만3166대가 판매돼 전년(154만5604대) 대비 0.8% 감소한 반면, 해외 시장에선 전년(668만8238대) 대비 4.5% 줄어든 638만7646대 판매에 그쳤다. 해외 시장 하락세가 5~6배 높았던 것.

시장 트렌드 간파한 현대차, 내수 성장

내수 시장 감소폭이 적었던 것은 시장 비중이 높은 현대차 실적이 상승했기 때문.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2.9% 증가한 74만1842대를 판매해 국산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늘었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비중은 48.4%(국산차 기준)로 매우 높다. 실적은 신차가 주도했다. 국산차 전체 모델 가운데 판매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한 그랜저(10만3349대)와 쏘나타(10만3대)가 지난해 새로운 모델로 돌아왔다. 새로 등장한 팰리세이드(5만2299대) 또한 대형차급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실적을 달성하며 상승세에 보탬이 됐다. 이밖에 싼타페(8만6198대)와 아반떼(6만2104대)는 전년 대비로는 판매량이 줄었지만,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며 적지 않은 대수가 팔렸다. 소형 상용차인 포터(9만8525대) 또한 전년 대비 0.5% 실적이 증가했다. 내수 시장 성공은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RV 부문을 강화해 베뉴와 팰리세이드 같은 신차를 출시했고, 이들 차종이 소비자 니즈(요구사항)를 제대로 반영하면서 볼륨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스테디셀러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 또한 주기적으로 개선 모델을 선보여 수요를 유지시킨 것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내수에선 승승장구했지만, 해외에선 고전했다. 판매량이 4.8% 떨어진 368만802대에 머물렀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 수요 위축과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체적인 실적이 하락했다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이에 따른 지난해 전체 글로벌 실적은 442만2644대로 전년(458만9199대) 대비 3.6% 하락했다.

기아차는 국내 업체 중 하락폭 가장 적어

기아자동차는 국내외 모두 판매 실적이 하락했지만, 전체 글로벌 실적 하락폭은 현대차 보다 적었다. 이는 해외시장 실적이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했던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와 해외에서 각각 전년 대비 2.2%와 1.3% 감소한 52만205대와 225만488대를 판매했다. 합산 실적은 277만693대로 전년(281만2200대) 대비 1.5% 줄었다. 내수에선 대부분 차종이 비교적 큰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세단인 K7(5만5839대)이 36.3% 증가했고, 새로 시장에 진출한 SUV 셀토스가 첫해 3만2001대가 팔리면서 전체 실적 하락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해외에선 비교적 선전했다. 판매 실적이 감소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강화와 공격적 신차 출시, 신흥 시장 본격 공략 등으로 중국을 제외한 북미·유럽·인도·중동·호주 등 주요 시장과 신흥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실제로 중국을 제외한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199만2488대를 기록했다. 중국만 제외한다면 내수를 합친 글로벌 실적 또한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44만2334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이름을 올렸고, 리오(프라이드)가 28만5260대, K3(포르테)가 24만7205대로 뒤를 이었다. 특히 친환경 전용차 니로는 전년 대비 9.2% 증가한 9만9647대가 팔렸다.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1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생산 현장 [자료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생산 현장 [자료사진=현대자동차그룹]

외산차 늘렸지만, 한국GM 실적은 지속↓

내수에서 몇 년째 지속적으로 실적이 하락하고 있지만, 한국GM은 국내 업체 가운데 글로벌 판매 실적 3위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18.1% 하락한 내수(7만6471대)와 7.8% 하락한 해외(34만755대) 실적을 합해 41만7226대를 판매했는데, 1년 전보다 9.9% 감소했다. 내수에선 스파크(3만5513대), 트랙스(1만2541대), 말리부(1만2210대)가 견인했지만, 이들 차종(트랙스 제외)을 포함해 대부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해외에서 들여온 외산차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외산차 판매는 9101대(6차종)로 전체 내수 실적의 11.9%를 차지했다. 전년도인 2018년에는 8373대(4차종)가 팔려 9.0%를 차지했었다. 사상 처음 수입차 한국법인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7만8133대)에도 밀렸다. 해외에서는 경차(10만3552대)와 중대형세단(1만5557대)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주력 수출 차종인 레저차량(RV)이 11.2% 줄어든 22만421대에 그치면서 전체 실적이 떨어졌다.

르노삼성차 실적 22% 하락 … 위기감 팽배

르노삼성차는 6시리즈(SM6·QM6)를 제외하곤 국내외에서 성장 동력을 잃은 분위기를 보였다. 내수(8만6859대)와 해외(9만591대)를 합해 17만7450대를 판매했는데, 내수와 해외 각각 전년 대비 3.9%와 34.0% 실적이 하락하면서 전체 실적 또한 전년(22만7577대) 대비 2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실적 하락세가 가장 크다. 내수에선 6시리즈 두 차종 판매량(6만3903대)이 전체 실적의 73.6%를 차지했다. 전년(64.0%) 대비 9.6%포인트 늘었다. 여기에 외산차 비중까지 커지고 있다. 외산차 판매는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1만대를 넘겼다. 설상가상 수출 물량 대부분을 차지했던 로그까지 위탁생산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국내 생산시설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일단 르노삼성차 측은 로그 대체자로 알려진 ‘XM3’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 경쟁 밀린 쌍용차도 하락세 면치 못해

쌍용자동차 분위기도 좋지 않다. 2~3년 티볼리 등 신차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후속 신차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지 못하는 등 시장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위축됐고, 올해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었다. 내수에선 전년 대비 1.2% 감소한 10만7789대를 판매했다. 2년 연속 10만대 이상 판매에는 성공했지만, 판매 추이는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다. 핵심 주력 차종인 티볼리(3만5428대)가 같은 차급 내 경쟁에서 서서히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1년 전보다 19.3% 판매가 감소했고, 렉스턴 스포츠(4만1330대) 또한 성장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기존 차종을 대체할 신차 출시 또한 더뎌 올해 상반기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수출도 주력 티볼리(9431대)가 36.5%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줘 전년 대비 23.9% 하락한 2만5010대에 그쳤다. 내수와 수출을 합한 글로벌 실적은 13만2799대로 전년(14만1995대) 대비 6.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어려운 시장 환경에 직면했었다. 각각 자구노력에 나섰고, 시장 분위기에 맞설 전략을 펼쳤다. 사실상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었던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일했다. 그중 가장 공격적으로 신차를 내놓은 현대차가 내수에서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내수 상황은 올해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 상당 기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체 실적을 가늠 짓는 게 글로벌 실적인 만큼, 해외 실적에 따라 내수와 별개로 회사 경영지표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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