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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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만든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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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차량 개발 협력
가격 경쟁력 갖춘 중소 전기차와 PBV 목표
개발 공정 단순화 및 표준화로 경쟁력 확보
승용 전기차는 카누, 상용은 어라이벌 이원화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전문 기업 카누(Canoo)와 협력해 카누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현대·기아차와 카누는 11일(현지시각) 미국 LA 카누 본사에서 양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 계약에 따라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 승용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가 개발된다.

카누는 모터·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 특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일컫는다. 카누는 특히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카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 차체 상부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플랫폼 길이도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카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전기차 개발 공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하는 등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 제작이 가능해 고객 수요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기아차 전동화 전략은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 간 9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추고 판매가 본격화되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50만대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 PBV 역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차량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콘셉트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고, 기아차도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승용 전기차 분야는 카누, 상용 전기차는 어라이벌(Arrival)과 각각 협업해 전기차 개발 이원화 전략도 펼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영국 상용 전기차 전문 개발 업체 어라이벌에 1300억원을 투자하고 도심형 밴과 소형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혁신적 전기차 아키텍처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카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카누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 개척자로 변모하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카누와 협력해 자율주행 및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울리히 크란츠(Ulrich Kranz) 카누 대표는 “우리는 대담한 신형 전기차 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현대·기아차 같은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우리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와 미래 전기차 아키텍처를 함께 개발하는 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영광”이라고 했다.

한편 카누는 2017년 12월 설립 이래 본격적인 연구 시작 19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첫 번째 전기차를 공개하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300명 이상 기술자가 카누 아키텍처 시스템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1년 첫 번째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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