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버스캠페인] 브레이크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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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버스캠페인] 브레이크 조절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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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브레이크 적게 밟는 능력이 관건”

급브레이크 회수 적을수록 사고 적어
급브레이크는 최대의 추돌사고 원인
정차는 가속페달·속도 조절로 가능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운행 중, 앞서 달리는 자동차가 전방에 정지신호를 발견하고 차를 서서히 정지시킬 때 내 차는 그런 것에 크게 반응하지 않다가 앞차가 멈춰 설 무렵 앞차에 바짝 다가서고야 비로소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을 때 ‘급정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 급정지와 같은 방식으로 차를 세우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것은 명백한 위험행위이기 때문이다. 차를 멈춰 세우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이는 자동차가 멈춰설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멈춰서는 것이 아니고 점점 속도를 줄여 종국에 정지하게 되며 그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급정지는 그런 시간을 매우 최소화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차가 멈춰서기까지 시간을 최소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만약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가 멈춰서기까지 운전자가 예상한 시간보다 더 걸리게 되면 자동차는 영락없이 앞서 달리거나 정차 중인 자동차의 후미를 들이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동차 운전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차를 어떻게 잘 멈춰 세우느냐가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잘 멈춰 세운다는 것은 운전자가 언제, 어느 지점에 정차할 것을 결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능력이다. 운행 중 속도를 높여 달리다가도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속도를 급히 줄여 위험을 회피해 나가기 위해서는 속도를 현저히 줄이지 않으면 안되나, 이 때도 그저 차를 멈춰세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주변의 다른 자동차 흐름을 파악해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바로 위험 회피 능력이며 이것이 바로 차를 잘 멈춰 세우는 일이라 하겠다.

인천의 어느 버스업체에서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체 운전자의 운행기록계를 분석해 위험요소를 골라내는데, 이 업체에 따르면, 운행기록계에 급정지, 즉 화급히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가장 적은 운전자일수록 교통사고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잘 멈춰 세우는 능력이야 말로 안전운전의 척도라고 하는데 손색이 없는 것이다.

급정지는 일차적으로 규정속도 보다 빨리 달릴 때, 즉 과속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속도가 빠르면 외부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행 중 정지해야 시점을 놓친 후 재빨리 차를 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또 높은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일수록 정차지점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정차를 위해서는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급정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행 속도를 낮춰 규정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급정지에 의한 교통사고는 앞선 차량에만 피해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내차의 피해는 물론이고 탑승자인 운전자와 승객 모두 어떤 피해를 당하게 될지 모른다. 심지어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자동차 급정지에도 불구하고 차가 달리는 가속도에 의해 운전석 앞 유리창을 뚫고 멈춰선 차량 앞쪽으로 튕겨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도로교통법에서 승용차의 전좌석의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버스가 급정지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급정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고, 사고 피해 역시 여느 교통사고 때에 비해 훨씬 증가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다중 교통수단인 버스의 경우 급정지로 인해 차내 승객이 받는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 좌석에 앉아 있는 승객은 앞쪽으로 몸이 쏠려 급정지할 때는 얼굴이나 가슴을 앞좌석 등받이에 충격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입석 승객이다. 비록 손잡이를 잡고 있다 해도 급정지로 인해 크게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쏠림의 강도에 따라 손잡이를 놓치고 버스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부상은 대표적인 버스 실내사고로 꼽힐 정도다.

그런데 이 급정지 또는 급감속은 전방 추돌 위험 못지 않게 내 차의 후방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에게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브레이크를 차근차근 밟으며 속도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하며 이같은 운전요령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운전상식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구나’라고 인식해 내차의 속도도 서서히 줄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앞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멈춰설 듯 속도를 줄이면 정상적으로 달려오면서 속도를 줄이려는 자동차들은 미처 감속하지 못하고 앞차를 들이받는 추돌사고의 위험에 빠져들게 된다. 따라서 감속 역시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앞차와 뒤에서 오는 차가 느낌을 통해 일정한 속도와 차간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운전요령이다.

버스 추돌사고는 주로 앞차 후미에 바짝 붙어서 운전하는 행위, 이른바 차간거리를 지나치게 좁혀 운전하는 습관이 있는 운전자가 자주 일으키는 유형의 사고다. 그런데 이 추돌사고는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주로 발생한다. 차간거리를 좁혀 운전하는 자동차 운전자가 앞차의 브레이크 작동을 발견하고 내 차의 속도를 미처 낮추기 전에 앞차 후미를 들이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추돌사고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뒤에서 오는 자동차가 차간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못지 않게 앞차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교통안전 우수업체로 지정된 경기도의 한 시외버스 업체 소속 운전자는 안전운전을 위해 운행 중 최대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을 신조로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운행 중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나 그는 최선을 다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사용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멀리 500m 전방에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에 멈춰서야 할 경우 그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자동차 속도를 줄인 다음 버스가 완전히 멈춰설 무렵에 아주 미세하게 가속페달을 밟는 식으로 저속으로 정차 지점까지 이동하는데 그런 방식으로 횡단보도 입구의 정차 지점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버스가 천천히 예정된 정차 위치에서 운행을 멈추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운전방식은 출발 때 가속페달을 밟아 차가 일단 운행을 시작하면 차체 스스로의 무게와 직진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어서 연료소모가 적고 소음이나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브레이크 페달의 사용을 억제해 안전운전을 실천한 사례는 이밖에도 적지 않다. 경험자들은 그런 방식으로 운행을 해도 도착시간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체증이나 공사현장, 사고로 인한 정체와 비교할 때 작은 시간이 더 소요될 뿐이라고 말한다.

체증이 심하고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지역에서의 버스 운전에 있어 브레이크 페달에 의존하지 않는 운전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빠듯한 배차시간에, 좁은 도로에 서로 빨리 달리려 하는 자동차들 때문에 양보 조차 어려운 상황이기에, 또 조금만 틈을 보이면 언제든 내 차 앞으로 끼어드는 자동차들 때문에 브레이크에 의존하지 않는 운전을 시도하기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그러나 운전자가 가능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려 노력해 습관을 만들면 실천하는 일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운전자도 있다.

따라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려 노력해 어느덧 ‘나도 베스트 드라이버’라는 자부심을 스스로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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