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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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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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전략 ‘Plan S’와 2025년 재무·투자 전략 발표
전기차 11종 구축 … 글로벌 시장 6.6% 점유율 달성
新모빌리티 시장 선도, 고객 가치 중심 브랜드 재탄생
29조원 투자, 영업이익률 6%에 자기자본이익률 10.6%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기아자동차가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미래차 산업에서 예견되는 새로운 기회 영역에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위한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에스(Plan S)’를 공개했다.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전기차(EV) 사업 체제로 전환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혁신 및 수익성 확대를 도모한다는 것이 플랜 핵심이다.

기아차는 2025년 전 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 풀 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점유율 6.6% 및 친환경차 판매 비중 2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전기차 50만대를 포함해 친환경차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환경오염 등 글로벌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량 공유와 전자상거래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밖에 2025년까지 전기차 리더십 확보 및 사업 다각화 등에 총 29조원을 투자하고, 투자 재원 마련 및 주주 가치 극대화 등을 위해 영업이익률 6%에 자기자본이익률(ROE) 10.6%를 달성한다.

기아차는 14일 오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Plan S’와 ‘2025년 재무 및 투자 전략’을 공개하는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기아차는 이날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고,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전개 및 PBV 사업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는 혁신 브랜드로 재탄생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 사업 체제로 변화하는 기아차 모습을 고객이 직접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브랜드 정체성(BI), 기업 이미지(CI), 디자인 방향성(DI), 사용자 경험(UX) 등 전 부문에 걸쳐 근본적 혁신을 추진한다. 기아차 새로운 브랜드 체계는 전기차 시대 선도자,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사랑 받은 브랜드, 도전과 혁신의 상징 등 명확한 지향점 하에 준비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 구체적 전략이 공개된다. 또한 기존 사업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는 물론 미래 사업 수익성 확대 등을 통해 주주 가치 극대화 및 시장 신뢰 증진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우선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 등 제품 차별화와 함께 생산·판매·서비스 등 전사 혁신 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 확보에 주력한다. 전기차에 특화된 디자인, 사용자 경험, 품질 등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춘 혁신적 전기차를 개발해 선제적으로 출시한다. 2021년 첫 번째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2022년부터 세단·SUV·MPV 등 전 차급에 걸쳐 신규 모델이 투입된다. 전기차 모델은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며, 세단과 SUV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 디자인, 미래지향적 사용자 경험, 500km 이상 1회 충전 주행거리, 20분 이내 초고속 충전 등 글로벌 최고 수준 기술력이 집약된다. 충전시스템 이원화(400V/800V) 등 고객 요구에 맞춰 상품성을 차별화한 고성능 ‘전용 전기차’와 보급형 ‘파생 전기차’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선택지를 제안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환경 규제, 보조금 규모, 인프라 등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추진한다. 국내를 비롯한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은 연비 규제 대응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고려해 2025년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등 전기차 주력 시장으로 육성한다. 신흥시장은 보급 속도를 감안해 선별적인 모델 투입을 검토하고, 내연기관 차량 판매 확대에 중점을 둔다. 특히 혁신적인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 체계를 도입해 시장 요구 사항을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극 반영할 수 있는 고객 가치 중심 기획·개발·생산 체제를 확립한다. 다양한 차종을 단기간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어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전기차 판매 방식 혁신도 모색된다. 전기차 라이프 사이클 통합 관리를 통해 구매 부담을 완화하는 맞춤형 구독 모델,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렌탈·리스 프로그램과 중고 배터리 관련 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기아차가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기 위해 인프라와 기술력 확보 등 자원 순환 체계 구축을 통한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아차는 지난 한 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 ‘하바니로(HabaNiro)’, ‘퓨처론(Futuron)’ 등 미래 전기차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콘셉트카 3종을 선보였다. 기술 내재화와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 협업도 전방위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투자했고, 9월에는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전문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체결했고, 전국 12개 고속도로에 350kW급 고출력·고효율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드42’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전기차 특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등도 개발하고 있다.

기아차는 글로벌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차량 공유 확대 등에 따라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해 신규 기업 고객군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환경오염과 전기차 보급 확대 등에 적극적인 글로벌 대도시에서 지역 사업자 등 현지 파트너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차량 정비 센터, 각종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모빌리티 허브(Hub)’를 구축한다. 환경 규제로 도시 진입이 불가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환승 거점으로 활용되며, 기아차는 향후 충전소와 편의시설 등 모빌리티 허브 인프라를 이용한 대규모 물류 서비스 및 차량 정비 등 신규 사업 모델도 발굴한다. 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허브를 통해 확보된 도시 거점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나 수요응답형(on-demand) 로보셔틀 등을 운영한다.

앞서 2018년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업체 ‘그랩(Grab)’과 지난해 3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올라(Ola)’에 투자하는 등 국내외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에 한층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현지 최대 에너지 기업인 ‘렙솔(Repsol)’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위블(Wible)’ 브랜드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비스 지역 내에서 차량 대여·반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프리 플로팅(free floating) 방식으로 ‘니로PHEV’ 500대가 운영되고 있다. 2018년 9월 론칭돼 현재 누적 회원수 13만명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에는 모빌리티 솔루션 핵심 역량인 자율주행 기술 강화를 위해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2022년 최고 성능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하고, 2023년 일부 지역 운행이 이뤄진다. 이후 2024년 하반기 본격 양산을 추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및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개인 고객에게 판매하는 차량을 단순히 용도 변경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 고객 대상 PBV 시장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산업 수요 5% 수준인 운송·물류·유통 등 기업 고객이 전자상거래와 차량 공유 등이 확산됨에 따라 2030년에는 약 25% 가량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핵심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PBV 상품 고도화에 집중한다. ‘니로EV’ 및 ‘쏘울EV’ 등 기존 차량에 별도 트림을 운영하는 과도기를 거쳐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차, 상하차가 용이한 저상 물류차, 냉장·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타깃 고객 전용 PBV를 개발·공급한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되는 시점에는 초소형 무인 배송차나 로보택시 등 통합 모듈 방식 ‘스케이트보드(skateboard) 플랫폼’ 기술 등이 적용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맞춤형 PBV로 사업 모델을 확대한다. 특정 용도로 활용되는 PBV의 경우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외부 협업은 물론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특장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전담 개발 조직과 생산 체제도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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