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계획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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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계획 ‘산 넘어 산’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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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문화 중심 지구단위계획 발표에 업계 ‘당황’
인천항 업체들 연속이탈 조짐…“가까운 평택항 고려”
관할 주체들 방향 ‘제각각’…“의견수렴 없이 혼란만”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사업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중고차 수출업체들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업체들이 그나마 가까운 평택항 이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전국 중고차 수출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인천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고차 수출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오는 7월 일몰제 적용으로 사업장을 인천항만공사(IPA)가 추진하는 ‘스마트 오토밸리’로 옮기려 했지만, 최근 인천시가 그 일대에 문화·관광 중심의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전 계획이 또 다시 표류할 수 있다고 판단. 사업장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인천에서 중고차 수출 일을 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주체 간 추진 방향이 제각각으로 진행되면서 업체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부지 주변에 관광시설 등을 만들고 주민 반대 의견을 수용, 화물차 통과도 최소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자 중고차 수출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장 이전만이 대안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중고차 수출업체 한 대표는 “이렇게 방향을 잡지 못할 바에는 이전만이 답”이라며 “그나마 물류 이동거리가 짧은 평택항으로 이전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 송도중고차수출단지에 입주해 있는 총 560여개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IPA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오토밸리로 이전을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오는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적용으로 더 이상 현재의 부지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

하지만 최근 인천시에서 사업 대상지 주변인 중구 항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수립안을 일방적으로 내놓으면서 업계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3일 2021년 1월까지 하는 ‘중구 항동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제1국제여객터미널 이전부지에 문화·관광·공공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항만 진·출입 대형화물차량의 주거지 통과 최소화 등도 검토했다.

항만업계 등에선 이전 사업 시작 전에 부지 주변이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 과정에서 시가 IPA나 중고차 수출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 수출 실적이 매년 늘고 있지만 시는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사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며 “업체들의 이탈 움직임 감지되고 있는 만큼 시는 업체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앞으로 IPA와 업계의 의견을 듣고, 향후 사업 방향을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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