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현장에서도 ‘황당한 신종코로나 시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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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현장에서도 ‘황당한 신종코로나 시비’ 잇따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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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안한 대리운전자에 폭언
시내버스 내에서 기침…승객간 다툼도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엉뚱하게도 대리운전자와 이용자간 시비로 이어지는가 하면, 마스크 착용 여부를 놓고 승객간 다툼도 발생하는 등 시민 생활 현장에서 예민한 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9시 무렵 대리운전자 A씨는 서초구 방배동에서 마장동으로 가는 50대 손님을 태우고 출발했으나, 이내 차주와 시비가 붙었다. 차주는 자신의 차에 탑승한 직후 마스크를 착용하더니 A씨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던 것. 그러나 A씨는 마침 마스크가 없어 착용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차주는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마스크도 없이 일을 하느냐”, “대리운전을 할 자격이 없다”는 등 A씨에게 핀잔을 늘어놓았다.

이에 A씨는 “사용하던 마스크를 바꾸지 못해 지금은 착용할 수가 없다. 정 불편하시면 다른 대리운전자를 불러라. 나는 빠지겠다. 계속 그렇게 하면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 사고라도 나면 책임을 지겠느냐”며 차주의 의사를 물었으나 차주는 즉답을 피한 채 계속 A씨에게 욕설과 불평을 쏟아냈다. 듣다 못한 A씨는 마침 도로변에 위치한 경찰서를 발견하고 차를 멈춰세우고는 “다른 대리운전자를 찾아라. 그렇지 않고 계속 마스크 문제로 시비를 할거면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해라”고 항변하자 그때서야 차주는 불평을 멈추었다.

A씨는 차에서 내려 콜센터에 연락을 취하는 등 일을 계속했지만 마음이 게운치 않았다고 실토했다.

같은 날 오후 마포에서 시내버스에 탑승한 B씨는 황당한 현장을 목격했다. B씨에 이어 버스에 오른 중년의 한 여성이 자리에 앉은 채 기침을 하는 사이 뒷자리에 앉아있던 한 남자 승객이 그 여성을 향해 고함치듯 말을 했다. “아니,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버스를 타서는 기침을 해대면 어저자는 것이냐”고 호통을 친 것이다. 이에 그 여성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내가 코로나에 감염이라도 됐다는 말이냐”며 오히려 뒷좌석의 남성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너 차례 거친 말을 주고 받으며 다툼을 이어갔는데, 언쟁은 여성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 이윽고 그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면서 “마스크 끼고 호들갑을 부리는 놈들이 꼭 먼저 (바이러스에) 걸린다. XX새끼야”라는 말을 던졌다. 이에 남자승객은 여성 승객의 뒤를 쫒아가기라도 하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버스 운전자가 두 사람의 다툼에 끼어들었다. “그만 하고 그냥 가시지요.” 그러자 다른 승객들도 그 남자승객에게 진정하라고 거들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이밖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경계하는 것 이상으로 우려가 지나친 경우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

6일 오전 출근시간대 지하철 2호선 열차내에서는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승객이 차량 운행 도중 넘어지는 일을 두 번 반복했다. 바이러스 감염이 두렵다며 손잡이를 잡지 않겠다는게 이유였다는 게 목격자의 전언이다.

4일 오후에는 신월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승강기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주민이 손수건으로 코를 풀자 함께 탑승한 주민으로부터 질책을 듣고 언쟁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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