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렌터카·전세버스 ‘코로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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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렌터카·전세버스 ‘코로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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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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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1280여대 번호판 뗐다…전세버스는 가동률 1%
비운행 차량 급증에 보험료 줄이려 휴차 신청 잇따라
정비업소·주유소 등 관련업계도 매출 덩달아 ‘감소세’

 

【제주】“코로나 사태 이후 렌터카 번호판을 뜯어낸 차량만 100대 이상입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6일 제주시 연동의 한 렌터카 업체. 비운행 차량이 급증하면서 렌터카 차고지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 있었다. 자세히 보니 차량 번호판이 떼인 채였다.

이 렌터카 업체 관계자 A씨는 "원래 3월이면 하루 80대 정도 예약이 들어왔지만, 최근 평균 17∼18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여기에 기존 예약까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이달 들어 차량 운행률이 10% 아래로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 업체가 최근 번호판을 뜯어낸 차량은 100대. 이 업체는 앞으로 번호판을 뗀 차량을 40대 더 늘려 보유 차량 280대 중 절반을 휴차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차량 번호판을 떼고 제주도에 휴차 신청을 할 경우 렌터카공제조합에서 보험료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경보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지난달 23일부터 4일까지 입도한 내국인은 16만6285명으로 작년(35만581명) 대비 52.8% 줄었다. 관광객 발길이 줄자 렌터카 예약률도 작년 대비 15∼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전세버스 업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도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최근 전세버스 가동률은 1%에 불과하다.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보유 차량 중 10%는 운영됐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예약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3월로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예약 취소 문의만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경영이 악화하면서 차량 번호판을 뜯어내고 휴차 신청을 하는 렌터카·전세버스 업체가 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차량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비용을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 업계에 따르면 차량 매입 시점과 종류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대당 매달 10만원 가량의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렌터카업체로 등록하기 위한 최소 차량 대수인 100대만 보유하고 있어도 한 달에 1000만원 가량을 보험료로 지출하게 된다.

A씨는 "렌터카 업체에 15년간 몸담았지만 이만큼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조차 어려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대여사업체 휴차 신청 물량은 4일 기준 1280대에 달한다.

특히 전세버스는 도내 전체 등록대수 1882대 중 33.4%(630대)가 휴차 신청한 상태다. 렌터카는 650대가 휴차 신청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차량 번호판과 등록증을 들고 휴차 신청을 위해 도청을 방문하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과거 경영이 어려워진 업체가 일부 차량에 한해 휴차 신청을 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신청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그만큼 도내 관광산업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렌터카와 전세버스 운용률이 급감하자 관련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수리업체는 특히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렌터카 운행이 감소하면서 일감이 반 토막 났다. 실제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2월 렌터카 사고건수(부상자)는 24건(36명)으로 작년 45건(74명)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공업사를 운영하는 B씨는 "한 달 평균 120∼130대가 수리받으러 입고됐지만, 지난달은 60대를 겨우 채웠다"며 "사고 렌터카 차량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큰 규모의 다른 공업사들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영난을 호소했다.

주유소 업계도 타격이 극심하다.

제주시 방면 평화로 초입에 있는 한 대형 주유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최소 2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 주유소의 직원 C씨는 "렌터카 이용객이 항상 매출 20% 이상을 책임졌지만, 지금은 온종일 렌터카 4∼5대 주유하기도 쉽지 않다"며 "코로나 여파로 전세버스를 비롯해 도로에 오가는 차량 이동이 줄면서 하루 매출이 절반가량 뚝 떨어졌다"며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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