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드라이버는 프리랜서’…재판 앞두고 택시업계 악재로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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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드라이버는 프리랜서’…재판 앞두고 택시업계 악재로 작용하나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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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렌터카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불법 여부를 판단하는 결심 공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불법’ 타다를 엄중 처벌할 것을 주장해 온 택시업계에 ‘불리한’ 소식이 전해졌다. 타다 드라이버의 법적 지위 문제와 관련해, 근로기준법상 타다 드라이버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행정기관의 판단이 나온 것이다.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자신을 타다 소속 근로자임을 인정해달라는 타다 드라이버의 신청을 각하하고 타다 운영사인 VCNC와 신청인에게 판정서를 전달했다. 지노위는 노사 간 권리분쟁 및 이해갈등을 조정·판정하기 위해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지노위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타다 드라이버가 직업 ‘자율성’이 높은 점을 들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고 봤다. 드라이버(신청인) 스스로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데다 자신의 사정에 따라 일할 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점 등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타다 근무 시간 외에 드라이버가 회사에 전속되지 않는 점도 (직업) 자율성이 높다는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이번 지노위 결정은 신청인 개인 민원에 대한 답변 형식이지만,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대부분의 타다 드라이버 근로 형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 진행될 타다 재판 등에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대여자동차(렌터카)를 사용해 유상으로 불법 여객운송을 했다는 혐의다. 또한 차량과 승객을 단순히 연결시키는 알선 행위를 넘어 인력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드라이버의 출퇴근 시간 등을 체크하는 등 사용자로서 관리·감독 업무를 했다고 판단했다.

타다의 불법 파견 문제와 관련해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당시 타다의 프리랜서(개인사업자) 노동자들의 앱과 카톡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타다가 사용사업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와 지휘·감독을 한 점을 들어 타다의 불법 파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원칙적으로 프리랜서 노동자의 경우 개인사업자로서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지만, 이들의 노동자성이 인정되고 타다의 실질적인 지휘 명령하에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면 위장 도급으로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지노위 판단으로 검찰 등 타다를 불법 파견으로 보는 논리가 일부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노위 판단이 최근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 따라 기존의 법제도 밖에 놓여 있는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배치되는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긱 이코노미란 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를 이르는 말로,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해 드라이버나 배달 라이더, 등 각종 서비스 업체에서 일하는 1인 계약자들을 '긱 워커'라고 부른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방청은 타다와 같은 플랫폼 업체 배달앱 ‘요기요’ 배달기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북부청이 요기요 배달앱 기사를 근로자로 판단한 데는 급여를 배달 건당 수수료가 아닌 시급으로 지급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는 이번 지노위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앞으로 진행될 재판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타다 드라이버의 법적 지위 문제가 재판의 핵심 쟁점 사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판을 일주일여 앞두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타다가 어떻게든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택시업계가 수 개월전에 노동청(서울동부지청)에 제기한 '타다 불법 파견' 문제는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검찰이 문제 삼은 것은 현행법상 타다가 렌터카 사업인지 여객운송 사업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지 드라이버의 지위를 따지는 것은 (핵심이) 아니므로 재판에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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